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정년퇴직일이 2021. 1. 1.임을 각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인정 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등
피고는 신용카드 등의 발행, 판매 및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다. 원고 A은 2000. 2. 1.경부터, B은 1996. 1. 1.부터, 원고 C은 1996. 1. 1.부터, 원고 D은 1988. 9. 1.부터 피고에서 근무한 사람들이다.
원고 A은 E생, 원고 B은 F생, 원고 C은 E생, 원고 D은 G생으로서 모두 1960년 12월생이다.
피고의 취업규칙 개정
피고는 2014년 4월경 만 55세이던 정년을 2016년 1월 1일부터 만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개정된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계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특정하지 않는 한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규칙 제30조 제1항 전단에 의하면 1960년 12월생인 원고들은 2015년 12월 각 생일의 도래로 정년에 달하게 되지만, 제30조 제3항에 따라 퇴직일은 2016. 1. 1.이 된다. 퇴직일이 계속근로년수에 포함되고, 퇴직당월의 월급여도 전액 지급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퇴직일인 2016. 1. 1.에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지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규칙 제30조 제1항 후단이 원고들에게 적용되어 정년은 만 60세로 연장되고 정년퇴직일은 2021. 1. 1.이 된다.
피고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과 피고의 각 근로계약이 2016. 1. 1.까지 계속되어 원고들이 이 사건 규칙 제30조 제1항 후단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정년퇴직일은 원고들이 만 55세에 도달한 다음 달의 1일인 2016. 1. 1.이다.
퇴직일이란 '퇴직의 효력이 발생하는 날'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2016. 1. 1. 0시부터 퇴직의 효과가 발생해 근로계약이 종료한다.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은 최종기한부 계약으로 해석된다. 근로자의 연령이 정년에 이르면 근로계약은 기한에 도달한 것이 되므로 원칙적으로는 정년에 이를 때까지만 근로계약관계가 존속된다. 퇴직일은 퇴직 절차의 편의를 위해 정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규칙 제28조 제2호는 정년의 도달을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하고, 편의상 그 퇴직일만을 정년에 달한 익월 1일로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면직사유인 정년 도달 여부는 정년에 도달하는 시점의 취업규칙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 소속 정년퇴직자들은 퇴직일인 '정년에 달한 익월 1일'에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왔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규칙 제127조 제1항에서 퇴직 발령일을 재직년수에 포함시키고, 제113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정년퇴직자에게 퇴직일이 속한 달의 월 급여를 지급한 것은 일종의 공로보상으로서 피고의 은혜적·정책적 배려에 의한 것일뿐,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
1960. 12. 31.월생인 근로자는 2016. 1. 1. 이전에 이미 당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하였다는 점에서 1961. 1. 1.생인 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2>는 2016. 1. 1. 에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라는 취지이지, 시행일 이전 이미 정년에 도달한 자의 정년을 다시 연장하라는 취지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이미 정년에 도달한 원고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의무는 없다.
판단
취업규칙의 해석은 각 규정에 근거한 당해 사업장의 관행 및 규정들의 개정 경위와 그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그 뜻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5095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정년퇴직일은 2021. 1. 1.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규칙에 의하면 정년은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계약의 자동소멸사유이다. 그러나 정년 역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로 정한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취업규칙으로 퇴직일 등 정년퇴직의 기준시점을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시점에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정년의 만 나이에 도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다거나 기한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전환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관계는 퇴직일인 2016. 1. 1.에도 존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정년퇴직자들은 퇴직 당월(정년의 만 나이에 달한 다음 월)의 월 급여 전액을 지급받아 왔다. 이는 퇴직 당월의 월 급여는 전액을 지급한다고 정한 이 사건 규칙 제113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서 그 지급은 근로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퇴직일에도 퇴직자와의 근로계 약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위 제113조 제1항을 규정하고 퇴직 당월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피고는 정년퇴직자들의 퇴직일인 다음 월 1일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아 퇴직 당월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나(위 제113조 제3항), 급여 전액을 지급한 것은 그 동안의 공로를 보상하려는 정책적 은혜적 조치에 불과하고 위 제113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제113조 제3항은 피고의 주장에 의하여도 퇴사나 의원면직자 등이 퇴직에 임박하여 결근, 휴가 등을 사용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방지하려는 의도에서 규정된 것이다. 설령 정년퇴직자들이 퇴직일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이것은 정년퇴직 당일 퇴직자의 출근의무를 면제해 주는 피고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위 제113조 제3항에 따라 실근무일이 없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정년퇴직자들에게만 위 제11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다른 근거는 없다.
이 사건 규칙 제127조 제1항은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재직년수를 퇴직 발령일까지 월력에 의해 계산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간말일의 종료로 기간이 만료된다는 민법 제159조의 원칙에 따라 정년에 도달한 다음 월 1일이 종료되는 그 날 24:00까지는 근로계약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퇴직 당월의 월 급여 전액을 지급하였고(위 사실에 비추어 건강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관련된 보험료가 납부되었다고 보인다), 퇴직일까지 사내통신망 이용이 가능하였던 사실은 피고가 인정하고 있는 등의 사정을 더하면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가 내세우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퇴직일은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계속 근로년수에 포함되지 않는다)이나 공무원 등의 면직 효력발생일(면직 발령에 기재된 그 날 00:00시부터 신분을 상실한다)에 관한 판단 등은 그렇게 보는 근거나 이유가 이 사건과 달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일의 판단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규칙이 편의상 정년에 도달한 자들의 퇴직일만을 다음 월 1일로 정한 것이므로 당연면직사유인 정년 도달 여부는 원고들이 정년에 도달하는 시점의 취업규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2016. 1. 1.까지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개정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점,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지 않은 이상 취업규칙의 변경에 따라 원고들의 근로조건 역시 변경된다고 해석해야 하는 점, ③ 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2016. 1. 1.이후에는 이 사건 규칙이 정년에 달한 사람과 달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여 적용되게 되는 데, 이는 근로자에 대한 집단적 통일적 규율을 목적으로 하는 취업규칙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규칙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른 것이다. 위 법은 2016. 1. 1.부터 피고의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것을 의무로 정하고 있고, 문언상 정년에 도달한 자는 위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고령자고용법 제1조 참조)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정년은 이 사건 규칙 제30조 제1항 후단에 따라 만 60세이고, 정년퇴직일은 원고들이 만 60세에 도달한 다음 월의 1일인 2021. 1. 1.이다. 피고가 원고들의 정년을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다.
판사 김연하(재판장) 김재남 나재영
각주1) 원고들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상 권리의무관계가 2021. 1. 1.에 각 종료함을 확인할 것을 구하였으나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다투는 것은 정년의 도달로 인한 근로계약의 종료이므로, 주문 제1항과 같이 구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각주2) 제19조(정년)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각주3)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9조, 제19조의2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각주4) 1.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 2016년 1월 1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