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B에 대하여
피고인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매월 분할해서 지급하였으므로 B에 대해 위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고, B이 퇴직할 당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B의 퇴직금청구권을 상계하여 퇴직금이 소멸되었고, ② 피고인은 2009. 5.경 B과 사이에 퇴직금에 대한 정산합의를 한 후 퇴직금으로 300만 원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지급의무가 없다.
C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와 같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C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을 상계하여 퇴직금이 소멸되었고, ② C이 2008. 5. 23. 퇴직하면서 퇴직금 등 일체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퇴직금지급의무가 없다.
가사 퇴직금 지급의무가 존재하더라도 그 퇴직금의 산정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는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금원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B의 퇴직금은 7,179,677원, C의 퇴직금은 2,104,590원이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의 선고유예)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B에 대하여
B은 2006. 9. 11.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운영하던 주식회사 D(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였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피고인 회사와 사이에 날짜를 입사일로 소급하여 "연봉 합계 28,600,000원, 그 중 1/13을 월급 명목으로 지급하고, 1/13에 해당하는 2,199,996원 중 1/12를 매월 퇴직연금으로 피고인이 불입하고 근로계약이 끝나는 시점인 1년이 되는 시점에 일괄 지급한다"는 내용의 연봉정규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다.
B은 2009. 5. 4. 퇴직하였고, 2009. 5. 11. 피고인 회사 직원인 E에게 "재직 당시 지출한 비용, 퇴직금 및 급여 조정(2008. 11.)에 따른 이전 기간 차액의 지급 일정을 알려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인 회사 직원 F은 2009. 5. 13. B에게 "퇴직처리전 사직서를 제출해야 하고 퇴직 처리 진행시 소급에 대한 부분도 답변을 주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으며, E는 2009. 6. 5. B에게 소급액 300만 원을 피고인 회사에서 상여로 처리할 경우와 원천징수로 처리할 경우 B이 부담할 세금 등의 차이에 대해 안내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B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2009. 6.경 5월분 급여를, 2009. 6.부터 2009. 9.까지 소급액 명목으로 매월 100만 원씩 합계 300만 원을 각 수령하였다.
B은 원심 법정에서 "재직기간 중 연봉인상이 있었는데 그 소급분을 받지 못하여 2009. 6.부터 3개월 동안 월 100만 원 씩 3번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 피고인과 지급연장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직원이 퇴직할 때 서명해야 하는 서류가 있었는데 퇴직금을 받지 못했음에도 퇴직금을 받았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어 서명을 거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2009. 10. 21.자 노동청 조사에서 "B에게 지급한 300만 원은 정리해고에 대한 위로금 차원에서 지급하였다. 퇴직금은 지급하기로 한 적이 없고 5월분 급여와 위로금 300만 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C에 대하여
C은 2006. 9. 11.경부터 피고인 회사에 근무하였는데, 2007. 3.경 피고인 회사와 사이에 위 입사일로 소급하여 연봉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연봉 합계 16,360,000원으로 정하되 그 중 1/13을 월급 명목으로 지급하고, 1/13에 해당하는 1,258,464원 중 1/12를 매월 퇴직연금으로 피고인이 불입하고 근로계약이 끝나는 시점인 1년이 되는 시점에 일괄 지급한다"는 내용의 연봉정규직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다.
C은 2008. 5. 23. 개인적 사정으로 퇴직하면서 "상기 본인은 총 연봉 급여액에는 퇴직금이 포함된 급여이며 퇴직금은 월 급여액에 월할 정산되어 지급됨을 동의하였으며 퇴사 후 별도의 퇴직금 청구는 무효함을 동의합니다"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된「사직서」에 서명하여 피고인 회사에 제출하였다.
C은 원심 법정에서, "퇴직할 때 관리부장이 '「사직서」에 서명해야 퇴직처리를 해 주겠다. 퇴직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절차다. 동종 업계의 다른 곳에 이직하지 않겠다는 것 때문이라도 서명해야 한다.'라고 해서 서명하기는 했는데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진술하였다.
임금에 포함되어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의 성격
①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의 퇴직금 중 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이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근로자가 퇴사한 이후에 "이미 모든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받았으므로 퇴직금과 관련된 일체의 금전적 청구권을 포기함과 동시에 향후 이에 관한 일체의 민사상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부제소합의를 한 경우, 이러한 부제소합의는 무효인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에 기초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이상 이에 기초하여 체결된 부제소합의 역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을 하고 이에 따라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고,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는 근로자들의 퇴직금 채권은 소멸하지 않는 것이고, ③ 피고인이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부당이득반환채권 중 1/2 범위에서만 퇴직금채권이 소멸하게 되며, ④ C이 퇴직할 당시 사직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에 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인 주장에 대한 판단
상계로 인한 소멸 여부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이 퇴직할 당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매월 지급하였기 때문에 더이상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고 말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해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정산합의의 존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B은 퇴직 당시 피고인에 대해 명시적으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점, B이 퇴직하면서 받은 300만 원은 연봉인상의 소급분으로 보이는 점, C이 작성한 사직서 중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받았다'는 기재 부분은 강행법규에 반하여 무효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퇴직 당시 퇴직금에 관한 유효·적법한 정산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에 대하여
다만, ①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이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퇴직금이 아니고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도 인정되지 않아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점, ②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시간급금액·일급금액·주급금액·월급금액 또는 도급금액"을 말하는 데, 월급으로 지급된 금원과 별도로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이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금원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그렇다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은 B의 경우 2,692,308원이, C의 경우 1,258,462원이 되어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별지 기재와 같이 계산하면 B의 퇴직금은 7,179,677원, C의 퇴직금은 2,104,590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 및 상계가능 여부에 대해 일반인인 피고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이종 전과가 4회(벌금형) 있는 점 및 그밖에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량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 항소 및 피고인의 일부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