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1. 선고 2012나43361 판결

2012

주문

1.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본소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B, C에 관한 부분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반소피고)에게, 피고 B은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4. 18.부터, 피고 C은 7,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6. 18.부터 각 2012. 8.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반소피고)의 피고 B, C에 대한 나머지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 D, 피고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심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 B, C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D,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대하여는 민법상 사용자책임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평등법'이라 한다)'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본소로 각 구하고, 피고 D은 원고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로 구하였는데, 본소 청구 중 피고 B, C에 대한 청구는 일부 인용되고, 피고 D,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고,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는바,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항소를 제기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당심의 심판대상은 원고의 본소 청구에 한정된다.

2.

인정사실

가.

피고 회사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231에 본점을 두고 울산, 아산, 전주공장 등에서 소나타, 아반떼 등 자동차 생산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이고, 생산차량의 이송업무 및 세차, 임시번호판 부착, 내부 비닐 제거 등 출고 전 필요한 준비작업 전반에 관하여 글로비스 주식회사에 도급을 주었으며, 글로비스 주식회사는 그 중 '아산 출고센터'에서 '내수' 차량의 이송 및 PDI(출고장) 공정업무를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에 다시 하도급 하였다.

나.

원고는 1997. 5. 15. 피고 회사의 아산공장 사내 협력업체인 정원기업에 입사한 후, 정원기업이 ㈜제동산업, 웰비스마스터(주), 웰비스(주) 등으로 변경되어 원고도 그 소속이 변경됐고, 2008. 7. 1.부터는 변경된 E에 소속되어 피고 회사의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면서 내수 PDI(출고장) 공정업무를 담당하였다.

다.

피고 B과 피고 C은 E 소속 근로자로서 각 조장과 소장의 직책에 있었고, 피고 D은 2008. 7. 1. E를 설립하여 2010. 11. 4. 폐업하기까지 E의 대표이사였다.

라.

(1) 피고 B은 2009. 4. 18.(토) 11:44경 원고에게 '나 A 좋아 사랑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2) 피고 C은 2009. 6. 18. 00:52경 술을 마시고 늦은 밤에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거듭된 거절의사에도 "이봐 거기 가서 자면 안 될까?", "거기 가서 자도 되잖아", "나 거기 가서 잘 테니까 그런 줄 알아"라는 등으로 원고의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마.

2009. 11. 15.경 피고 B의 처로서 E 근로자인 F과 원고가 사업장 내에서 위 문자 메시지와 관련하여 다툼을 벌였고, 이를 계기로 피고 D은 피고 C을 인사위원장으로 선임하여 2010. 12. 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인사위원회는 취업규칙 제76조 제13항 '회사 내에서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정직 6개월 및 보직 변경, 피고 B에게 정직 6개월 및 직위해제의 징계를 결의하였으며, 이에 불복하여 원고와 피고 B이 재심을 신청하자 2009. 12. 17. 피고 D이 주관하여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와 피고 B에 대한 징계를 감봉 3개월 및 시말서 제출로 감경하였다.

바.

원고는 2010. 7.경 피고 회사의 협력업체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지회에 가입하였고, 위 하청지회는 2010. 8. 19. '원고를 비롯한 여성노동자들이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허위사실 유포와 회사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는 한편, 그 무렵 원고를 피해자로, 피고들을 피진정인들로 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또한, 2010. 9. 14.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성희롱 사건 문제해결을 위한 충남지역 연석회의'가 원고는 피고 B, C으로부터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당해왔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사.

금강물류는 2010. 9. 2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76조 제13항 '회사 내에서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한 경우' 및 제15항 '기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곤란한 경우'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의하고, 같은 달 9. 30. 재심 인사위원회의 최종 징계해고 결정을 거쳐 원고에게 통보하였으며, 피고 C 또는 2010. 9. 30. 같은 사유로 징계해고되었다.

아.

원고는 2011. 6. 8. 적응장애, 혼합형 불안 우울 장애 진단을 받고, 2011. 7.경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하여 2011. 11. 24.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부터 위 장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는 한편, 피고 D을 고용평등법 위반을 이유로 고소하였다.

자.

피고 D은 2011. 12. 5.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에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범죄 사실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위 법원 2011고약8227)을 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위 법원 2011고정1083)을 청구하였다가 2011. 12. 19.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갑 제16 내지 18호증, 을가 제10호증, 을가 제13 내지 16호증, 을가 제21호증, 을가 제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 B의 문자메세지와 피고 C의 전화통화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들은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고, (2) 피고 D은 원고와 위 피고들과 직접 고용관계를 맺고 있는 E의 대표이사로서, 피고 회사는 사내 협력업체인 E의 근로자들인 원고 및 피고 C, B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한 사용자로서, ① 피고 B, C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거나, 또는 선택적으로 ② 고용계약상 및 고용평등법상 사용자로서 부담하는 의무에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성희롱 가해자에 대하여 즉각 징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자인 원고를 부당하게 징계해고 하였으므로, 이에 대하여 독자적인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바, 이러한 일련의 불법행위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각 공동불법행위자들로서 공동하여, 피고 B, D, 피고 회사는 1,000만 원, 피고 C, D, 피고 회사는 2,000만 원, 피고 D, 피고 회사는 3,000만 원을 각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성희롱 또는 직장 내 성희롱의 인정 여부

(1)

일반적으로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단지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이유로 성희롱이 성립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참조). 또한, 성적 표현행위의 위법성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연령이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성적 동기나 의도의 유무,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그것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인지 여부 즉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상대방의 성적 표현행위로 인하여 인격권의 침해를 당한 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는다는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참조).

나아가 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07.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2)

먼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 B, C의 각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이혼 후 혼자 몸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피고 B, 그의 처 F과 10년 이상 같은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가깝게 지내왔고, 피고 C은 2008. 7. 1. E에 소장으로 입사한 후 원고 등 근로자들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이혼한 여성이 그 부인과도 친분이 있는 유부남으로부터 '나 A 좋아 사랑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거나 늦은 밤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보다 훨씬 어린(피고 C은 원고보다 8살 연하이다) 직장상사로부터 집에 찾아가서 자겠다고 하는 전화를 받는 것은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여성의 처지에서 봐서도 매우 부담스럽고 성적인 굴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B, C은 위와 같은 행위는 성희롱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는 위 피고들의 앞서 본 불법행위 외에, 피고 B이 ① 2002년 여름경 인천의 모텔에서 '여기서 자고 가도 입만 다물면 아무도 모른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며 원고의 몸을 만지려 한 행위, ② 2006년경 '혼자 살면서 밤에 생각 안 나느냐?', '성생활 못하면 수명이 짧아진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 행위, ③ 2009년경 '우리 둘이 자고 나서 입 다면 누가 알겠느냐'라고 수차례 말한 행위, 피고 C이 ① 2008. 12.경 '날이 개떡같이 춥다. 온몸이 얼어 거시기도 얼었다'라는 취지로 말한 행위, ② 2009. 5. 혹은 6.경 '내가 대충 들어보면 안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자신의 두 손으로 원고의 가슴 밑 옆구리를 잡고 번쩍 들었다 놓은 행위, ③ 2010. 4.경 원고의 엉덩이를 무릎으로 찬 후 웃으면서 지나간 행위, ④ 일시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수시로 '힘들지'라는 말과 함께 원고의 어깨와 팔을 기분 나쁘게 주무른 행위, ⑤ 불상의 일시에 회사 주변 I에서 다른 회사 직원과 우연히 합류한 상태에서 "나는 정력이 좋아서 힘밖에 없고 팍팍 꽂으면 피가 철철 난다"라고 말하는 등으로 성희롱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면서 배포한 유인물인 을 제21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아무런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3)

나아가 위 피고들의 위 성희롱이 '직장 내 성희롱'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E는 2009. 9. 29. 현재 66명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로, 간부는 대표이사 1명, 소장 1명, 과장 1명, 대리 1명, 반장 2명, 조장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피고 C은 대표이사 다음의 상급직책인 소장으로서 매주 월요일 조회를 주관하여 E의 근로자들에게 지시시항을 전달하고, 이송과 PDI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감독 하는 등 E 근로자들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어 한 것으로 보이는 점, E의 업무는 완성된 차량을 치장장(적치장)으로 이송하는 이송업무와 출고될 차량을 점검한 뒤 출고대기장까지 가져다 놓는 PDI(출고전검사) 업무로 나뉘어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피고 B의 경우 1998년경 입사하여 이 사건 당시 조장의 직책에 있었지만, 위 피고는 이송업무를, 원고는 PDI 업무를 각 담당하고 있어 원고와 업무적으로 관련성이 있거나 원고를 관리·감독하는 위치에 있어 원고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 B은 10년간 같은 직장에서 동료로 일해 오면서 비슷한 연배인 피고 B의 처 F과 부부가 함께 친하게 지내온 것으로 보이는 점, 위 문자 메세지가 문제가 되어 F과 원고가 언쟁을 벌이자 E는 피고 B과 원고를 동일하게 징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의 위 문자 메시지 전송 행위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성희롱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피고 C의 경우 이 사건 발생 1년 전부터 E에 소장으로 입사하여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원고를 관리·감독하고 근로조건 등에 불이익한 지위를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을 뿐 아니라 원고와의 나이차, 근무기간 등에 비추어 피고 C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직장 내 상하관계를 넘어선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다고도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전화통화 내용도 늦은 밤 술에 취하여 자고 있는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집에 가서 자도 되느냐'고 여러 차례 반복하여 묻는 내용으로 원고는 직장상사인 피고 C의 지위를 고려하여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피고 C의 행위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성희롱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 B,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B, C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고, 또한 원고가 그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산업재해보상승인 처분도 받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들은 원고가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에 나타난 원고의 나이, 직업, 피고 B, C이 위 불법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과 그 정도, 원고와 위 피고들과의 관계, 다른 성희롱 사건에서의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성, 비록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으로 원고가 오랜 기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는 등 그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국가인권위원회의 비교적 합리적 권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이 사건 소송이 진행된 점, 위 피고들 또한 이 사건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본 이 사건 후의 여러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피고 B은 4,000,000원, 피고 C은 7,000,000원으로 각 정함이 상당하다.

라.

피고 D, 피고 회사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고용계약 상의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사실 발생이 확인될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부서전환, 징계 기타 이에 준하는 조처를 하고, 그 피해 근로자에게 고용상 불이익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될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주의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사용자나 사업주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지는 사용자나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예방의무책임을 지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거나 하려는 자'로서,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독립된 법인격을 갖는 회사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비록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그 피용자를 지휘, 감독한다 하더라도 이는 그 대표이사라는 회사기관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며 회사와 별개의 독립된 인격에서 위 회사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한 자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물으려면, 사용자와 불법행위자와의 관계에서, ① 사용관계가 있어야 하고, ② 행위자가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하여야 하며, ③ 불법행위로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여야 하고, ④ 행위자에게 고의·과실·책임능력이 있어야 하며, ⑤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사업자 또는 사업주에 해당하는 E 의 대표이사에 불과한 피고 D에게 사용자 또는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또한, 피고 D이 민법 제756조 제2항에서 정한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로 보기도 어려우므로(피고 D이 회사 기관의 자격에서가 아니라 위 회사에 갈음하여 피고 B, C을 감독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8538 판결 등 참조),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의 경우 피고 회사가 피고 C, B의 사용자인지 여부가 문제되나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가 이른바 '파견근로관계'의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책임의 발생요건인 사무집행 관련성과 예측 가능성이 있는지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갑 제30 내지 8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직무와 무관한 시간으로 보이는 토요일(휴무일인지는 불명이나 사적인 휴대전화로) 또는 한밤중에, ② 근로장소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곳에서, ③ 지극히 은밀하고 사적인 수단인 휴대전화의 문자 또는 통화를 통하여, ④ 사업주의 지배·관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사적인 영역에서, ⑤ 피해자인 원고로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피고 회사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E의 작업이 현대 아산공장에서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양측에서 낸 관련 증거를 검토하여 볼 때) 피고 회사가 그곳 작업장을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하였다는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에서 각 발생한 성희롱이어서, 이 사건의 경우 사무집행 관련성 또는 사용자 측의 예측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마.

피고 D과 피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성희롱 예방의무 불이행, 가해자에 대한 사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책임

사업주가 고용평등법 및 고용계약상 사업장내 성희롱 예방 의무 및 가해자에 대한 사후조치 불이행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는 E 또는 피고 회사라고 것이므로 E 대표이사에 불과한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피고 회사의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가 사무관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의 내용, 시간, 경위에 비추어 은밀하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고 원고 또는 E가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여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참조),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고용계약상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고용평등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2)

부당한 징계해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사유 등을 내세워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고(대법원 1992.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주인 대표이사가 근로자의 해고결정을 내리고, 그 해고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대표이사 개인에 대하여도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참조).

(나)

피고 D이 원고에 대하여 부당해고로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5호증, 을가 제11호증, 을가 제20호증의 일부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D이 원고를 해고한 것이 부당하여 무효로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므로, 위 피고에 대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E의 취업규칙 제99조는 '회사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성희롱의 정도, 지속성 등을 감안하여 부서 전환하거나 경고, 견책, 정직, 휴직, 전직, 대기발령, 해고 등의 적절한 징계조치를 행한다', 제100조는 '회사는 직장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 주장을 제기한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은 근로자가 상담 고충을 제기 또는 관련기관의 진정, 고소 등을 했다는 이유로 그 피해자에 대하여 고용상의 불이익 조치를 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②

피고 D은 원고와 F 사이에 2009. 11. 15.경 사업장 내 다툼이 있은 지 며칠 후 원고, F, G, 피고 B, 피고 C을 불러 '원고가 G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고, 녹취내용을 들려준 것이 맞는지'를 묻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와 녹취내용을 확인하려고 하였으나, 원고는 모두 폐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확인시켜주지는 아니하였다.

③

피고 D은 2009. 12. 10. 피고 C을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원고와 피고 B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피고 C 또는 피고 B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하지 아니하였고, 위 인사위원회는 재심을 거쳐 원고와 피고 B에게 동일하게 감봉 3개월과 시말서 제출의 징계를 내렸는데, 실제 감봉조치는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④

원고는 그로부터 7개월가량이 지난 2010. 7.경 피고 회사의 협력업체 노동조합에 가입한 후 위 노동조합과 함께 '원고가 피고 B, C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는데, 이로 인하여 E로부터 원고만 부당하게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2010. 9. 3.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차 협력업체 관리자 2명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성희롱했음에도 회사는 이 사실을 밝힌 피해자를 회사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징계했다'고 주장하여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인터넷상에서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성파견근로자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사태가 확대되었다.

⑤

이로 인하여 E의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되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등 회사 운영의 어려움을 겪게 된 피고 D은 2010. 9. 20. 취업규칙 제15항 '기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곤란한 경우'를 사유로 이 사건 관련자인 원고와 피고 C을 징계해고하였다.

⑥

이후 피고 D은 2010. 11. 4.경 E를 폐업하였고, 2010. 11. 29. 소외 K이 E를 인수하여 상호를 L 주식회사로 변경하여 종전 E에 재직하던 직원 전원에 대하여 고용을 승계하였다(원고는 이 사건 제1심 소송 계속 중이던 2012. 2. 1. L에 재취업하여 현재 근무 중이다).

(다)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부당해고로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 근로자지위확인 사건에서 파견근로자지위를 확인 받고, 이에 따라 임금 차액 상당의 금전청구 부분을 일부 승소하였는데, 원고와 피고 회사가 쌍방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 회사가 언제, 어떻게, 어떠한 사유로 원고를 해고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다.

다만,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부분 청구를 협력업체인 E가 한 징계해고의 책임을 피고 회사가 부담한다거나, 해고조치 후 피고 회사 아산공장 정문 또는 출고센터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원고를 강제로 끌어내거나 제지한 것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E의 원고에 대한 해고조치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뿐 아니라, 협력업체인 E로부터 해고당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공장 또는 출고센터에 출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와 같은 제지 조치를 취한 것이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행한 사실상 해고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B은 위자료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09. 4. 18.부터, 피고 C은 위자료 7,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6. 18.부터 위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2. 8.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 B에 대한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나, 제1심 판결 주문 중 위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본소 청구 기각이 누락된 명백한 오류가 있고, 원고가 당심에서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변경하였으므로,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본소 청구를 포함하여 이 부분 제1심 판결을 변경한다. 원고의 피고 D, 피고 회사에 대한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영(재판장) 임효미 남현

각주1) 이 사건 항소장에 기재된 항소취지는 청구취지와 같고, 2015. 3. 6.자 청구취지 변경서에서 위 피고들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변경하였는데, 제1심은 원고의 청구 중 피고 B, C에 대한 부분을 일부 인용하였으므로,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