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1969. 9. 9. 설립되어 반도체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금속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2001. 2. 8.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 금속노조 산하 H지회(이하 'H지회'라 한다)에 가입한 자들이다. 소외 H노동조합(이하 '소외 노조'라 한다)은 피고의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1. 7. 1.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피고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진행
H지회와 피고 사이에는 2009. 4. 1.부터 2010. 3. 31.까지를 유효기간으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있었는데, H지회는 위 단체협약의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같은 해 2. 24.경부터 피고에게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다. H지회는 2010. 6. 9.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이후 전면파업, 구미공장 점거 등을 하다가 2011. 5. 25. 파업을 철회하였고, 피고는 2010. 6. 30.부터 부분 직장폐쇄를 시작하여 2011. 6. 13. 직장폐쇄를 철회하였다. H지회는 2011. 6. 20. 피고가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보고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카합1584호로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의 응낙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1. 7.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 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부칙 제1조에 따라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고 이에 맞추어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노조가 설립되자,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이하 "교섭창구단일화절차"라 한다)를 위해 H지회가 기존에 교섭을 요구한 사실을 알리면서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요구할 수 있는 기간을 공고하였고, 같은 달 4. 소외 노조가 피고에게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H지회는 2011. 7. 7. 피고에게 '금속노조 H지회 대표 교섭권 보유 통보 및 교섭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금속노조는 2010. 2.월부터 교섭을 진행하여 왔으므로 노조법 부칙 제4조에 의하여 교섭권을 가지고 있어 교섭창구단일화 대상이 아니지만 피고가 제기하는 부당한 논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금속노조가 제기한 가처분사건에서 받기로 하고, 그 결정시까지는 일단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피고가 요청한 조합원 수 및 명부에 대하여 조합원 618명의 명부를 송부하고, 아울러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같은 달 9. 위 두 노조를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하였다. 이후 14일간 H지회와 소외 노조 사이에 자율적인 교섭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자, 피고에게 H지회는 같은 달 28. 'H지회가 조합원 618명으로 구성된 과반수 노조임을 확인한다'는 공문을 보냈고, 소외 노조는 같은 달 29. '전체 조합원 621명 중 소외 노조 소속 조합원이 467명으로 소외 노조가 과반수 노조'라는 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두 노조가 통지한 내용대로 소외 노조와 H지회를 과반수노조로 공고하였다.
과반수 노조에 대한 공고에 관한 분쟁
한편 H지회 소속 조합원들 중 387명이 2011. 4. 5., 3명이 같은 해 4. 19., 16명이 같은 해 7. 8. 탈퇴서를 금속노조에 송부하였고, 위 탈퇴서는 송부 다음날 금속노조에 각각 도달하였다. H지회를 탈퇴한 위 조합원들은 2011. 7. 9. 이전에 소외 노조에 가입하였다. H지회가 통보한 조합원 수 618명에는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인 2011. 7. 9. 전에 이미 탈퇴한 위 조합원 406명(이중가입자 16명도 포함) 및 해고자 13명, 퇴사자 15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외 노조는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2011. 8. 1. 경북지방노동위원회 2011교섭2호로 위 과반수 노조 공고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달 10. 확정공고일 기준으로 H지회 소속 조합원이 184명이고 소외 노조 소속 조합원이 467명이라는 이유로 소외 노조를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대표노조'라고 한다)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였다.
H지회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2011교섭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달 23. 초심결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H지회는 다시 서울행정법원 2011구합29427호로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결정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2. 7. 19. "노조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2010. 1. 1.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H지회가 노조법 시행일 이후인 2010. 2. 24.부터 피고와 단체교섭을 개시한 이상 소외 노조와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야만 대표노조가 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H지회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같은 해 8. 10.경 확정되었다.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의 교섭권에 관한 가처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 8. 3. H지회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의 응낙을 구하는 가처분에 대하여, "노조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같은 법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는 2011. 7. 1.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2011. 7. 1. 당시 피고와 단체교섭 중이었던 H지회는 위 규정에 따라 당연히 대표노조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H지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피고에게 H지회와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하였고, 위 가처분결정은 같은 법원 2011카합2077 가처분이의 사건에서도 그대로 인가되었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1라1502호로 항고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2. 5. 17. "노조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같은 법 부칙 제1조 본문에 따라 개정된 노조법이 시행되는 2010. 1. 1.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그 이후 피고와 단체교섭을 시작한 H지회에게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라는 이유로 위 가처분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H지회가 불복하여 대법원 2012마858호로 재항고하였는데, 대법원은 2012. 11. 12. "노조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교섭창구단일화 관련규정의 시행일인 2011. 7. 1.로 봄이 상당하고, 다만 부칙 제4조의 취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대표노조로 본다'의 의미는 노조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조법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표노조로서의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이었던 H지회는 그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계속 유지된다"는 이유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는 결정을 하였다.
소외 노조와 피고 사이의 해고회피방안 등에 관한 협의 및 합의서 작성
피고는 2011. 11. 10.(당시는 위 가처분사건에서 H지회의 대표노조 지위를 인정하는 1심 결정이 내려진 상황이었다) 소외 노조 및 H지회에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H지회는 이에 전혀 응하지 않아 결국 피고와 소외 노조 사이에서만 협의를 진행하여 2012. 2. 7. '소외 노조와 H지회가 모두 해고회피방안으로 정한 내용으로 피고와 합의하는 경우 예고한 해고 전부를 철회하고, 어느 일방만 해고회피방안에 관해 합의하는 경우 합의한 일방과의 합의서 적용으로 달성되는 비용절감 효과를 산정하여 그 산정된 효과에 상응하는 인원수에 한하여 해고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경영위기 극복 및 해고회피를 위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다(이하 '1차 합의서'라 한다). 해고회피방안 중 하나로 '상여금은 통상임금의 300%를 하향 조정한다'(이하 '상여금 조항'이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위 합의서를 소외 노조 조합원들에게만 적용하여, 같은 달 24. H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를 시행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가처분사건의 항고심에서 2012. 5. 17. H지회의 대표노조지위가 부정되자, 피고는 같은 달 30.부로 위 해고를 철회하여 해고된 직원들을 복직조치하였다. 소외 노조는 같은 해 7. 3. 다시 피고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위한 교섭 요구를 하였고, 피고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같은 달 24. 과반수노동조합인 소외 노조가 대표노조로 결정되었다(다만 H지회가 위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외 노조는 2012. 7. 23. 대표노조로서 피고와 사이에서 1차 합의서의 해고회피방안의 내용을 변경(단, 상여금 조항은 동일하다)하여 그 시행시기를 같은 해 8. 1.로 하는 '경영위기 극복 및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다(이하 '2차 합의서'라한다). 소외 노조가 위 2)항에 따라 대표노조로 결정된 후 다시 같은 해 8. 7. 대표노조로서 피고와 사이에서 2차 합의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경영위기 극복 및 고용안정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하였다. 피고는 H지회 조합원들에 대하여 2012. 9.분의 상여금부터 2차 합의서를 적용하여 상여금을 삭감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8호증, 12 내지 16(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8 내지 16,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와 소외 노조 사이에서 체결된 합의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가 위 합의서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상여금을 삭감한 것은 위법하므로, 원고들은 별지 기재와 같은 삭감된 상여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H지회는 소외 노조 설립 이전부터 단체교섭을 하고 있었으므로 소외 노조 설립과 무관하게 교섭권이 있어 교창구단일화절차가 개시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고 개시할 시기도 아니었으므로, 2011. 7. 1.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개시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 또한 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는 안정성과 명확성이 흠결되었다. H지회는 노조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교섭권이 있음을 전제로, 위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자체가 위법하여 H지회의 교섭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다투기 위해서는 위 절차에 참여하는 외관을 갖추어야 했기 때문에 2011. 7. 7. 형식적으로 피고에게 위 절차에 참여한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과반수 노조 공고를 다투어 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 및 행정소송을 진행한 것이므로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여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2011. 7. 29. 위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서 소외 노조가 대표노조가 된 것은 효력이 없고, 가사 소외 노조가 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대표노조가 된 것이라 하더라도 소외 노조 스스로 2012. 7.경 다시 피고에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위한 교섭을 요구하여 대표노조의 지위를 포기하였다. 결국 소외 노조와 피고 사이의 1, 2차 합의서는 다른 조합원들인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소외 노조를 대표노조라고 하더라도 1차 합의서에 의하면 상여금 삭감은 H지회와 합의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합의가 없었다.
피고의 주장
경영상 해고와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에 관한 단체교섭은 노조법이 적용될 사안이 아니고 근로기준법이 배타적으로 적용된다.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상여금 삭감조치는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소외 노조와 상여금 삭감에 관한 협의를 거친 것이므로, 이는 H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그 효력이 있다.
2011. 7. 1. 당시 H지회가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교섭을 하고 있었더라도 정리해고에 관한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한 쟁점이므로, 이에 관하여 H지회의 대표노조 지위는 인정될 수 없고, H지회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하였으므로, 위 절차에서 결정된 소외 노조는 노조법에 따른 대표노조이다. 따라서 소외 노조가 대표노조로서 피고와 작성한 2차 합의서는 원고들에게도 미친다.
소외 노조는 대표노조의 지위를 포기한 바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합의가 원고들에게도 효력이 미치는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경우에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과반수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 제1항,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정리해고는 귀책사유가 없는 근로자간의 이익충돌을 유발하기 때문에 과반수노조 등과의 집단적 협의를 통해 근로자의 협조와 이해를 구함으로써 정리해고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와 해고회피방법과 해고 기준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하는 주체는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근로자들의 대표자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노조법상의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2011. 7. 1.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면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노조가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정리해고에 있어서 근로자측과의 집단적 협의를 요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 복수노조와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도입 취지, 위 근로기준법 규정은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기 전, 즉 복수노조가 금지되던 때 신설된 것이므로, 2011. 7. 1. 복수노조 제도 시행 이후에 하나의 사업장에 과반수 노조 외에 소수 노조까지 있는 이 사건에 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여 과반수 노조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근로자 전체에 대한 대표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노조가 있으면 그 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어(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위 규정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므로 두 규정을 통일적으로 해석, 적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고, 정리해고나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 모두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므로 다른 절차보다 근로자들의 대표성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더욱 요구되는 점, 대표노조와 사용자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한 노조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공정대표의무 등을 지고 있어(노조법 제29조의4) 소수 노조 조합원의 보호에 이로운 점 등을 고려하면, 복수노조가 존재하는 사업장에서는 노조법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친 대표노조가 과반수 노조라는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정리해고를 위해 사용자와 해고회피방법과 해고 기준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하는 주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해고회피방안의 일환으로 한 이 사건 합의와 관련하여 소외 노조가 과반수 노조라는 이유만으로 소외 노조를 적법한 협의 주체라고 할 수는 없고, 소외 노조가 과반수 노조로서 노조법상 대표노조 지위에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는 아래에서 살피기로 한다.
소외 노조가 노조법상 대표노조인지
노조법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는 의미는 이 법 시행일(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법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도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권은 배제되지 아니하여 그 노동조합은 이와 별도로 법에 따른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5. 9.자 2013마359 결정).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노조법 부칙 제4조에 따라 노조법 시행일인 2011. 7. 1. 당시 교섭중이던 H지회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가지므로,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권은 교섭창구단일화의 대상이 아니다.
한편 노조법 제29조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 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대표노조를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 내에 자율적으로 대표노조를 정하되(제2항), 이에 따른 기한내에 대표노조를 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대표노조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항). 이와 같이 정해진 대표노조는 노조법상 노동쟁의(제2조제5호, 제37조제2항, 제38조제3항), 단체교섭 및 체결권한(제29조제3항·제4항, 제30조), 필수유지업무 근무 근로자의 지명(제42조의6제1항), 조정위원회 위원 추천(제55조제3항)의 권한이 있고(제29조의5),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시 해고회피방법과 해고기준에 관한 협의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한 동의권(제94조 제1항)이 있다. 이러한 대표노조의 결정 방식(특히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이상 자율적으로 대표노조를 결정하지 않으면 기한의 경과로 과반수 노조가 대표노조로 확정됨)과 권한, 교섭창구단일화절차의 참여는 복수노조들 사이에서의 대표권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형성행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교섭창구단일화절차의 참여가 있었는지 여부는 외관상 행위 자체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이로써 교섭창구단일화절차의 안정성과 명확성을 더욱 높일 수 있고, 이 점에서 H지회의 2011. 7. 7.자 통보를 참여로 보면 교섭창구단일화절차의 안정성과 명확성을 해친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비추어 앞서 본 H지회의 2011. 7.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서 보인 태도(특히 이미 탈퇴한 조합원까지 포함하여 과반수 노조로 대표노조가 되고자 하였던 점), 당시 복수노조제도와 교섭창구단일화절차의 도입에 따라 대표노조 결정이 원칙이고, 이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H지회가 일정한 교섭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경과규정에 의하여 일시적·예외적으로 보호되는 권리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H지회가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위 경과규정에 의하여 보호되고 나아가 명시적으로 유보한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교섭권을 제외하고는 소외 노조에게 대표노조의 권한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이에 따라 소외 노조는 대표노조의 지위에 있게 되고, 다만 H지회는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한 독자적 교섭권이 인정되므로, 예컨대 소외 노조가 2011. 7.경 피고와 사이에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한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면, H지회 소속 조합원들에게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부분은 효력이 없으나, 2012년 부분은 효력을 미칠 수 있다).
교섭창구단일화를 위한 교섭요구는 단체협약의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가능한데, 그 시점 전에 교섭창구단일화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 시점 이후 단체협약 만료일까지 신설되는 노조의 교섭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단체협약 만료일 이후 단체교섭 중에 설립된 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위 3개월의 제한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단체교섭 중에라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2011. 7. 1.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개시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2012. 5. 17. 가처분사건에서 1심의 판단이 항고심에서 번복되었고, 같은 해 7.경 가처분사건의 재항고심이 계속 중이었던 점에 비추어, 소외 노조는 항고심의 판단이 번복될 경우를 대비하여 다시 2012. 7. 3. 피고에게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위한 교섭요구를 한 것이라 보이므로, 위와 같이 재차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 다시 대표노조가 되었다는 사유만으로(더구나 H지회가 그 절차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소외 노조가 2011. 7. 1.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통해 얻은 대표노조의 지위를 포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상여금 삭감에 H지회와의 합의가 별도로 요구되는지
1차 합의서의 내용을 변경하여 2차 합의서의 내용으로 다시 합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1차 합의서는 이미 효력을 상실하였고, 실제 원고들의 상여금 삭감에 근거가 된 것은 2차 합의서이다.
따라서 1차 합의서가 유효하고 이를 원고들에게 적용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1차 합의서의 내용상 H지회와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고, 달리 상여금 삭감을 위해 피고가 H지회와 별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