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5. 12. 선고 2014나65464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위임계약 등의 체결

(1)

피고는 우리금융지주사 산하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적으로 지점을 두었다.

(2)

원고는 2008. 2. 1. 피고와 위임계약 체결을 한 후 몇 차례 위임계약을 갱신하면서 2011. 10. 31.까지 피고 회사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임계약서」

○

(제1조) 원고는 피고가 위임하는 채권 추심 및 신용조사, 채권수임과 이에 수반되는 사무를 맡는다.

○

(제3조) 원고는 위임계약 체결 이후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업무를 할 수 없다.

「위임직 운용규정」

○

(제12조) 피고는 위임직에게 위임업무 수행활동에 필요한 제자료를 제공하며 사무실, 전화, O/A 기기 등 제시설도 이용하게 할 수 있다.

○

(제15조) 수수료의 종류, 지급기준, 지급일은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

○

(제16조) 다음 각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1.

본 규정 제3장 위임직의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경우

5.

위임업무의 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불법부당한 채권추심행위로 인한 민원을 야기하여 위임직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

위임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에는 10일 전에 구두 또는 서면으로 통지한다.

나.

근무형태의 관리

(1)

원고는 서울 중구 만리동1가 38번지 소재 우리은행 건물 4층 사무실(이하 '만리동 지점'이라 한다)로 매일 출근하였는데, 원고는 우리파이낸셜전담팀에 소속되어 우리파이낸셜 주식회사가 피고에게 추심을 위탁한 채권의 추심업무만 전속적으로 담당하였다. 만리동 지점에는 부서장 이하 관리팀장, 행정팀 2명, 추심원들 30명 정도가 함께 근무하였다.

(2)

원고는 통상 오전 9시경 사무실에 출근하여 오후 6시경 퇴근하였는데, 행정팀 직원은 매일 출근한 채권추심원들을 확인하고 자리배치도에 출근 여부를 표시한 후 이를 팀장에게 보고하였다.

(3)

원고가 외근이나 출장을 갈 때는 사전에 팀장에게 보고를 한 후 시행하였고, 방문보고서를 작성하였다. 현장에서 곧바로 퇴근할 때는 반드시 유선보고하도록 하였다. 다만 피고는 집중근무시간(오전 9시~11시, 오후 2시~4시)을 설정하여 특별한 일 없으면 위 시간대 사무실에서의 이탈을 금지하고 준수하도록 강조하였다.

(4)

원고는 피고가 부여한 아이디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할당된 채권과 관련된 신용정보를 조회한 후 채권회수방법이나 순서를 결정하여 채무자 재산조사, 소재탐지 등 계약상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법적조치나 감면 등이 필요한 경우는 기안서를 작성하여 피고의 결재를 받았다.

다.

직원들 실적관리

(1)

피고 회사는 2009. 5.경부터 Cut-Off제가 시행된다는 공고를 각 지점에 발송하였는데, 그 기준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실적 중 전국 하위 10명 기준에 2회 해당할 경우 위임계약을 해지하고, 이때의 실적은 원금회수율 수준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이는 채권추심원들의 실적과 연동하여 추심원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할 수 있음을 고지한 것이다.

(2)

그 이외 지점 자체적으로도 Cut-Off 기준을 운영하였는데 원고가 속한 전략영업부 파이낸셜팀에서는 보유 건수 대비 교섭등록건이 월 100% 미만인 사람은 실장과 협의하여 해촉될 수도 있고, 법조치(동산집행, 차량인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여 담당자 별 월 1건 이상 동산 집행을 실시하지 못하면 해촉될 수 있다는 기준을 공고하였다.

(3)

피고는 채권 회수 실적 및 관리현황, 회수실적 관리 및 교섭등록 관리 대장, 현장실사 관리 대장, 법조치 진행 및 의뢰 관리 대장 등을 작성하여 관리하였고, 이를 대부분 전산화하였다. 피고는 매일, 매월의 목표량을 설정하여 환기시키면서 추심원들에게 그 달성을 독려하였고 특히 은행으로부터 향후 더 많은 채권추심업무의 위임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수임한 채권의 추심률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마감시한까지 추심실적 상승을 위한 연장·휴일 근무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4)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매월 추심 대상 채권을 배분할 때 전월의 실적을 기준으로 차등하여 배분하였고, 이를 근거로 내부 이메일로 개인목표를 달성할 것을 지속적으로 독려하였다.

라.

직원들 보수 및 비용부담

(1)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은 고정급 없이 근무기간 동안 목표달성율 등에 따라 정해진 수수료율로 계산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2)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 전화기 등 사무집기 및 비품을 제공하고 우편요금, 주민등록등·초본이나 부동산등기부등본 발급비용, 사무실 전화사용료 등 각종 비용을 보전해주었다.

(3)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피고는 원고 등 채권추심원들의 수수료 소득에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내지 10호증, 제12호증의6 내지 29, 갑 제14, 16호증, 을 제1호증, 46, 47, 5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적용하지 아니하였으며, 실적과 연관한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한 적도 없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촉계약과 그 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3.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소속직원들에 대한 관리행위는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서 위임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고 관리하기 위한 합리적 조치의 선을 넘어서 원고를 종속적인 관계에 두어 지속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것이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그러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옳다.

(1)

피고는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실질적으로 통합 관리하였고,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적극 해촉을 고려하고, 수시로 실적 증진을 독려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로서는 해촉대상자로 지정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업무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활동 내역을 전산화하여 관리하였고, 사무실을 벗어나는 외근이나 출장시 사전·사후에 반드시 보고를 하도록 하여 근무 형태를 관리하였다.

(3)

원·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나 위임직 운영규정에는 업무수행방법이나 금지사항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위촉계약해지 사유로 기재되어 있다.

(4)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피고가 정한 방식으로 계산된 수수료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볼 수 있다. 원고에게 위 수수료를 제외한 다른 대체 생계수단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원고가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의 업무수행 방식이나 그에 대한 피고의 관리실태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4.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1년 이상 피고 소속 영업직 근로자로 종사하다가 퇴사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퇴직 직전 3개월인 2011. 8. 1.부터 2011. 10. 31.까지 합계 7,458,400원(3,670,190원 + 2,765,070원 + 1,023,14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가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는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서, 매월 그 액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일정한 지급 기준에 따라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한다. 원고의 계속 근로연수는 2008. 2. 1.부터 2011. 10. 31.까지 총 3년 9개월이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평균임금은 81,069원(7,458,400원 ÷ 92일, 원 미만 버림)이 되고, 위 평균임금에 따른 퇴직금은 9,120,262원[81,069원 × 30일 × (3 + 9/12),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계산한 퇴직금 범위 내에서 9,115,329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1. 1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피고의 의도와 무관하게 소송절차가 지연되었으므로 그 기간 동안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서 정한 지연이율 적용제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연 20%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 전부를 인용하는 점,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한 관련 사건 판결들이 확정된 이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볼 수 없다].

다.

신의성실원칙의 위반 여부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사업자임을 전제로 수수료를 지급받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세제상 혜택을 본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피고에게 예기치 못한 과도한 재정적 지출을 부담시키는 등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스스로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하여 피고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이를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오히려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설령 피고가 원고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을 제1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심규홍(재판장) 김상호 김지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