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2. 11. 선고 2014가합5586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경비용역계약의 체결

1)

미합중국은 경쟁 입찰을 통해 적격자로 선정된 업체와 사이에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업체로 하여금 서울 용산구, 동두천시, 부산 등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각 지역대의 초소 경비 등을 담당토록 하였다(이하 계약체결 주체를 당사자들이 편의상 부르는 바에 따라 '주한미군'이라 한다). 이에 따라 2006. 9.경부터 2011. 11.경까지 주식회사 조은시스템이, 이후 영국계 보안업체인 주식회사 G4S(이하 'G4S'라 한다)가 각각 주한미군과 사이에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여 부대의 초소 경비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2)

그런데 G4S가 위와 같이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노사 간의 갈등이 발생하여 위 회사에 소속된 일부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경비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에 주한미군은 G4S와의 경비용역계약을 해지하고 2012. 4.경 새로운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공고하였다. 그 결과 피고가 용역업체로 낙찰되어, 같은 해 9. 7. 주한미군과 사이에 경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되었다.

나.

근로계약서의 작성

1)

피고는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체결된 직후 원고들을 포함한 경비용역 업무 희망자들(그중 상당수는 G4S 소속 근로자로서, 당시 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던 중에 있었다)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주한미군 경비보안 직책 수행을 위한 피고에의 입사를 동의합니다', '근로계약서는 입사후(2012. 11. 8. 이후) 작성할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명기되어 있다}에 서명을 받아 주한미군 측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당시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수행하기 위한 적정수의 인력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였던 주한미군 측이 근로자의 서명이 포함된 계약서 형식의 서면('signed contracts')을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청함에 따라, 피고는 2012. 10.경 위와 같이 입사지원서를 작성한 자들을 상대로 재차 근로계약서를 제출받았다(그중 제4항 '임금'란은 임금내역을 ① 기본급, ② 야간수당, ③ 국공휴수당, ④ 주휴수당, ⑤ 연차수당, ⑥ 교육수당, ⑦ 어학수당, ⑧ 벽지수당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한편 해당 근로계약서에는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만 서명하였다. 이하 '1차 근로계약서'라 한다). 그리고 1차 근로계약서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피고 측이 마련한 직급별 급여호봉표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2)

피고는 2012. 11. 7. 각 지역대장에게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자들 중 A, B, C 등 일부 인원을 근로계약 제외 대상으로 정하였다고 통보하고, 해당 당사자들이 제출한 1차 근로계약서를 반송처리하였다. G4S 소속으로 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근무하면서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제출하였던 자들 중, 피고가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근로자들은 86명(672명 중 나머지 586명과는 아래와 같이 2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에 이른다.

3)

한편 피고는 2012. 11. 8.부터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따른 초소 경비업무 등을 실시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3. 1.경 직급별 급여호봉표를 수정하고, 위 급여호봉표를 반영한 근로계약서(다만 작성일자는 소급하여 2012. 11. 8.로 하였고, 피고 대표이사의 직인도 날인되었다. 이하 '2차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근무자들로 하여금 다시 작성·제출토록 하였다.

2차 근로계약서는 제5항 '임금'란에서 임금항목을 ① 기본급, ② 심야수당, ③ 국공휴수당, ④ 주휴수당, ⑤ 연차수당, ⑥ 안전수당으로 구분하였는데, 1차 근로계약서와 비교할 때, 직급별로 기본급 총액 30,000원이 삭감된 대신 동액의 안전수당이 신설되었고, 교육·어학수당이 폐지된 대신 국공휴수당이 일부 증액되었다(그 결과, 2차 근로계약서 작성을 전후한 월 임금총액에는 변동이 없었다).

4)

그런데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자들 중 약 70여명이 2차 근로계약서의 제출을 거부하자, 피고는 2013. 1. 18. 본부장 명의로 "금번 근로계약서 재작성 및 급여테이블 조정과 관련하여 직원 여러분들이 우려하고 있는 사항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과 비교하여 최종 지급 급여가 달라진 것은 없으며, 이로 인한 직원들의 불이익은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지문을 게시하는 한편, 해당 인원들에 대해서는 급여 지급일(18일)이 경과하도록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나머지 인원들 또한 모두 2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고는 그 직후 위 인원들에게 당월분 급여를 지급하였다.

다.

임금협약의 체결

피고와 주한미군CGS노동조합(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근무하는 경비직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으로서, 원고들은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다)은 2014. 3. 14. 2차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항목과 동일한 임금항목을 기준으로 2014년도 임금을 총액 대비 4.1%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잠정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는 종래 직급과 무관하게 월 61시간분 고정 야간근로시간을 인정하였으나, 노동조합과의 위 임금협약 당시 근무부장의 경우 월 80시간, ER 직급의 경우 월 75시간, NER 직급의 경우 월 55시간의 야간근로시간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야간근로수당을 차등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3 내지 5, 7 내지 9,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 여부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피고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직급별 급여호봉표를 제시하며 원고들로 하여금 해당 항목별 금액을 그대로 근로계약서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그 기재 내용에 따른 근로계약이 확정적으로 체결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돌연 원고들에게 2차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한 후, 그에 따라 매월 임금을 지급하였다.

그 결과, 원고들은 1차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와 비교하여 기본급이 30,000원 삭감되는 한편 어학·교육수당 및 벽지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다만 폐지된 어학·교육수당의 경우, 그중 일부가 기존의 국공휴수당에 포함되었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그 성질상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할 어학·교육수당 및 벽지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을 기초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주휴 및 연차수당 등 각종의 법정수당을 지급받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피고는 2차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 이전에도 이와 같이 기본급만을 기초로 하여 법정수당을 산정·지급하였다).

(2)

그런데 직급별 급여호봉표와 함께 작성된 1, 2차 근로계약서 또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담고 있어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가 정하는 바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혹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셈이 된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2차 근로계약서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삭감·폐지된 기본급 내지 어학·교육수당 상당액과 어학·교육수당 및 벽지수당까지를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에서 이미 지급한 해당 수당액을 공제한 차액의 합계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적정인력 확보를 통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원활하게 수행되기를 희망하였던 주한미군 측의 요청에 따라 단지 해당 인원들의 근로의향을 확인할 목적으로 원고들과 사이에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이어서, 1차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근로계약이 확정적으로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1차 근로계약서 작성의 법률상 의미

피고가 원고들과 사이에 2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1차 근로계약서 작성을 통해 기왕에 형성되어 있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원고들이 앞서와 같이 피고가 교부한 1차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행위의 법률상 의미가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본 사실과 을 제1, 6, 16 내지 19, 23 내지 26호증, 증인 D의 증언을 포함한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로서는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될 2012. 11. 8. 이후부터의 원고들의 근로의향을 확인·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도록 하였다고 보일 뿐, 나아가 이로써 원고들과 사이에 형성될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확정적 의사를 표명하였다고는 평가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는 1차 근로계약서가 아닌 2차 근로계약서를 통해 비로소 임금 등 근로조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청약하였고, 원고들이 2차 근로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그에 따라 근로관계가 확정적으로 성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는 입찰을 통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2012. 9. 27. 앞서와 같이 입사지원서상에 원고들을 포함한 인원들의 서명을 받아 이를 주한미군 측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위 입사지원서에 기재된 내용('근로계약서는 입사 후인 2012. 11. 8. 이후 작성할 예정')을 통해 알 수 있듯, 피고는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경비용역업체인 G4S로부터의 업무인수 준비기간(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체결된 2012. 9. 7.부터 약 2달 간)을 거쳐 2012. 11. 8.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초소 경비업무 등에 실제 해당 인원들을 투입하기 이전에는 이들과 사이에 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한미군 측이 입사지원서에 더하여 해당 인원의 향후 근무를 담보할 수 있는 계약서 형식의 서면을 가급적 신속하게 제출하여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피고로서는 예상치 못하였던 업무를 급박하게 처리하여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원고들을 포함한 위 입사지원서 서명자들이 대부분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의 각 지역대에 나뉘어 근무중이었던 점, 피고가 당시 활용가능한 관리인력의 현황 및 위와 같이 주한미군 측의 요청이 있은 후 1차 근로계약서를 제출받기까지 소요된 시간 등 제반 사정을 더하여 볼 때, 피고가 2012. 10.경 1차 근로계약서상에 구체적인 임금항목 내지 기타 근로조건의 내용을 확정적으로 마련하여 원고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으리라 판단된다.

나)

피고는 2012. 11. 7.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인원들 중 약 80여명과는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던바, 이는 만일 피고가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인원들과 확정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생각하였다면 취하기 어려웠을 조치로 평가된다(결국 피고로서는 이러한 일부 근로계약 체결 거부를 통해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인원들 중 원고들을 포함한 상당수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의 의사를 비로소 분명히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피고로부터 위와 같이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당한 일부 인원들(A, B, C)은 피고를 상대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피고에 대한 입사지원서에 갈음하여 1차 근로계약서를 등기우편으로 제출하였다'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가 입사지원서 내지 1차 근로계약서를 제출받은 인원들 중 원고들을 포함한 상당수는 당시까지도 G4S 소속 근로자로서 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던 상태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을 포함한 해당 인원들은 1차 근로계약서 작성 시점에는 G4S와 여전히 근로계약 관계에 있었던 탓에, 피고는 물론 원고들 스스로의 입장에서도 피고와 사이에 중복하여 확정적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의사까지는 갖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존재한다.

다)

특히 피고에게 제출된 1차 근로계약서들 중에는 개별 임금항목을 공란으로 둔 채 월 임금 총액만을 기재하거나 임금 총액조차 기재하지 않은 것들도 상당수에 이른다(피고는 그와 같은 취지로 약 170여명이 서명한 근로계약서를 이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해당 인원들에 대해서는 구체적 임금항목 내지 항목별 액수 등 근로조건이 2차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통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달리 직급별 급여호봉표가 제시되었다는 이유만으로는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위 급여호봉표 기재와 같은 내용의 근로조건이 묵시적으로나마 합의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직급별 급여호봉표상의 금액을 그대로 기재하여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다'라는 취지의 앞서 본 원고들의 주장도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피고가 교부한 1차 근로계약서의 이같은 특성과 함께, 위 근로계약서에는 정식의 계약서라면 응당 구비되어야 할 사용자인 피고 측의 날인조차 되어 있지 않았던 점(이와 달리 2차 근로계약서에는 피고 대표이사의 직인이 날인되었다)을 고려하면, 당시 임금 항목이 공란으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당사자들로서는 피고가 근로계약을 확정적으로 성립시킬 의사로 자신들에게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도록 하였다고는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을 포함하여 종래 주식회사 조은시스템, G4S 등과 정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초소 경비업무 등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였을 것이다).

라)

피고는 입사지원자들에게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도록 할 당시까지도 기존 경비용역 업체에서의 근무경력이나 어학 자격요건 등과 같이 해당 인원들의 직급 등 임금수준을 정하기 위한 요건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한 인원들 중 정식 근무 이후 피고로부터 부여받게 될 직급 등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일부의 경우, 직급별 급여호봉표에 따라 스스로 임금 총액 및 항목별 액수까지를 기재하였을 여지가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향후 피고 측의 확인작업이 뒤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 인원들이 위와 같이 1차 근로계약서에 임금 항목별 액수 등을 기재하였더라도, 이는 향후 적용받게 될 근로조건을 단순히 기대 혹은 예상한 것에 불과하여 그에 대해 특별한 법률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사정은 입사지원자들 중 일부가 1차 근로계약서와 함께 피고로부터 교부받아 작성한 '확약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즉, 위 확약서에 기재된 '임금산정시 G4S 등 근무 당시 적용된 호봉을 허위로 기재할 때에는 근로관계를 해지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문언은, 기존 용역업체에서의 근무경력 등이 피고의 임금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요소가 된다는 점과 함께, 피고가 당시 이러한 내역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피고는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실제 근무인원들을 투입한 2012. 11.경부터 경력증명서 등을 제출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3)

법정수당 차액분 등의 지급의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2차 근로계약서 작성을 통해 비로소 임금 등 근로조건이 확정적으로 정하여졌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2차 근로계약서 작성으로 인해 기존의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을 전제로 삭감된 기본급 및 어학·교육수당의 지급을 구하고, 나아가 폐지된 어학·교육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추가하여 재산정한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과 이미 지급한 해당 수당과의 차액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나.

기타 수당의 지급의무

1)

'가드마운트' 시간 부분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가드마운트 시간은 근로시간으로서 정식의 근무시작 전 최소 20분, 근무종료 후 10분이 소요되었음에도 피고가 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가드마운트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시간은 원고별로 제각기 다를 뿐만 아니라 그에 관하여 안전수당 외 추가로 지급할 금원도 없다'라고 주장한다.

나)

근로시간 해당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또한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갑 제4, 7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주한미군 각 지역대에서 초소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경우 담당 초소 등에 따라서는 배치된 초소로 이동하거나 그로부터 복귀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이들의 근무교대를 전후하여 총기점검이나 차량검색 등 업무관련 교육 등이 이루어지기도 한 사실, 한편 위와 같은 이른바 '가드마운트' 시간에 제때 참여하지 못한 근로자들은 경우에 따라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취지의 경위서 등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가드마운트 시간은 본래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이루어진 일종의 작업준비시간과 같은 실질을 갖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이를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피고가 총기점검 및 초소배치 등 가드마운트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제반 업무의 대가 명목으로 안전수당을 지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

수당지급 의무의 존부

(1)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가드마운트 시간에 상응하는 임금 및 그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나 앞서의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에 소속되어 초소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근무교대에 따른 초소로의 이동 및 총기점검 등이 필요적으로 수반되는지 여부와 그에 소요되는 구체적 시간은 주한미군 각 지역대 혹은 동일한 지역대 내에서도 개별 초소별로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아 보이는 점, ② 비록 주한미군 측이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상대방인 피고에게 근무교대를 전후하여 총기점검 내지 각종 업무관련 교육 등을 실시할 것을 요청하긴 하였으나, 마찬가지로 위 요청사항이 업무수행 현장에 그대로 반영되었는지 여부와 교육 등에 소요된 구체적인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실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에 놓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원고별 가드마운트 시간을 구체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한편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매월 지급한 연장·야간근로수당의 기초로 삼은 시간수가 가드마운트 시간을 제외한 실제의 연장·야간근로시간을 초과하였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피고가 가드마운트 시간에 대해 매월 원고들에게 지급한 안전수당을 초과하여 추가로 지급할 금원이 존재하는지와 그 정도 또한 확정할 수 없게 되었다.

(2)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결과적으로 이유 없다.

2)

추가 야간근로수당 부분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4. 3. 체결된 임금협약을 통해 알 수 있듯, 원고들 중 근무부장 직급의 경우 적어도 월 80시간, ER 직급의 경우 월 75시간의 야간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위 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이전까지 월 61시간분의 야간근로수당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시간을 초과하는 야간근로에 대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한 야간근로수당은 포괄약정임금에 해당하므로 추가의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나아가 원고별로 행한 야간근로시간 역시 제각기 다르다'라고 주장한다.

나)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여부

(1)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앞서 본 사실과 갑 제2, 6, 10호증, 을 제8,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따른 초소 경비업무 등의 내용과 성격에 비추어 일정 시간수의 야간근로 등이 당연히 예상되긴 하나, 피고는 매월 일응의 시간수를 기준으로 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성격의 제수당을 명백히 구분하여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던 점, ② 피고는 원고들의 실제 야간근로시간을 측정하여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계산상 번거로움'을 앞서와 같이 고정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게 된 경위 중 하나로 설명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원고들의 실제 야간근로시간은 월 평균 58시간 정도이므로, 월 61시간분의 고정 야간근로수당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 부분 추가수당 지급청구의 기각을 구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감시·단속적 업무 등과는 달리 원고들의 근로시간, 특히 실제의 야간근로시간의 경우 이를 산정하는 것이 일응 가능하다고 보이므로, 원고들에 대한 야간근로수당은 피고가 임의로 정한 고정 시간수가 아닌 근로기준법상의 기준에 따라 산정·지급되어야 한다.

다)

수당지급 의무의 존부

(1)

따라서 원고들이 실제 행한 야간근로시간이 월 61시간을 초과한다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에게 초과 야간근로분에 상응한 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가드마운트 시간과 관련하여 살펴 본 것과 마찬가지로, 갑 제4,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이 청구기간 동안 매월 61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지 여부, 즉 적어도 근무부장 직급의 경우 월 80시간, ER 직급의 경우 월 75시간 상당의 야간근로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별 야간근로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원고들은 2014. 3.경 체결된 임금협약에 따라 상향조정된 해당 직급의 고정 야간근로시간수를 그 이전의 청구기간 동안 원고들이 실제로 행한 야간근로시간의 기초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상향조정된 고정 야간근로시간수가 개별 근로자들의 야간근로 실태를 정확히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별로 상이한 야간근로시간을 단지 직급을 단위로 평균적으로 반영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며, 나아가 실제 근로실태와는 무관하게 실질적인 임금상승 효과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아, 해당 시간수를 곧바로 원고들 각자의 실제 야간근무시간수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2)

결국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성준규 이정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