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B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이에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임대인 측의 일방적인 영업제한 조치로 서울 서대문구 B아파트에 있는 C휘트니스센터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휘트니스센터'라 한다)의 운영이 어려워져 E에게 퇴직금 지급을 3개월 정도 유예할 것을 요청하였고 E도 이에 동의하였다. 피티(Personal Training, PT) 강습비는 E이 개인 사업의 일환으로 근로시간 외의 시간을 활용하여 취득한 강습 대가에 불과하여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세무사로부터 조언받은 내용에 따라 피티 강습비를 제외한 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E에게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휘트니스센터의 대표로서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스포츠시설운영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9. 2. 15.경부터 2023. 1. 31.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4,230,42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에 관한 고의 여부를 판단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E과 사이에 근로계약서와 별도로 강사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강사계약서는 '"을"(E)은 본 계약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무관하고, 따라서 본 위탁업무 수행으로 인한 4대 보험, 휴가, 휴일, 퇴직금, 산업안전 및 업무상 재해 등 노동관계법상 일체의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며 이와 관련한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피티 강습비와 관련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하여 E 또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피고인으로서는 E이 개인사업자 지위에서 피티 강습을 한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위와 같이 피고인과 E이 체결한 계약의 형식 및 내용, 피고인이 원천징수 내지 공제한 세금 명목 등을 고려할 때 E과의 계약관계가 법리판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휘트니스센터의 운영자인 피고인으로서는 E의 퇴직 무렵 E의 퇴직금 범위를 다투어 볼 여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피고인은 피티 강습비를 제외한 나머지 임금 항목을 기초로 평균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 E에게 지급한 점, ⑤ 이 사건 이전에 E과 같은 지위에 있는 다른 헬스트레이너가 퇴직 시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거나 퇴직금 범위를 다투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위 사건에서 근로자였던 K은 헬스트레이너 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개인 피티 레슨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센티브 명목의 금원을 수령하였던 것으로 보여 이 사건의 E과 지위 및 급여체계가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기민 최예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