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고,
신청인들이 'B 편집국'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신청인들이 'B 신문기사 작성 · 송고 전산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피신청인이 제1항 기재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그 위반행위의 상대방인 신청인에게 위반일수 1일당 20만 원씩을 지급하라(복수의 의무위반행위가 있더라도 그 의무위반 행위가 있는 날 1일을 통틀어 위 위반일수 1일로 본다).
제1 내지 3항은 신청인들이 피신청인을 위한 담보로 3,000만 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신청인들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피신청인은 종합일간지 'B'를 발행하는 회사이고, 신청인들은 피신청인 소속 기자들이다.
피신청인은 2013. 6. 15.경부터 신청인들이 'B 편집국 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막고 있고, 신청인들이 "B 신문기사 작성 · 송고 전산시스템('기사집배신'이라고도 하는데, 이하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이라 한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한편, 피신청인은 그 무렵 신청인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제공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의 작성을 요구하였으나, 신청인들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신청이유의 요지
피신청인이 2013. 6. 15.경부터 신청인들에 대하여 B 편집국 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막고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는 '직장폐쇄'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직장폐쇄는 선제적 · 공격적인 조치로서 위법하므로, 피신청인의 위 직장폐쇄 조치는 신청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직장폐쇄 성립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6호에서 직장폐쇄를 사용자의 쟁의행위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직장폐쇄'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그 근로제공의 수령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를 전제로 하여 보건대, 신문기자인 신청인들의 주요 업무는 취재를 통하여 신문기사를 작성하여 이를 제공하는 것인데, 피신청인이 그 소속 기자들의 대부분인 신청인들에 대하여 B 편집국 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막거나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는 신청인들의 신문기사 작성 · 제공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므로 이로써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의 근로제공을 집단적으로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이 사건 심문 절차 등에서 신청인들이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청인들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절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신청인들을 피신청인의 사업장에 출입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므로(소갑 제2호증의2, 피신청인의 2013. 6. 18.자 답변서 제6면), 피신청인은 스스로 신청인들로부터 근로제공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조치는 직장폐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직장폐쇄의 위법 여부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태도와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 행위와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만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두1097 판결, 대법원 2010.1. 28. 선고 2007다76566 판결 등 참조). 또한, 노동조합법 제46조 제1항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우선 피신청인의 직장폐쇄는 그 노동조합인 'C노동조합 D 지부'(이하 'E 노조'라 한다)의 구체적인 쟁의행위가 개시되기 전에 이미 행해졌다는 점에서 노동조합법 제46조 제1항에 위반된다. 나아가, ① 신청인들이 B 편집국 사무실을 점거하여 사용자 측의 출입을 통제하였다거나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피신청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가담하였다고 볼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피신청인이 선제적으로 신청인들의 편집국 사무실과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점, ② 피신청인은 E 노조와 사이에 회사의 재정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 왔으나(E 노조는 2013. 4.경 피신청인의 사주인 F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하였다), 신청인들 모두가 E 노조의 구성원은 아닐 뿐만 아니라, 신청인들이 장래의 구체적인 쟁의행위에 가담할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직장폐쇄조치를 단행한 점, ③ 피신청인의 직장폐쇄 조치로 인하여 신청인들은 신문기사 작성에 관한 어떠한 업무에도 종사하지 못하고 있는 점 및 ④ 기타 피신청인이 직장폐쇄 과정에서 취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신청인의 위 직장폐쇄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을 벗어나 신청인들을 사업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의 선제적, 공격적인 것으로서 정당성이 결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위 직장폐쇄 조치는 위법하다.
피신청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요지
신청인들은 피신청인의 편집국장에 관한 인사명령을 거부하면서 신문제작에 관한 피신청인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확약서 작성을 거부한 피신청인 소속 기자들은 피신청인의 정당한 지휘 · 명령에 따를 의사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피신청인은 그 소유권과 경영권의 침해를 방어하기 위하여 그러한 기자들에 한해서만 편집국 사무실에 출입하거나 신문기사 작성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였을 뿐이고, 피신청인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려는 기자들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피신청인은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고, 신청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바가 없다.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피신청인은 2013. 5. 1.경 편집국장이었던 G을 'H단장'으로 전보하고, 편집국부국장(사회부 부장)이었던 I를 '편집국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한편, 피신청인은 2012. 5. 8. E 노조와 사이에 '편집강령규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였는데(소갑 제7호증), 그중 편집국장 임명에 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8조(신임절차)
인사권자가 편집국장을 임명하고자 할 때는 5일 전에 내정자를 조합과 평의회에 통보한다.
해당 편집국 평의회는 5일 이내(신문 휴간일 제외)에 1회 이상의 공청회 및 토론회를 개최한 뒤 편집국원의 의사를 묻는 임명 신임안을 발의, 투표를 실시한다. 평의회는 위원 전원일치의 평결로 투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평의회는 투표 결과를 즉시 인사권자에게 통보한다. 신임안의 부결통보가 있는 경우 인사권자는 10일 이내에 재임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피신청인이 I를 새로운 '편집국장'으로 전보한 데 대하여, 2013. 5. 7.부터 같은 달 8.까지 사이에 위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 따른 투표가 실시된 결과 그 편집국장임명신임안이 부결되었다(소갑 제12호증의1 내지 3).
판단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신임 편집국장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임명 5일 전에 편집국장 내정자를 조합('E노조'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과 평의회(피신청인 산하 '편집제작평의회'를 말한다)에 통보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그 편집국장 신임안에 대한 투표가 실시되어야 하며, 그 투표 결과 그 임명신임안이 부결된 경우에는 피신청인은 다른 사람을 편집국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이러한 편집국장 임명 절차에 따라 I의 편집국장 선임에 대한 투표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위 신임안이 부결되었으므로, I가 피신청인의 편집국장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기록상 피신청인이 위 편집국장 임명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편집국장을 임명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그런데, 피신청인이 신청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을 요구한 것은, 이 사건 확약서의 문언 및 그 작성요구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피신청인이 신임 편집국장을 선임하기만 하면 그 편집국장의 지휘에 따르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신청인의 이 사건 확약서 작성 요구는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요구이므로, 신청인들이 그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신청인의 정당한 지휘 · 명령을 거부할 의사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설령, 신청인들이 신문제작에 관한 피신청인의 정당한 지휘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있다거나, 이에 따르지 않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신청인이 그러한 사유를 들어 신청인들에 대하여 적정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신청인이 신청인들에게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는 것은 신청인들의 내심의 의사를 외부로 표출할 것을 강제함으로써 신청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정당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신청인이 신청인들의 편집국 사무실 출입을 막고 신문기사 작성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일련의 조치는 그 경위, 목적, 수단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청인들이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직장폐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그 직장폐쇄 조치가 적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신청인이 신청인들의 편집국 사무실 출입을 막고 신문기사 작성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것은 위법한 직장폐쇄에 해당하므로, 피신청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청인들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청인들이 피신청인에 대하여 인격적 법익의 침해 중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음이 소명된다.
나아가, 피신청인이 신청인들을 신문기사 작성 업무에서 배제함으로써 이 사건 가처분결정일 현재 B 신문의 발행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중대한 저해 요소가 된다. 나아가 피신청인은 오히려 신청인들이 부당하게 근로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력기자를 채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소갑 제18호증), 이 사건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신청인들로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반면 피신청인으로서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신청인들이 피신청인의 정당한 지시나 명령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경우에는, 그 개별 비위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따라 적정한 징계처분 등을 함으로써 신청인들에 대하여 피신청인의 신문발행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할 충분한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문 제1, 2항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발령할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고, 이 사건 가처분 심문 단계에서 드러난 피신청인의 의사나 태도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피신청인의 의무위반행위에 대비한 간접강제결정을 명할 필요성도 소명된다(간접강제금액은 그 위반행위의 상대방인 신청인에게 위반일수 1일당 20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되, 복수의 의무위반행위가 있더라도 그 의무위반행위가 있는 날 1일을 통틀어 위 위반일수 1일로 본다).
다만, 신청인들은 피신청인이 직장폐쇄를 풀어야 한다는 취지의 신청취지 제1항 기재와 같은 가처분의 발령도 구하고 있으나, 주문 제1, 2항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발령하는 이상 별도로 그와 같은 가처분을 발령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7. 8.
판사 강형주(재판장) 이봉민 이하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