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주방용품 및 일용잡화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의 2011년도 1/4분기 해외부문 사원 모집공고에 응시하여 2011. 3. 8.경 피고로부터 채용합격을 통보받고 2011. 3. 13.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의 중국 현지법인인 C유한회사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1. 4. 20.경 원고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에 원고는 다음날인 2011. 4. 21.경 2011. 4.분 급여 전액을 수령한 후 피고에서 퇴사하였다.
원고는 2011. 7. 15.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직 복직을 구하는 취지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2011. 7. 26. 원직 복직에 갈음하는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1. 9. 6. ‘피고가 2011. 4. 2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는 원직 복직에 대신하여 원고에게 17,505,600원을 이 판정서를 받는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지급하라’는 내용의 금전보상명령(이하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 10. 26.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위 판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따라 2011. 10. 14. 원고에게 17,505,6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금전보상명령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원고의 구제신청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 내려짐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참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피고에게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을 내리고 위 금전보상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주장
피고의 주장
피고는, 설령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이 내려진 것만으로 곧바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의 금전보상명령신청은 금전보상금을 지급받을 것을 조건으로 하는 합의해지의 청약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금전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위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위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만을 말한다)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 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위원회법 제25조에 의하여 제정된 노동위원회규칙 제64조 제1항은 “근로자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있어서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칙 제65조 제2항은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령의 규정 취지에다가, 금전보상제도는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 원직 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의 지급을 명함으로써 종래 노동위원회가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던 구제명령의 실효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인 점, 금전보상명령은 근로자의 신청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점, 휴직ㆍ정직ㆍ전직ㆍ감봉 기타 징계의 경우에는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없고 오로지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에 관련된 부당해고의 경우에만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있는 점, 근로자로서는 노동위원회의 판정 전까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점,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전제로 하여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였음에도 민사소송에서 근로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금전보상금은 해고일로부터 판정일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근로자로서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일을 근로관계의 종료일로 삼으려는 의사로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금전보상명령신청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정한 적법한 금전보상금을 지급받으면 노동위원회 규칙 제65조 제2항이 정한 판정일에 근로관계를 해지하겠다’는 근로자의 합의해지 청약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사용자가 위 신청에 따라 내려진 노동위원회의 금전보상명령에 응하여 금전보상금을 실제로 지급하는 것은 위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로써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을 보건대,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을 받아 원고에게 그 금전보상금을 지급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만약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정한 바에 따라 적법하게 금전보상금을 산정하여 그 지급을 명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금전보상금을 지급하였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일인 2011. 9. 6.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상의 금전보상금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금전보상금 산정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금전보상금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이 정한 적법한 금전보상금은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하한으로 하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해고에 대한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소정의 금액이 더 포함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3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1, 16호증의 각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 무렵의 원고의 월 급여를 4,168,000원으로 산정하였는데, 원고가 2011. 3. 8. 피고로부터 받은 채용합격 통보 이메일을 보면 원고의 연봉에 관하여 ‘기준연봉 4,000만 원(주재가산율 125%, 근무지역에 따라 주재가산율 변동가능)’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피고의 중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하였던 원고의 연봉은 5,000만 원(= 4,000만 원 × 125%)이라 할 것이고, 이를 월 급여로 환산하면 4,166,666원(5,000만 원 ÷ 12;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되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산정한 위 월 급여는 원고의 실제 월 급여보다 더 많은 점, ②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상의 금전보상금의 산정기간 초일을 2011. 5. 1.로 정하였는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2011. 4.분 급여를 모두 수령하였으므로 위 금전보상금은 2011. 5. 1.로부터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 점, ③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원고가 임금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주택보조금의 지급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고, 더구나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직원들에게 위 주택보조금이 지급된 전례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원고가 피고에서 실제로 근무한 기간은 1개월 정도에 불과한 점, 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를 넘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어, 원고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초과하여 소정의 위로금 등을 더 지급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상의 금전보상금 17,505,600원[= 4,168,000원 × (4개월 + 6일/30)]은 해고기간 동안 원고가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으로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정한 바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되었다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앞서 본 인정사실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금전보상금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근로관계를 해지한다’는 내용의 합의해지 청약에 대하여 피고가 승낙의 의사표시로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에 따른 적법한 금전보상금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일인 2011. 9. 6.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가 무효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더 이상 그 지위의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불과하여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금전보상명령상의 금전보상금 산정기간 말일의 다음날인 2011. 9. 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원고가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으로 월 4,166,666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2011. 9. 6.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2011. 9. 7.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승욱(재판장) 오승이 박상한
각주1) 우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 의한 해고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를 ‘근로자가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각주2) 2011. 5. 1.부터 2011. 8. 31.까지 4개월
각주3) 2011. 9. 1.부터 2011. 9. 6.까지 6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