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각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책임조각
피고인이 재무위기를 맞게 된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보전하기 위하여 회사의 재산 일체를 근로자단체에 양도담보를 설정했고, 그 가액은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를 훨씬 상회함에도 근로자단체의 대표인 AI이 이를 임의로 처분하여 그 금액 중 일부만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퇴직금에 충당하고 대부분의 금액을 자신이 착복함으로써 결국 피고인이 전혀 예상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은 그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
양형부당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퇴직금 미지급에 대비하여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적립한 사실이 있고 이는 이 사건 퇴직금 체불액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은 원심의 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배임죄에 대하여)
자산 양도양수 합의서에 SHEET FILE을 포함한 회사 자산을 '양도'하는 것으로 기재된 점, 근로자 대표로서 위 합의서를 작성한 AI은 이 사건 SHEET FILE이 AS에 양도담보로 제공된 것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바, AI이 다른 곳에 담보로 제공된 자재를 제외하고 담보제공 사실을 몰랐던 이 사건 SHEET FLE은 양도 내역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당사자의 의사는 양도 후 처분하여 문제가 없는 자산만을 양도 내역에 포함시킨 것으로 볼 수 있고, AI은 2010. 6. 29.경 이 사건 SHEET FILE을 공사현장에서 반출하였는바, 약정 후 20일 만에 합의서 기재 자산을 처분하여 현금화한 점을 보더라도 위 합의서를 작성한 당사자의 의사는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양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회사 자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판단한 원심은 부당하다{한편, 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장의 '항소의 이유'란에 '사실오인, 양형부당'이라고 기재하였으나 적법한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만 기재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를 항소이유로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규칙 제155조가 "항소이유서 또는 답변서에는 항소이유 또는 답변내용을 구체적으로 간결하게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다른 구체적인 이유의 기재 없이 단순히 항소장의 '항소의 이유'란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이를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2219 판결, 2006. 3. 30.자 2005모564 결정 등 참조), 검사의 양형부당에 관한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판단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동산에 대하여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이중양도담보를 설정한 경우 뒤의 양도담보권자는 처음의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배타적으로 자기의 담보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이중으로 양도담보제공이 된 것만으로는 가사 담보권 설정자가 처음의 양도담보권자에게 이중으로 양도담보제공을 하지 않기로 특약하였더라도 그에게 담보권의 상실이나 담보가치의 감소 등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1989.4.11. 선고 88도1586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과 근로자 대표 AT, AI 사이에 2010. 6. 9.자로 작성된 자산 양도양수 합의서에 의할 때, 양도양수는 임금채권 및 퇴직급여 등에 충당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고, 양도된 재산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무상으로 피고인의 회사가 계속하여 점유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② 양도양수의 대상이 회사의 비품, 공사현장의 자재 등을 포함한 사실상 회사의 전 재산이므로 이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근로자 대표가 취득한 것이라고 한다면, 회사는 더 이상 존립의 물적 기반이 없어져 소멸될 수밖에 없고 근로자들은 이를 처분하여 임금, 퇴직금 등에 충당하는 문제만 남게 됨에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회사가 이를 계속하여 점유하면서 업무에 사용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점, ③ 위 양도양수 합의서 기재에 의하면, 임금채권, 퇴직급여 및 D 상조회 대여금 중 2010. 6. 30. 기준 미지급금 추정계산액은 3,112,475,920원으로 기안지 사본(2011고단202 사건의 수사기록 93쪽)의 회사 자산 추정금액 9,946,747,053원과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 합의 당시 당사자의 의사를 담보권을 실행하여 정산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합리적인 점, ④ 피고인이 임금, 퇴직금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SHEET FILE 625톤을 포함한 회사 자산을 양도하였다고 한다면 그 즉시 임금, 퇴직금 채무는 소멸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나,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무가 남아있는 점, ⑤ 근로자 대표인 AI이 임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회사 소유의 공사자재 등 자산에 대하여 피고인과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위 SHEET FILE 625톤을 포함한 공사자재에 선 양도담보가 체결된 사실을 그 후 알게 되었음에도 용역업체 직원을 이용하여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는 내용으로 AI에 대하여 절도죄로 공소가 제기되어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2047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계속중인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근로자 대표인 AT, AI에게 SHEET FILE 625톤을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처음의 양도담보권자인 주식회사 AS에게 담보권의 상실이나 담보가치의 감소 등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책임조각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SHEET FILE 625톤을 근로자 대표들에게 이중양도담보를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뒤의 양도담보권자인 근로자들은 처음의 양도담보권자인 주식회사 AS 대하여 배타적으로 자기의 담보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여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말미암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다는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책임조각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회사 자산을 처분하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노력한 점, 체당금과 퇴직연금으로 근로자들에게 상당 부분의 임금 및 퇴직금이 청산된 점, 근로자들 중 일부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진정 내지 고소를 취하한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인정된다. 그러나 아직 청산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크고, 이 부분에 대한 변제는 제반 사정상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되, 원심판결 법령의 적용 중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란의 '각 경합범 가중'은 '각 징역형 선택'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이종언(재판장) 윤현규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