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에 있는 'C'(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3. 14.부터 2020. 6. 23.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홀서빙 담당자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D의 2019년 3월 임금 차액 756,300원<1>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차액 합계 9,729,933원 및 퇴직금 차액 739,29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D에게 근로계약에 따른 휴게시간을 모두 부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 또한 없었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식당에는 휴게실 등으로 이용되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이 없었고, 홀서빙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근무시간 중 서로 순번을 정하여 미리정하여진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등으로 휴게시간이 구체적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이 사건 식당을 찾은 고객을 응대하며 주문한 음식을 나르고 치우는 등의 홀서빙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휴식 중이라도 고객이 방문할 경우 곧
바로 고객 응대 등의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를 제때에 청산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식당의 점장으로 홀서빙 업무 등을 지시한 E, 주방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F, G는 모두 '근무시간 도중 휴식시간을 가졌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E은 '2시경점심을 먹은 후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은 대로 오후 7시경까지 돌아가면서 쉬라고 했다'는 취지로, F은 '점심을 먹으면 좀 한가해서 쉬었다. 2시쯤 점심을 먹고 3시나 3시30분쯤 쉬러 식당 3층에 올라갔다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있다가 내려왔다'는 취지로, G는 '2시 넘어서부터 5시까지 식당 3층 등에서 쉬었다'는 취지로 각각 증언하였다. E, F, G는 증언 당시 이 사건 식당에서 퇴사하여 위 식당에서의 근무 실태 등에 관하여 굳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할 이유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
근로감독관과의 전화 통화 당시, 이 사건 식당의 직원인 H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사모님이 번갈아 식당에 왔다. 사모님이 있을 때 오후에는 쉬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배우자인 I는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 휴게시간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 손님이 오면 본인과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E은 '점심 이후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와서 정식 직원들에게는 쉬라고 하였다. 직원들이 쉴 때 본인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업무를 하였다', '손님이 적게 오는 시간대에 아르바이트생이 시간대별로 출근하여 손님을 응대하거나 저녁 준비를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D의 진술 내지 증언을 제외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근로계약서에 기재된 3.5시간 중 1시간의 휴게시간만 D에게 부여되었음을 전제로 미지급 임금 등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에 부합하는 진술이나 자료를 확인하기 어렵다.
D이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던 중인 2020. 2. 무렵부터 감염병인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위 식당의 운영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F은 '코로나 시기에는 손님이 없어서 일도 많이 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였고, D도 '코로나로 매출이 많이 줄었다. 이전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많았는데, 상당히 줄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이 사건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감소함에 따라 홀서빙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수가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감염병 확산 전과 비교하여 업무강도가 상당히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D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이 3.5시간으로 명시되어 있다. 다만 위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의 시기 및 종기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이는 불특정 시간대에 방문하는 고객들을 단속적으로 응대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홀서빙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근무시간 중 상대적으로 고객의 식당 방문이 적은 시간대를 활용하여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이를 휴게시간으로 생각하여 근로계약서에 위와 같은 내용을 명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 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하에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D이 이 사건 식당에서 홀서빙 업무를 하는 도중에 휴식 등을 취한 시간이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에 따라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 등에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피고인의 입장에서 법률상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 등과 휴게시간의 구분이 반드시 명확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D을 비롯하여 홀서빙 업무 등을 담당하는 여러 직원들이 실제 근무시간 중 돌아가며 상당한 시간의 휴식을 취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으로서는 D의 위 근무실태에 관하여 근로계약에 따른 휴게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생각하였을 여지도 상당하다.
D이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던 중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휴게시간이 제대로 부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을 상대로 항의하거나 실근로시간 증가에 따른 임금 재산정 등을 요구하였다는 정황은 분명하지 않다. D은 퇴직일인 2023. 6. 23.경 임금 866,667원과 퇴직금 3252,351원을 지급받는 것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퇴직금 및 급여수령 확인서에 서명하였다가, 퇴직 후 14일이 지난 2023. 7. 8.경에서야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연장근로수당 등을 받지 못하였다며 진정을 제기하였다. D이 이 사건 식당에서의 근무를 마칠 때까지, 피고인이 D과 사이에 휴게시간 부여에 관한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인식할 만한 구체적인 계기나 정황은 찾기 어렵다.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