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건축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에서 법무팀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근로계약의 체결 등
원고와 피고는 2021. 11. 5. 원고가 2021. 12. 1.부터 피고의 건설업 제반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1년 11월경 원고의 연봉을 70,000,000원, 월급여를 5,833,340원으로 각 정하기로 하는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C는 2021. 12. 14. 피고의 소송업무와 관련하여 변호사와 면담을 하러 가던 중 말다툼을 하였고, C는 원고를 사무실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피고의 인사 부서 담당자였던 D은 같은 날 원고에게 「C가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받으라고 말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는 「내일 나가겠다」라고 대답한 후 그 다음날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해고 무효확인
피고는 2021. 12. 14. D을 통해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에서 해고될 아무런 이유가 없고,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거나 서면으로 해고사유를 통지하는 등의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의 2021. 12. 14. 자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의 무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금 및 수당청구
피고가 2021. 12. 14. 원고를 해고한 것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12. 1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연봉계약에서 정한 월 5,833,34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1개월 개근을 할 때마다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1일 분의 유급휴가에 대한 연차수당 합계 2,115,3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부분의 적법성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 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가 2021. 12. 14. 피고를 해고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12. 14. 피고의 인사 부서 담당자로 근무하였던 D에게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를 피고에서) 내보내라 그러시던가요?」라고 묻자, D이 원고에게 「그렇게 말씀을 하시긴 하더라고요. 사직서를 받으라고」라고 대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2021. 12. 15.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갑 제9호증, 을 제1에서 5, 1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2021. 12. 14.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D과 원고는 2021. 12. 14.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원고는 D과 위와 같이 대화를 나눔으로써 피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화는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C와 직접 나눈 대화가 아니고, 그 내용 역시 D이 「원고가 피고와 잘 맞지 않고 피고에서 근무를 할 의향도 없는 것 같으니 사직서를 받으라」는 C의 말을 전한 것으로, 해고가 아니라 사직 권고에 관한 내용만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C는 D을 통해 원고에게 자신의 의사만을 전달하였을 뿐,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실질적·구체적인 절차에 나아가지 않았고, 그 대화 내용에 강제력이나 구속력도 없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화 내용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확정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취지를 통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D 역시 이 법정에서 이와 같은 C의 지시에 관하여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계속 출근하였더라도 피고가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것은 없었을 것 같고, 원고도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원고는 2021. 12. 1.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피고에 출근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한 날부터 2021. 12. 14. 이전까지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C 사이에 업무에 관한 분쟁 또는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거나, C가 원고에게 퇴직에 대한 압박을 가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원고와 C의 관계를 고려하면, C는 원고와 말다툼을 한 후 화가 나 D에게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받으라」고 지시하고, 원고 역시 이에 대응하여 「사직서는 못 내지만 내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와 같은 대화 내용에 구체적인 해고의 법률효과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위 일자부터 피고의 직원들로부터 오는 연락을 모두 차단한 후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반면, 피고가 원고의 출근을 방해하였다거나 원고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가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D은 고용보험의 이직사유 확인을 위한 문답을 하면서 위 대화 이후의 상황에 관하여 「원고가 19:20경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자신의 짐을 챙겼고, D 자신은 “회사와 의견이 안 맞으면 얘기를 해서 조율을 하셔야지, 이러고 나가시면 되나요. 나가시려면 사직서를 쓰고 나가셔야죠.”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회사랑 안맞다는데 나가야지. 별 수 있나요.”라고 말하고 짐을 들고 나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D과 원고의 대화 내용을 고려하면, D은 C의 지시를 해고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사직을 권고하라는 취지로 이해하여 원고에게 그 말을 전달하면서, 만약 원고에게 사직의사가 없을 경우 C와 원만하게 분쟁을 해결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D의 진술 및 증언은 원고와 D이 나눈 실제 대화내용과 부합하지 않으므로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D이 실제 원고와 나눈 대화의 내용보다 피고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진술 및 증언을 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D이 한 각 진술 및 증언과 실제 대화내용은 원고가 C의 사직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스스로 회사를 나갔다는 주요 취지에서 부합하므로, 일부 불일치된 부분만을 들어 D의 진술 및 증언 전부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따라서 D의 위 진술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가 2021. 12. 15.부터 이틀간 출근하지 않자 같은 달 16일 원고에게 「2021. 12. 20.까지 출근하여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하고, 5일 이상 무단결근할 경우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 개인적 사유로 인해 사직하고자 할 경우 사직서를 작성하여 발송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피고는 2022. 1. 28.과 같은 해 2월 10일 원고에게 다시 한 번 같은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그 무렵 같은 내용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하였는데, 이와 같은 피고의 태도를 고려하면 피고는 2021. 12. 14.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2022. 1. 10. 원고가 2021. 12. 14. 피고에서 사직하였다는 취지로 보험상실 신고를 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 역시 2021. 12. 14.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인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로서는, 원고가 D에게 「내일 나간다」라고 말한 후 그 다음날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채 계속하여 피고의 출근명령을 포함한 일체의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을 원고가 스스로 사직한 것으로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드는 위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징계로 인하여 종료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피고가 2021. 12. 14. 원고를 해고하지 않았는데도 원고가 2021. 12. 15.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 피고가 2021. 12. 16.부터 2022년 2월경까지 원고에게 피고에 출근할 것을 명하는 취지의 내용증명과 이메일,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발송하였으나, 원고가 이와 같은 피고의 연락을 모두 차단하여 받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6에서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가지번호 포함), 피고의 취업규칙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규정된 사실, 피고가 2022년 2월경 원고에게 내용증명, 이메일, 문자메시지 발송 등의 방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원고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취업규칙 제49조 제1항, 제90조, 제92조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취지를 통지한 사실, 피고가 2022. 3. 8. 원고를 같은 해 4월 8일 부로 해고하는 내용의 징계처분을 하기로 한 후 이를 원고에게 통지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피고의 출근명령을 송달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D과 짧은 대화를 나눈 것만을 근거로 피고의 직원들로부터 오는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충분히 무단결근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취업규칙에 특별한 징계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데도 원고가 징계사유에 대한 변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징계에 실체상·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출근명령과 징계에 관한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 원고에게 이에 관한 통지를 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통지를 받지 못한 것은 스스로 피고 직원들의 연락을 모두 차단한 결과에 불과하고, 피고가 자신의 연락을 모두 차단한 원고에게 이 사건 소송절차를 통해서까지 출근명령과 징계에 관한 통지를 하였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피고는 이 사건 소장부본이 송달된 후 최초로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하였다는 취지를 밝혔다(2022. 3. 16.자 준비서면 참조)]. 나아가 원고가 징계해고사실을 서면으로 통보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 징계처분서를 서증으로 제출한 2022. 3. 16. 원고는 해고를 통지받았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위 징계해고는 효력이 있고,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징계해고로 종료되었다.
소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무효확인을 구하는 대상인 2021. 12. 14. 자 피고의 해고는 존재하지 않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징계해고로 인하여 종료하였으므로, 원고의 근로자 지위 회복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에서 해고로 인하여 지급되지 않은 임금과 수당을 청구하고 있는 이상, 2021. 12. 14. 자 해고의 무효확인을 별도로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임금 및 수당청구에 관한 본안판단
원고의 임금 및 수당청구는 원고가 2021. 12. 14. 부당해고를 당하였고 위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피고가 2021. 12. 14.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로 인하여 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2021. 12. 15.부터 징계해고되기 전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 근로대가인 임금 및 수당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연봉계약 제3조 제3항은 원고가 퇴직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태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그 월급액을 공제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각주1)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