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피고는 서울 서초구 C에서 자동차 정유장 사업 등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 6. 25.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피고에 입사하여 근로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2013. 6. 25., 2014. 6. 25. 2차례 갱신(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들을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하여 2015. 6. 24.까지 근무하였다. 2013. 6. 25. 갱신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2014. 6. 25.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계약기간을 '2014. 6. 25.부터 2015. 6. 24.까지'로, 월 포괄임금 상당액을 1,560,500원으로 정하였고, 나머지는 동일하다).
피고는 2015. 5. 18.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2015. 6. 24.자로 만료됨을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4, 11, 12, 1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2차례에 걸쳐 갱신되었으므로 계약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고, 업무수행에 흠결이 없다면 자동 갱신된다고 보아야 한다.
계약기간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되지 않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은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원고는 청원경찰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청원경찰에 해당하는데,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3호에 의하면 원고는 정년 60세가 되는 6월 30일인 2015. 6. 30.까지 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21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정년에 도달한 자를 재고용하도록 노력할 책무가 있고, 고용연장요청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원고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있다.
피고의 근로자 중 정규직 청원경찰은 정년퇴직 후에 다시 재고용되어 근로를 하였는데, 이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원고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하지 않는 것은 고용상 차별이다.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5. 6. 25.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1,560,5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지 여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고,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이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서, 2015. 6. 24. 기간만료로 종료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2012. 6. 25.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5. 6. 24.까지 3년간 2회 계약을 갱신하여 체결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형식에 불과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갑 제13호증, 을 제1, 2, 1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에 해당한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은 정년을 사무·기술직은 57세, 기능직은 55세, 5급 및 기4급 사원은 55세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2012. 6. 25. 당시 57세로서 이미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원고는 입사 당시 고령자고용법 제2조 제1항의 고령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
2013. 6. 25., 2014. 6. 25.에 체결된 각 근로계약서에서는 원고가 고령자 촉탁직 사원으로 고용되었음을 명시하면서 재계약 갱신에 대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계약이 종료한다는 취지로 명시하고 있다.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때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이 3년간 지속되었고 2회 갱신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아래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012. 6. 25.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협의에 의하여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아울러 계약기간 만료일까지 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히여 2013. 6. 25., 2014. 6. 25.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갱신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도 원고와 같은 고령자 촉탁직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요건이나 기준, 절차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청원경찰법상 청원경찰이란 청원경찰법 제2조 각 호에서 열거한 기관의 장 또는 시설·사업장 등의 경영자가 경비를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경찰의 배치를 신청하는 경우 그 경비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배치하는 경찰(청원경찰법 제2조)로서, 지방경찰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임용된 사람(청원경찰법 제5조 제1항)이고, 청원경찰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사람을 청원경찰법상 청원경찰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지방경찰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청원경찰로 임용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원고를 청원경찰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3호에 따른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 제21조 제1항은 사업주에게 정년퇴직자가 그 사업장에 다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경우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은 사업주가 정년퇴직자의 재고용을 위해 노력하라는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고, 위 조항만으로는 정년퇴직자가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사업자에게 재고용의무가 있다거나 정년퇴직자에게 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근로자 중 청원경찰법상의 청원경찰의 업무와 원고의 업무가 사실상 동일하였다고 하더라도 청원경찰에 대하여는 청원경찰법이 적용되므로, 청원경찰로 근무한 사람과 원고 사이에 정년이나 근로계약 갱신 여부에 있어 차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고용상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청원경찰로 근무하였던 E, F의 경우 원고와 마찬가지로 60세에 이르러 퇴사한 것으로 보이므로, 청원경찰로 근무한 사람과 원고 사이에 다른 취급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판단한 것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서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2015. 6. 24. 기간만료로 종료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임금지급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연하(재판장) 김재남 나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