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22. 선고 2015가합23951 판결

부당해고 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C법 제41조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1986. 5. 10. 피고에 입사하여 2010년경부터 피고의 D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에 대한 형사판결

1)

피고의 제10대 회장인 E에 대한 당선무효 확인판결이 2010. 10. 28. 확정됨에 따라 2010. 11. 11.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부회장이던 F이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는데,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일부 임직원, 대의원들은 2011. 1. 11. F을 불신임하고 피고의 이사이던 G을 임시회장으로 선출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F에게 회장 직무대행직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피고 건물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절단기, 해머 등으로 피고 건물의 출입구 등을 손괴하였고, 피고 건물의 4층까지 침입하여 2011. 2. 6.경까지 피고 건물을 점유하면서 F의 출입을 통제하였다.

2)

원고는 위와 같은 사실로 인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 및 업무방해의 혐의로 기소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1924), 위 법원은 2011. 9. 2. 원고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1노3449) 항소심법원은 2012. 7. 4.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12도9625) 대법원은 2013. 2. 14.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하여 원고에 대한 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원고에 대한 유죄 확정판결을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다.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 및 직권면직 무효확인의 소

1)

한편, 피고의 회장 직무대행자였던 F은 2010. 11. 15. 원고가 H을 납품한 I으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받은 비위사실이 발각되었음을 이유로 인사규정 제30조 제2호, 제8호를 들어 원고를 직권면직하였다.

2)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직권면직에 관한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91505), 위 법원은 2012. 4. 17.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나41740)은 직권면직 무효확인 부분에 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나, 상고심(대법원 2012다204105)에서 파기환송되었고, 환송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3나2028894)이 원고의 소를 각하하였으나, 상고심(대법원 2014다210074)에서 다시 파기환송되었다. 재환송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2032227)은 직권면직 무효확인 부분에 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상고심(대법원 2015다200807)이 2015. 4. 9. 피고의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이 무효임을 확인한 위 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원고에 대한 복직 조치 및 대기발령

피고는 2015. 4. 14. 원고에 대하여, 원고를 2015. 4. 10.부로 복직 조치함을 알리나, 이 사건 형사판결과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를 검토 중에 있으니 인사조치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명한다는 내용의 대기발령을 하였다.

마.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 통보

피고는 2015. 4. 22. 원고에 대하여, 인사규정 제29조 제1호, 제14조 제3호에 의거 당연퇴직을 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인사규정의 주요 내용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에게 당연퇴직을 명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한다.

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29조 제1호, 제14조 제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위 당연퇴직사유의 '금고 이상의 형'은 실형판결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받은 경우는 위 조항에 따른 당연퇴직사유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설령 위 '금고 이상의 형'에 집행유예의 판결이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실형의 기간보다 긴 집행유예기간을 정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때에는 실형판결을 받은 때보다 결격사유의 적용을 더 장기간 받게 되는 결과가 되어 비례의 원칙에 반하므로,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아니하고 유예기간이 경과한 경우는 위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다.

나아가,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이에 따른 당연퇴직은 성질상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그에 따른 퇴직처분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①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행위를 하게 된 것은, F 측이 허위사실을 만들어 원고를 부당하게 직권면직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 반대 입장에 선 G 측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인 점, ② 피고는 집행유예의 판결을 선고받은 J, K에 대하여는 이들이 피고의 현 회장인 L의 선거를 도운 선거운동원이었다는 이유로 이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바 있고, 원고 보다 훨씬 중하거나 거의 같은 정도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M에 대하여는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을 취소하여 복직시켰는바, 원고에 대하여만 차별적 인사를 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인사발령은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피고는 허위사실로 부당히 직권면직된 원고가 직권면직 무효확인 소송을 진행하여 승소판결을 받자마자 인사규정 소정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근거 없는 대기발령을 한 후 이 사건 인사발령을 통해 원고를 편법적으로 해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인사발령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기는 하나 성질상 해고라 할 것이므로 그 퇴직 처분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등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다만 비록 인사규정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는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들의 취지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나.

집행유예 판결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의 해석상 '금고 이상의 형'에 '집행유예의 판결'이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C의 자질향상 및 품위유지와 N업에 관한 제도의 개선 및 운용에 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C의 업무 및 O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41조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서, N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제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등 그 업무의 공익성이 인정되고 협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일정한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C의 업무 및 O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제5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를 N사무소의 개설등록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이러한 피고의 성격이나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일반직원의 임용결격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재직 중 위와 같은 결격사유가 발생 또는 인지되었을 경우 당연퇴직하도록 규정한 것은 그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위 당연퇴직사유에는 금고 이상의 실형뿐만 아니라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도 당연퇴직사유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2. 4.자 2014마2060 결정 참조). 그리고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획일적으로 결정될 뿐 임면권자의 재량에 의하여 달라질 가능성이 없으므로, 원고가 재직 중에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이상 집행유예기간을 경과하였다는 사정의 변화가 있다고 하여 이미 발생한 당연퇴직사유가 소멸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인사발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나아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 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성격이나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일반직원의 임용결격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재직 중 위와 같은 결격사유가 발생 또는 인지되었을 경우 당연퇴직하도록 규정한 것은 그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②

그리고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사실은 원고가 피고의 일부 임원들 및 대의원들과 공모하여 피고의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어 있었던 F을 불신임하고 피고의 이사이던 G을 임시회장으로 선출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F에게 회장 직무대행직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피고 건물에 침입하는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절단기, 해머 등으로 피고 건물의 출입구 등을 손괴하는 등 다중의 위력으로 건조물에 침입하고 피고의 재물을 손괴하였으며, 피고 건물을 점유하면서 F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위력으로써 F의 회장 직무대행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범죄사실에 내포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상당하다. 또한 뉴스나 종합일간지 등이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사실과 관련된 보도를 수차례 하였는바, 이로써 피고의 명예나 신용 역시 상당히 훼손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F 측이 허위사실을 만들어 원고를 부당하게 직권면직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 반대 입장에 선 G 측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행위를 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F 측의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이 부당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범죄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원고는 당시 적법하게 선임되어 있었던 피고의 회장 직무대행자인 F을 반대하던 G 측에 가담하여 위 범죄행위의 사전공모를 주도하고 범죄행위에 있어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전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한 후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연퇴직의 통보를 하였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발령을 무효라고 볼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⑤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획일적으로 결정될 뿐 임면권자의 재량에 의하여 달라질 가능성이 없으므로, 피고가 J, K 및 M 등에 대하여는 징계처분을 취소하거나 복직시켰음에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 자체가 원고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거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넘어 이를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이상률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