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4. 18. 선고 2023가합3211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서울특별시의 경제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해 창업 촉진, 기업 성장, 산업 육성 등을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는 2011. 5. 23.부터 현재까지 피고에 재직 중인 근로자이다.

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접수 및 피고의 조사

1)

피고 소속 근로자인 C(이하 ‘신고인’이라 한다)는 2022. 5. 18.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 ‘원고가 2022. 4. 21. 14:30경 피고 회사 옥상에서 D, E, F과 흡연을 하던 중 신고인에 관하여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등의 취지로 신고하였다.

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2022. 5. 26. 피고에게 ‘직장 내 성희롱 신고에 따른 개선지도’를 하였다.

3)

피고는 2022. 5. 30.부터 2022. 6. 17.까지 성희롱 특별조사를 진행하여, 위 사건 관련인에 대한 면담 및 조사를 실시하였다.

다.

피고의 인권침해 구제위원회 및 인사위원회 개최

1)

피고는 2022 6. 23.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성희롱 분야)를 개최하였다. 위 위원회는 원고가 신고인을 대상으로 아래 제1 내지 4 발언을 하였고, 이는 대표적인 유형의 언어적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하되,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판단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의결하였다.

2)

피고는 2022. 7. 15. 이 사건에 관한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다. 피고 인사위원회는 원고, D, E 등의 진술을 청취한 뒤 원고의 제1, 3, 4 발언을 징계사유로 인정하고, 위 각 발언이 피고의 인사규정 제62조 [별표 2] 제7호에서 정한 ‘품위 유지의 의무위반(성희롱)’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처분을 할 것을 의결하였다.

3)

피고 인사위원회의 2022. 7. 15.자 심의․의결서(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서’라 한다)에 별첨된 ‘징계처분이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및 재심청구 기각처분 등

1)

피고 대표이사는 2022. 7. 19. 원고에게 정직 3월의 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통지하면서, 앞서 본 ‘징계처분이유서’를 별첨하였다.

2)

원고는 피고 인사규정 및 행동강령에 따라 승진기간 제한조치(1년 9개월) 및 표창대상 제한조치(1년 6개월)를 받았고, 2022. 7. 19.부터 2024. 4. 18.까지 1년 9개월간 연봉 인상률 0%, 성과급 0%, 개인성과평가 최하등급(D등급) 부여 등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3)

원고는 2022. 8. 17. 원고의 행위 정도, 참고인 진술의 신빙성 여부, 유사 사례와의 형평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정직처분의 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징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청구를 하였다.

4)

피고는 2022. 8. 26. 원고의 재심청구에 관한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고, 2022. 8. 31. 원고 주장과 같이 참고인 진술이 왜곡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마.

피고의 내부 규정

1)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운영지침 제12조, 제15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9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은 다음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가)

이 사건 정직처분에 첨부된 징계처분이유서에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64조에 따라 명시되어야 할 징계원인이 된 사실, 증거의 판단과 관계 규정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 피고 규정상 인권침해 구제위원회가 성희롱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징계요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또한 원고는 위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심의에서 소명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의결 결과를 통보받지도 못하였으며, 피고 인사위원회 개최 후에 비로소 자신의 행위가 성희롱으로 인정되어 중징계 대상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2)

판단

가)

인사규정 제64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1)

이 사건 징계의결서의 ‘징계처분이유서’에 피고가 ‘행위자 및 참고인의 진술을 종합하여, 피고 인사규정 제60조 제1항, 제62조 [별표 2]에 근거하여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한다’는 점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즉, 인사규정 제64조에서 정한 ’증거의 판단 및 관계규정‘ 부분은 이 사건 징계의결서의 이유란에 명시되어 있었다.

(2)

인사규정 제64조는 징계의결서의 이유란에 ’징계원인이 된 사실‘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징계의결서에 첨부된 징계처분이유서에는 문제된 원고의 행위가 단순히 ’행위자의 발언‘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64조에서 징계원인이 된 사실 등을 징계의결서 이유란에 명시하도록 한 취지는 징계 대상자에게 방어 준비와 불복 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징계 대상자가 이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징계의결서 등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그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의 취지 참조).<1>

을가 제4,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특별조사 과정에서 제1 내지 4 발언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견을 진술하였던 사실, 피고 인사위원회 심의 과정에도 직접 출석하여 이 사건에서 문제된 제1 내지 4 발언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그에 관하여 구체적, 개별적인 답변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 앞서 그 징계원인이 된 사실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의결서의 징계처분이유서에 징계원인이 된 제1, 3, 4 발언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이 피고의 인사규정 제64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인권침해 구제위원회 심의 및 징계요구의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1)

피고의 인사규정 제9조, 제68조는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직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여 그 징계를 의결하면 피고의 대표이사가 처분을 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정직처분은 피고 인사위원회의 심의 및 ’정직 3개월‘의 징계의결을 거쳐 피고 대표이사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피고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절차를 준수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인권침해 구제위원회를 설치하여 위 위원회로 하여금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할 근거가 없으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친 이 사건 정직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설치에 관한 근거가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운영지침 제12조에 적시되어 있다는 점은 원고도 다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는 성희롱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보다 면밀한 조사 및 심의를 거쳐 합리적인 징계재량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 외에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심의를 추가로 거치도록 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인사위원회가 위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징계요구에 기속된다는 규정도 없을뿐더러, 이 사건에서도 위 인권침해 구제위원회는 ’최종 판단은 인사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으로 한다‘고 의결하였다. 그러므로 단지 피고가 인권위원회 개최에 앞서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심의․의결을 추가로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자신이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에서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그 의결을 통보받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성희롱 사건의 면밀한 조사․심의를 위하여 추가로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고, 위 위원회의 의결은 단지 피고 인사위원회에 내부적으로 징계요구를 한다는 내용일 뿐이며, 원고는 인권침해 구제위원회의 심의․의결을 전후한 피고의 특별조사 및 인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직접 제 1 내지 4 발언에 관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그러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징계의 근거규정 존재 여부

1)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인사규정에서는 품위유지 의무에 관한 준수․금지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단지 인사규정 [별표 2]에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관한 징계양정기준만 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내부규정 중 어떠한 규정을 위반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처분의 근거규정이 없어 무효이다.

2)

판단

피고의 인사규정 제60조 제1호는 직원에 대한 징계사유로서 ’규정을 위반하여 직원 본분에 배치되는 때(제1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에 태만한 때’(제3호),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재단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한 때’(제4호), ‘공익을 저해하는 중대한 행위를 한 경우(제5호)’ 등을 규정하고 있고, 제62조 제3항 [별표 2]에서는 품위유지 위반 행위 중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우 파면 내지 강등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12조에 따라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 직원이 성희롱 발언을 한 경우 이는 피고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징계의 근거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제1, 3, 4 발언 사실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은 주로 D의 진술에 근거한 것인데, D이 원고의 발언을 신고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발언이 실제와 다르게 상당히 왜곡되었다. 원고는 신고인이 후배로서 괜찮고 외모도 예쁘다고 한 것일 뿐 D, E에게 직장 내 여직원 순위를 말하도록 요구한 바 없고(제1 발언), 신고인의 치마가 짧다고만 했을 뿐 ‘짧은 치마를 입었는지 직접 보러가겠다’고 한 적은 없으며(제3 발언), E에게 신고인과 같은 필기고 사장에게 배치해달라고 발언한 기억도 없다(제4 발언). 징계사유 존부의 입증책임은 피고에게 있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다.

2)

D 진술의 신빙성 인정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5, 6, 8호증, 을 제1, 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 진술에 신빙성이 없으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D은 원고와 대화한 바로 다음날 신고인에게 원고의 제3, 4 발언 사실을 전달하였고, 원고의 발언 내용을 고려하여 신고인의 필기고사장 부감독관 참석을 만류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으므로, 제3, 4 발언에 관한 D의 기억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②

이 사건 징계사유인 제1, 3, 4 발언에 관한 D 진술의 상당 부분은 E의 특별조사 당시 진술과 일치한다. E은 피고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관하여 다소 소극적이고 추상적인 진술을 하는 데 그쳤으나, 그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특별조사에서 원고가 제1, 4 발언 및 제3 발언 중 일부(치마가 짧다는 부분)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상당히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진술하였고, 원고도 E 진술의 신빙성은 다투고 있지 않다.

③

D은 제1 내지 제4 발언이 이루어진 당시 F도 함께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 회사의 CCTV 기록 및 F의 진술에 의하면 F은 이 사건 당시 원고 및 D과 함께 흡연하며 대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와 E, F은 종종 옥상에서 흡연을 함께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사건 당일에 F이 함께 있었는지 여부는 착각할 수 있다고 보이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D의 모든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④

D은 원고가 제2 발언을 한 것이 확실하다고 진술하였던 반면 원고는 제2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명확히 부인하였고, E 역시 제2 발언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제2 발언이 징계사유로 인정되기 부족한 정황일 뿐 이를 이유로 D의 나머지 제1, 3, 4 발언에 관한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⑤

D이 이 사건 특별조사 과정에서 ’신입사원 입문교육이나 근로계약서 작성 시인사팀 소속 직원인 원고가 책임감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D이 원고의 진술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꾸며냈으리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D이 허위로 원고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어 보인다.

3)

제1 발언 사실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원고가 D, E에게 회사 내 여직원의 외모 순위를 이야기하라고 요구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2022. 5. 10. 작성한 진술서에도 원고의 제1 발언 이후 D, E과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였던 점, ② E은 특별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여직 원들 외모에 대해 순위를 매기며 다른 참고인들에게 대답하도록 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네, 사실은 있습니다. 어떤 다른 주제의 대화 중 우연히 화제가 이쪽으로 흘렀고, 원고가 여직원들 외모 순위에 대해 인당 3명씩 얘기해보자고 하였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원고가 대답을 강요했는지에 관하여는 “원고의 유도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강압적이진 않았는데 사담이라 하더라도 선배 직원이 얘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빨리 얘기하고 다른 화제로 넘어가자는 생각이 강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는바, 이는 D 진술과 일치하는 점, ③ 원고 역시 인사위원회 회의 및 재심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제1 발언과 관련하여 성적 동기는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도, 당시 어떤 후배가 괜찮은지 이야기한 바 있고, 그 과정에서 신고인을 언급하였으며, 여기에는 외적으로 예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1 발언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제3 발언 사실 인정 여부

제3 발언에 관하여, 원고는 자신이 신고인의 치마가 짧더라는 사실을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더 나아가 ‘신고인이 짧은 치마를 입으면 말해달라, 보러가겠다’고 한 사실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E은 ‘원고가 신고인의 치마가 짧더라는 말을 하였으나, 그 이후 대화는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원고의 제3 발언 사실을 바로 다음날 신고인에게 직접 전달하였고, 그 뒤로도 일관되게 제3 발언이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며, 2022. 5. 10. 작성한 진술서에서도 이 사건 당일 대화 중 제3 발언 부분을 특별히 강조하여 기재하였던 점, ② 제3 발언은 ‘신고인이 짧은 치마를 입고 오는 날 말해라, 내가 보러 내려가겠다’는 내용으로, 신고인과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D을 상대로 하여 한 발언이므로, 제3 발언을 가장 명확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D일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이 원고에 대해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없는 점, ④ E은 이 사건 이후 약 2-3주가 지난 무렵에야 제3 발언에 관한 진술을 하였고, 제3 발언의 직접적인 상대방도 아니었으므로 이를 정확히 기억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3 발언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5)

제4 발언 사실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E이 한 기수 전체가 신입사원 필기고사장 부감독관을 신청하였다고 하자 원고가 신고인 기수인지 물어보았고, E이 그렇다고 하자 원고가 “아싸”라고 하며 매우 좋아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제4 발언 사실 및 그 전후 배경에 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던 점, ② E은 특별조사 과정에서 ”원고는 (...) 신고인이랑 같은 고사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원고가 저에게 신고인의 부감독관 참여 여부를 확인을 했고, 이어 원고가 저에게 같은 고사장으로 배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D 진술과 일치하는 점, ③ 원고는 제4 발언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발언하고도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는 있으나 흡연 과정에서 대화의 모든 내용에 의미를 두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4 발언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제1, 3, 4 발언의 성희롱 해당 여부

1)

원고의 주장

설령 원고가 제1, 3, 4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적 언동에 해당하지 않고,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에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다.

2)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등을 들고 있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참조).

3)

판단

원고의 제1, 3, 4 발언은 피고 회사 여자 직원들의 외모 순위를 매기면서 신고인의 외모를 평가한 뒤, 신고인과 같은 부서에 속한 근로자인 D에게 ‘신고인이 짧은 치마를 입으면 보러가겠다’고 하고, 신입사원 필기고사장 감독관 배치 업무를 담당하는 E에게 자신을 신고인과 같은 고사장에 배치하도록 부탁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신고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서 신고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내용이 신고인의 업무 및 근로환경과 관련된 것으로서 업무관련성도 인정된다. 그러므로 원고의 제1, 3, 4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하여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피고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므로 무효이다. 피고의 인사규정은 성희롱에 대한 징계의 하한을 강등으로 정하고 있다가, 2022. 12. 23. 개정되면서 성희롱의 경우에도 비위와 과실 여부에 따라 견책부터 파면까지 징계가 가능하도록 변경되었므로, 이 사건에서도 보다 경한 처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의 인사규정 제62조 [별표 2]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중 ‘성희롱’은 비위의 정도 및 과실 여부에 따라 ‘파면~강등’의 징계처분이 가능한데, 정직 3월의 처분은 위 처분기준의 하한보다 경한 처분에 해당한다.

②

원고의 행위가 비록 일회성에 그치기는 했으나, 신고인은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원고가 신입사원 필기고사장 부감독관 배치 업무에 관한 권한을 가진 E에게 신고인과 같은 고사장 배치를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그 행위의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단언하기 어려우며, 원고의 행위가 알려짐에 따라 조직 내 질서와 구성원 간 인화 등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피고의 인사규정이 2022. 12. 23. 성희롱에 대한 징계의 하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와 같은 내부규정의 개정은 원고의 행위 및 이에 대한 징계처분이 이미 모두 이루어진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이 사건에 고려할 수 없을 뿐더러, 설령 위와 같이 처분기준이 완화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정직처분은 여전히 그 처분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달리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다.

3.

미지급 임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정직기간 동안 삭감되었던 임금 31,116,73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각주1) 인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징계혐의는 1, 2, 3, 4 발언인데 실제로 인정된 징계사유는 1, 3, 4 발언인데도 그 내역이 명시되지 않은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위 법리를 추가하였습니다. 해고처분에 관한 판례이지만 서울고등법원 2022누71891 판결, 서울서부 2021가합35318 판결의 인용방식을 참조하였습니다.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