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8. 20. 선고 2024고정39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 5층 소재 C(주)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약 40~50명을 사용하여 손해사정업 등의 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부산 연제구 D, E호에 있는 C(주) 부산지점에서 2011. 9. 1.부터 2022. 6. 25.까지 손해사정 업무를 담당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이 2019년에 미 사용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689,646원을 비롯하여 별지 변경 후 범죄일람표<1>와 같이 근로자 6명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46,363,381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F 등 근로자 6명에게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①

C 주식회사는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도록 연차휴가 사용촉진 안내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한편 근로자 F, G, H, I, J, K(이하 함께 이를 때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가 소속된 위 회사의 부산지점은 그 업무 특성상 노무공급의 시간, 장소, 내용 등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일정한 자율에 맡겨져 있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 형태에 관한 지휘·감독도 부산지점의 지사장인 H를 통한 간접적, 포괄적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비록 연차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하지 못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연차휴가가 소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당초 별지 변경 전 범죄일람표 기재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았

음을 전제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산정하여 청구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9년 내지 2021년까지(다만 K는 2020년 3월까지) 자신들에게 부여된 연차휴가를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점, 실제 연차휴가 발생 해당 기간 동안 K는 2019. 7. 11.부터 같은 달 13.까지 및 2020. 2. 25.부터 2020. 2. 29.까지 일본 및 괌으로, H는 2019. 4.30.부터 같은 해 5. 5.까지 베트남으로, F은 2019. 5. 21.부터 같은 달 25.까지 괌으로, G은 2019. 10. 31.부터 같은 해 11. 7.까지 베트남으로, I은 2019. 4. 30.부터 같은 해 5. 5.까지 베트남으로 각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K, H, F, G, I은 수사과정에서 위 연차휴가 발생 해당 기간 동안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다가 이 법정에서 위 해외여행 해당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위하여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부산지사의 근태 관리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은 지사장 H는 자신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 관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허위 내지 과다 청구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세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