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T, U, V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액'란 기재 각 해당액 및 이에 대하여 별지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 회생회사 주식회사 W의 관리인 X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W는 원고 T, U, V에게 별지 '청구액'란 기재 각 해당액 및 이에 대하여 별지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 중 피고 회생회사 주식회사 W의 관리인 X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W에 대한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AA그룹'은 건축·토목 등 분야의 설계·감리업 등을 주로 영위하는 기업집단으로서, 소속 법인인 피고 회생회사 주식회사 W의 관리인 X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W(이하 '피고 W'라 한다)와 Y(설립 당시 상호가 'AB'이었으나, 2002. 8.경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이하 'Y'라 한다), 주식회사 AC, AD 등으로 구성되어 그룹 차원의 건축설계 사업 및 건축관련 정기간행물 출간 사업 등을 영위하여 왔다.
피고 W는 1972. 7. 26. 설립되어 그룹 차원의 주요 설계·감리사업 등을 수주하여 왔는데(법인등기부상 '건축·토목·도시화공·전기수자원항만·상하수도 등 건설에 대한 조사계획 설계·감리진단 평가·감정 및 자문', '각종 전시계획 및 실내장식 설계와 감리', '해외기술설계 사업의 획득 및 조사계획 감리', '종합예술 월간지 및 단행본
발행업' 등이 목적사업으로 기재되어 있다), 1999. 5. 13. 위 회사와 유사한 사업을 목적(법인등기부상 '건축·토목·도시화공·전기수자원항만·상하수도 등 건설에 대한 조사계획 설계·감리진단 평가·감정 및 자문', '각종 전시계획 및 실내장식 설계와 감리', '건축물의 공사감리', '단지조성의 설계 및 감리' 등이 목적사업으로 기재되어 있다)으로 하여 Y가 설립된 바 있다.
원고들은 별지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AA그룹에 입사하였다. 당시 원고들은 AA그룹에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절차(모집분야가 '건축설계직' 내지 '건축/도시 설계직' 등임을 밝히는 외에 최종 입사하게 될 소속사를 특정한 바는 없다)에 응시하여 서류심사 및 면접을 거친 후 채용이 확정되었는데, 그 후 모두 Y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들은 별지 '퇴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Y를 퇴사하였는데, 각 퇴사일 직전인 2011년경부터 2012년경 사이에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하였으며, 퇴직금 또한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2013. 4. 경부터 같은 해 9. 경에 걸쳐 지방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진정하는 한편, 그 무렵 근로복지공단에 체당금을 신청하여 별지 '체당금수령액'란 기재 각 금원을 지급받기도 하였다.
한편 사업불황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피고 W와 Y는 법원의 회생절차 등을 밟게 되었는데, 피고 W의 경우 2013. 1. 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회합250호 결정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가 2014. 2. 28. 회생절차가 종결되었으며, Y의 경우 같은 법원 2013하합62호 결정에 따라 파산이 선고되었다. 한편 원고들은 Y에 대한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4. 4. 경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중 일부인 별지 '변제수령액'란 기재 각 금원을 재단채권으로 변제받은 바 있다.
원고들의 퇴사 당시 체불임금 및 퇴직금 등 전체 청산대상 금품에서 이후 체당금 명목으로 지급받거나 Y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위와 같이 변제받은 금원을 공제한 미수령 금원의 액수는 별지 '청구액'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1, 12, 25,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파산자 Y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청구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파산자 Y의 파산관재인은, '파산절차 진행 중 재단채권에 관한 소송은 그 존재의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소송만이 허용되므로, 위 피고에 대해 금전지급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나 파산채무자 소속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등 재단채권의 경우,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것으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5조, 제476조), 이 경우 재단채권자들은 파산채무자를 상대로 직접 이행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볼 것이어서(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30469 판결 참조),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신설 법인으로 설립등기를 마친 Y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설계업무 등을 수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가 제1, 4 내지 8,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Y는, ① 근로계약서 외에도 원고들과 연봉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그 명의의 계좌에서 임금뿐 아니라 중간정산된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 ② 원고들을 소속 근로자로 하여 국민연금의 사업장가입자로서 분담금을 납부하거나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 온 사실, ② 피고 W와는 별개의 정관을 마련하였고, 자본총액·종업원 수(2012년말을 기준으로, 피고 W 소속 종업원은 약 110명, Y 소속 종업원은 약 150명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주요 주주의 구성도 동일하지 않은 사실, ③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 피고 W와 금전거래 등을 한 사실, ④ 2005. 10. 26. 대한주택공사와 사이에 'AE'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고, 2008. 12. 4. 'AF' 회사와 사이에 'AG' 프로젝트(이하 'AG 프로젝트'라 한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단독 명의로 수차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Y는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일응 기업으로서의 실체와 외양을 구비하였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피고 파산자 Y의 파산관재인은 원고들(다만, 이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중 이미 소를 제기한 바 있어 이 사건에서 청구하지는 않는 원고 T, U, V은 제외)에게 미지급 청산금품인 별지 '청구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W에 대한 청구
당사자들의 주장 및 쟁점
원고들은, '비록 원고들이 Y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피고 W 또한 자신의 사업목적을 위해 원고들을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원고들과 묵시적인 근로관계를 형성하여 왔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원고들은 실제 '법인격 남용·형해화' 등을 언급하며,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Y가 아닌 피고 W와의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한편, Y에 대해서도 미지급 임금의 연대책임을 묻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에서 Y의 기업으로서의 실체 내지 독자성 유무보다는 피고 W와의(묵시적) 근로관계 존재 여부를 주된 쟁점으로 삼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하에서도 위 쟁점으로 범위를 한정하여 원고들 주장의 당부를 살피기로 한다}.
이에 대해 피고 W는, '원고들이 피고 W 명의로 수행되는 설계 프로젝트 등에 일부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특히 2008년경 이후 Y가 수주한 해외 설계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이미 완료한 프로젝트에 대한 수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 사무소가 존폐위기를 겪게 됨에 따라, 부득이 AA그룹 또는 피고 W가 수주한 프로젝트에 "협업" 방식으로 참여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일체의 계약을 의미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한편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근로계약의 개념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근로계약의 일방 당사자로서 해당 근로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게 되는 사용자가 반드시 1인으로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의 구체적인 인력운용·관리의 실태, 해당 사업의 수행에 있어 사용자들간 업무분담의 내용과 방식 등에 따라서는, 복수의 사용자가 공동사업주로서 실질적으로 단일한 사업단위를 구성함으로써 특정 근로자들의 노무를 일체로서 수령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공동의 책임하에 부담하게 될 경우도 얼마든지 상정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i) 피고 W 또한 일부나마 근로자 '혼재' 사실을 인정한 시기인 2008년경 이후 피고 W 소속 근로자들과 원고들을 포함한 Y 소속 근로자들이 AA그룹내 설계 프로젝트 업무수행 과정에 혼재되어 사용된 태양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ii) 인력의 활용 내지 노무수령의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위와 같이 확인된 AA그룹 소속 근로자들의 혼재 사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즉,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를 피고 W가 상시적으로 수령·사용하는 현상을 피고 W와 원고들간의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나타내는 징표로 볼 수 있는지), iii) 그리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Y가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주체로서 원고들과의 관계에서 일응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에서 나아가, 피고 W도 Y와 함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된다.
인정 사실
갑 제5 내지 10, 11 내지 24, 27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AA그룹 차원의 단일한 조직체계
AA그룹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W와 Y, 주식회사 AC, AD 등을 이른바 '계열사'로 두고 있었으나, 실제 업무들은 그룹 차원으로 편재된 단일한 조직체계에 의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즉 2012. 1.경을 기준으로, AA그룹은 X(피고 W의 최대 주주로서 회생절차의 관리인으로 선임되기도 하였다)을 대표, AH(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Y의 최대 주주이자, X과는 동서지간이다)을 총괄사장으로 하여, 그 산하에 '연구본부'(주식회사 AD가 이에 배속되어 출판업무를 담당하였다), '설계부문', 'CM 기술부문', '경영지원본부' 등을 두었는데, 그 중 '설계부문'은 다시 '도시본부', '건축1본부', 건축2본부' 등으로 나뉘어 설계·감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특히 '설계부문'의 위 각 파트는 다시 사장을 정점으로 하여 그 조직이 세부적으로 편재되었는데, 예컨대 '건축2본부'의 경우, 사장 아래에 소장을 중심으로 부소장, 팀장, 부팀장, 사원 등으로 구성된 3개의 설계소를 두었다.
한편 피고 W와 Y는 각 회사의 인사관리·재무회계 업무 등의 수행을 위해 자체에 담당 부서를 두는 대신 AA그룹내에 설치된 '경영지원본부'를 통해 해당 업무를 처리하였다.
피고 W와 Y 소속 임·직원들은 AA그룹 차원의 위 각 조직에 특별한 구분 없이 혼재되어 배치되었다. 특히 '설계부문'의 경우, '도시본부' 및 '건축1본부'의 사장(AI, AJ)은 피고 W 소속이고, '건축2본부'의 사장(AK)은 Y 소속인 반면, '도시본부' 산하 각 설계소의 소장들(AL, AM, AN)은 Y 소속, '건축1, 2본부' 각 설계소의 소장들(A0, AP, AQ, AR, AS, AT)은 피고 W 소속 직원들이었다. 그리고 '설계부문'을 전체적으로 볼 때(전체 근로자수는 약 140명 가량으로 파악된다), 피고 W와 Y 소속 근로자들은 그 수가 엇비슷하게 배치되었다. 그리고 '경영지원본부'에는 대부분 Y 소속 근로자들이 배치되어 근무하였다(특히 원고들은 위 부서 중 'AA연구소'에 소속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9명의 담당자 전원이 Y 소속 근로자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 W의 주장 또한 특히 인사관리·재무회계 파트와 관련하여 인사 담당자 1~2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Y 소속 근로자들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취지이어서, 그 차이가 별반 크지 않다).
종래 Y의 대표이사를 역임하였던 AJ, X, AI 등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피고 W의 대표이사 또한 역임한 바 있다. 또한 2011년 말을 기준으로, AA그룹 대표인 X은 피고 W의 전체 주식 중 약 56. 2%, Y의 전체 주식 중 20% 가량을 보유하였으며, X과 동서지간이자 AA그룹의 총괄사장을 역임하였던 AH은 Y 주식 80% 가량을 보유한 대주주였다.
AA그룹 소속 근로자들의 교차 활용
원고들을 포함한 Y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 W 소속 근로자들은 업체별이 아닌 AA그룹내 소속 부서 단위(예컨대 '설계부문 건축2본부 설계3소' 등)로 구획된 사무실을 공동으로 이용하였다.
또한 Y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W 명의로 수주된 설계 프로젝트 등의 수행 과정에 일상적으로 투입되었다.
예컨대 피고 W 명의로, i ) 2011. 12. 경 수주받은 '중앙 119구조단 대우청사 건립공사 설계용역'의 경우, 피고 W 소속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Y 소속 근로자들인 AU, AV 등과 함께 원고 D, E, K도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ii) 2011. 10. 경 수주받은 'AW'의 경우, 원고 J 역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iii) 2012. 6. 경 수주받은 'AX'의 경우, Y 소속 AY, AZ, BA과 함께 원고 H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한편 앞서 본 'AG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비록 Y의 명의로 위 프로젝트가 수주되긴 하였으나 실제 프로젝트의 수행 과정에서는 피고 W 소속 임·직원들이 다각도로 업무에 투입되었다. 즉, 피고 W 소속 근로자인 BB, BC, BD, BE 등도 위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는데, 이들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AA그룹 내지 피고 W 명의로 상대업체와 질의·응답을 주고 받거나 수금업무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임금지급 등 기타 인사관리의 실태
위와 같이 피고 W 명의로 수주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던 원고들을 포함한 해당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 W로 그 소속이 신고·처리된 가운데 업무를 수행하였고(반면 주식회사 AC가 공동으로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피고 W 등과 별도의 업체로 표기되었다), 그 과정에서 위 근로자들은 피고 W가 발급한 재직증명서를 발주업체 등에 제출하거나 피고 W 명의의 명함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한편 원고 K의 경우, Y로의 채용이 이루어진 직후인 2009. 1. 30. AA그룹 대표인 X 명의로 작성된 '사령장'에 따라 '건축3부문 설계2소'에서 근무를 실시하였다.
AA그룹은 2011년 이후 직원들에 대한 임금지급이 상당기간 지연되자, AH 명의로 그룹 소속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공문을 발송하여 어음결재 및 금융비용 결재 등으로 급여지급이 지연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한편, 그룹 차원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수금이 완료되는대로 나머지 급여를 지급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W는 적어도 2008년경 이후부터는 설계 프로젝트의 수주 명의만을 단독으로 하였을 뿐,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AA그룹 차원으로 조직된 소속 부서 및 직급 등을 기준으로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을 임의로 사용하여 왔고, 이는 Y로부터 필요한 인력을 파견 혹은 전출의 형식으로 지원받는 업체간 '협업'의 방식이 아니라, 피고 W 혹은 AA그룹 차원의 독자적인 필요와 계획에 따라 원고들로부터 직접 노무를 제공받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된다(Y 또한 같은 시기 자신 명의로 수주받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피고 W 소속 근로자들을 사용하기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 W와 Y는 사실상 '공동사업주'와 같은 유기적 관계에서 그룹 차원의 설계·감리업무 등을 일체로서 수행하였던 셈이다).
따라서 피고 W는 2008년경부터는 Y와 함께 공동사업주로서 원고들에 대하여 임금 등의 지급책임이 있다(원고 A, F, H, I, S의 경우 2008년 이전에 Y에 입사하였으나, 임금 부분은 모두가 2011년부터 비로소 발생한 것들인 데다가, 퇴직금 부분 또한 앞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 W가 2008년 이전 근무기간을 포함하여 위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X은 피고 W와 Y에 대한 상당 비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자(AH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AA그룹의 대표 및 피고들의 대표이사를 역임하였던 자로서, AA그룹 차원의 프로젝트 수주 및 구체적인 업무진행 방식에 대해 상당한 결정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다(갑 제16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X 스스로도 직원과의 대화 내지 이메일 등을 통해, '피고 W와 Y는 조직·경영·인사상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으며, 최종적인 결정권은 본인에게 있다'는 취지를 언급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AA그룹의 경우, 외부로부터의 설계 프로젝트 등을 소속 업체 각자의 명의로 수주받을 뿐, 프로젝트를 수주·실행하는 구체적인 과정에서는 X을 중심으로 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따라, '건축본부' 내지 '설계소' 단위로 배치된 근로자들이 소속 업체의 구분없이 투입되어 왔다.
한편 위와 같이 AA그룹 소속 근로자들이 혼재되어 사용되는 과정에서, 피고 W 측이 자신의 명의로 수주받은 프로젝트에 투입될 인원의 규모 및 사용시기 등을 정하여 그 허용 여부를 Y측에 정식으로 문의하였다거나, Y측에서 위와 같은 인력투입의 내용에 대해 내·외부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즉 Y는,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피고 W 내지 그룹 차원의 자유로운 인력배치 및 활용을 양해하거나 이를 포괄적으로 승인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 W와 Y가 각자의 명의로 수주받은 프로젝트에 대한 용역대금 등의 배분방안에 대하여, 상호 이를 구체적으로 협의하거나 내부적으로 적용될 분배기준을 논의·수립한 정황 또한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 W는, Y를 거래처로 하여 그 명의로 작성한 '매입매출장' 및 '거래처원장' 등(을가 제8호증)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i) '매입매출장'의 경우, Y 명의로 수주받은 'AG 프로젝트'의 설계용역비 중 일부를 피고 W가 Y에 지급하는 형식(피고 W가 Y의 용역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어, 용역계약의 체결 형식과 업체간 대금의 수수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ii) '거래처원장'의 경우, 그 대부분의 항목이 '선급금' 및 '선급금 일부 회수'로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 W의 주장과 같이 프로젝트의 수행 과정에서 Y로부터 정식의 용역을 제공받았다면, 그 항목을 굳이 '용역대금'이 아닌 '선급금'으로 기재할 이유가 없으며, 한편으로 피고 W 소속 직원들인 BF, AT 등에 대한 출장비 등까지 Y와의 거래내역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갑 제31호증의 기재 등에 의하여 인정된다) 등을 감안하여 볼 때, 그 기재내용이 기업운영의 실체와 부합할 개연성에 의문이 든다. 그리고 피고 W와 Y는 위와 같은 자료들 외에, 업체간 수익배분이나 비용분담이 이루어진 내역 등 실제 회계관리가 회사별로 독자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 W와 Y가 회계상으로도 엄격히 분리되어 운영되지 않았다는 정황으로 볼 여지가 크다.
한편 AA그룹내 인사관리·재무회계 업무 등을 담당하는 부서인 '경영지원본부'의 담당자들은 대부분 Y 소속이며 특히 재무회계 담당자는 전원 Y 소속 근로자들로 이루어졌던바, 이들이 소속 업체인 Y의 인사 및 회계업무만을 엄격하게 분리하여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그룹 전체의 재무회계 등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AA그룹 차원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수행 대가로 회수할 기성금을 통해 피고 W와 Y 소속 근로자들의 체불임금을 변제하려 하였던 것은, 피고 W와 Y는 해당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명의자가 누구인가와는 관계없이 그로부터의 기성금을 각 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 등을 위한 공통의 재원으로 활용하여 왔음을 뒷받침한다('AG 프로젝트'의 경우, 계약은 Y 명의로 체결되었으나, 실제 수금업무 등은 피고 W를 포함한 AA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였음은 이미 보았다).
Y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임금지급, 퇴직금정산 및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그 명의로 하였다고 할지라도, 이는 위 사무소가 별도의 법인격을 갖춤에 따라 뒤따르기 마련인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에 있어서는 피고 W 또한 자신의 사업상의 필요 내지 그룹 차원의 방침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Y 소속 근로자들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여 왔다고 평가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T, U, V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별지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로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원고 T 등 3인은 이미 Y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바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에서 청구하지는 않고 있다), 피고 W는 원고 T, U, V에게 별지 '청구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별지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같은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 W에 대한 회생절차가 이미 종결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들이 위 피고를 상대로 구하는 임금 등 채권은 이른바 공익채권으로서 채권의 신고 여부나 절차의 종결 여부 등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그 지급을 구할 수 있다).
다만 재단채권에 기하여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해 개별적으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2007. 7. 12.자 2006마1277 결정 참조), 피고 파산자 Y의 파산관재인에 대한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가집행의 선고를 붙이지 않기로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