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23. 선고 2009노17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업소에 등록한 회원들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회원들을 상대로 직업안정법에서 정한 직업소개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인데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관악구 B빌딩 303호 소재 'C'을 운영하는 자인바, 국내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려는 자는 관할관청에 등록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2006. 8.경 위 C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벼룩신문 등에 낸 '방송영화홈쇼핑CF 박수부대 회원모집'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용자 등으로부터 회원 가입비 명목으로 3만 원을 받고 CBS, KBS 등 방송국의 방청객으로 소개해 주어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벼룩신문 등에 낸 '방송영화홈쇼핑CF 박수부대 회원모집'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용자 등을 CBS, KBS등 방송국의 방청객으로 소개해 준 사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방송국의 방청객 역시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임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직업안정법 제19조 제1항은, '국내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 제2호는, '직업소개'라 함은 구인 또는 구직의 신청을 받아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고용계약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고용계약'이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은 모두 노무제공의 종속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다를 바 없고,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도4901 판결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이 소개한 방송국 방청객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로부터 평생회원가입비 30,000원을 받고 위 사람들을 C의 회원으로 등록하여 준 다음 위와 같이 등록된 회원들에게 KBS 등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방청객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알선을 하여 준 사실, ② 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방송국에 간 회원들은 방청석에서 앉아서 촬영담당직원의 지시대로웃고 박수치는 등 출연자에 호응하는 이른바 박수부대로 일을 한 사실, ③ 회원들이 방송국의 방청객으로 가면 통상 준비시간까지 두 세 시간 정도 일을 하였고, 6,000원에서 12,000원 정도의 돈을 받은 사실, ④ 회원들은 촬영이 시작된 후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의무적으로 방청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들의 사정에 따라 중간에 그만두는 것도 가능하고 피고인이 회원들에게 방청일을 할 것을 요구할지라도 회원들의 개인 사정에 따라 참석하지 않는 것도 가능한 사실, ⑤ 회원들은 촬영이 끝난 다음 D(피고인의 처이고 E라는 상호로 인력공급및고용알선업을 운영하고 있다)으로부터 방청비를 수령하였으며, 회원들이 방송국으로부터 직접 방청비를 받은 적은 없었던 사실, ⑥ 위와 같은 방청비는 일단 피고인의 돈으로 지급하고, 피고인은 촬영 후 두달 정도가 지난 다음 방송국으로부터 방청비를 수령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 회원들이 방청일을 함에 있어서 방송국으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를 받는 등 방송국과 사이에 상하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 회원들이 방송국으로부터 직접 방청비를 수령한 적이 없는 점, ㉢ 회원들이 방청일을 하는 시간이 두 세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방청일을 할 수 있는 날도 정해져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알 수 있고, 그렇다면 위와 같은 방청업무제공의 계속성과 회원들의 방송국에 대한 전속성의 정도, 방청비의 지급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원들과 방송국 사이에 고용관계가 성립되어 회원들을 방송국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회원들을 방송국의 근로자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직업안정법이 정하는 직업소개업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택일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검사는 원심 제6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공급사업을 하였다는 취지의 택일적 공소사실을 추가하였고 원심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는바, 이 법원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는 이상 택일적 공소사실 또한 이 법원의 판단의 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보기로 한다.

택일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관악구 B빌딩 303호 소재 'C'을 운영하는 자인바, 누구든지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근로자공급사업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2006. 8.경 위 C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벼룩신문 등에 낸 '방송영화홈쇼핑CF 박수부대 회원모집'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용자 등으로부터 회원 가입비 명목으로 3만 원을 받고 CBS, KBS 등 방송국의 박수부대로 소개해 주어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근로자공급사업을 하였다는 것이다.

직업안정법 제17조 제1항 소정의 근로자공급사업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근로자공급사업자와 근로자간에 고용 기타 유사한 계약에 의하거나 사실상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5.6.11. 선고 84도285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인과 회원들간에 고용 기타 유사한 계약에 의하거나 사실상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나.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회원들은 촬영이 시작된 후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의무적으로 방청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들의 사정에 따라 중간에 그만 두는 것도 가능하고 피고인이 회원들에게 방청일을 할 것을 요구할지라도 회원들의 개인 사정에 따라 참석하지 않는 것도 가능한 점, 피고인이 회원들이 방청일을 하는 동안 회원들의 행동에 관하여 일체 관여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회원들간에 고용 기타 유사한 계약에 의하거나 사실상 근로자를 지배하는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과 회원들 사이에 위와 같은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택일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3의 나.항 기재와 같은바, 이 사건 공소사실 및 택일적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여상원(재판장) 최지영 김남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