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9. 7. 선고 2016가단521624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24,439,2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3. 26.부터 2017. 9. 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에 대한 일부 당사자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회사는 광물자원 가공사업, 비철금속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2. 9. 17. 피고 회사에 신규사업총괄(상무이사)로 입사하여 생산본부장(공장장)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 3. 11.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2012. 9. 17. 피고 회사와 사이에 '①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3개월 동안의 시용기간을 거치며, ② 1일 8시간 근무하고, 기본급이 정해져 있으며, ③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지급방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의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받으며, ④ 취업규칙, 급여규정, 인사관리 규정, 수습사원 관리규정 등을 열람하고 합의한다.'는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 이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이 사건 위임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왔다.

다.

원고는 2013. 3. 6.부터 2014. 10. 20.까지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로 선임되어 있었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에서 해임된 이후에도 2016. 3. 10.까지 생산본부장(공장장) 업무를 담당하였다.

라.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2. 9월분부터 2014. 10월분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2014. 11월분 및 12월분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2015. 1월분 임금부터 2016. 3. 10.까지 전체 임금의 50%만 지급하여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총 체불 임금액은 9천만 원이다. 한편, 피고 회사가 미지급한 원고에 대한 퇴직금은 34,439,250원이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4. 11.부터 2016. 3.까지 사이에 피고 회사의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대표이사 등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의 합계 124,439,25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었고, 피고 회사의 운영과 관련한 중요의사 결정에 참여하여 그 결정권을 행사한 사람으로 피고 회사의 임원일 뿐 근로자가 아니다. 즉, 피고 회사의 생산본부장(공장장)인 원고는 피고 회사 근로자들의 인사 및 노무, 재해방지 등에 관하여 피고 회사와 독립하여 일정한 지휘·감독 등의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4393 판결,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내지 20호증, 을 제4, 5호증, 을 제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에 대한 일부 당사자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 또는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상근임원으로 근무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1)

피고 회사는 3개 본부(경영지원본부, 생산본부, 영업본부)로 조직되었고(갑 제4호증), 원고는 공장 건설 전문가로 채용되어 생산본부장의 직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공장 건설 등과 관련하여, 원고는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 원고는 ① 생산본부장으로서 생산본부의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공사 진행 사항, 기기 테스트 상황, C과의 업무협의 경과 등)에 관하여 대표이사에게 일일, 주간 보고를 하였고(갑 제13호증의 1 내지 7), ②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면서 근무하였으며(갑 제14호증), ③ 비용이 소요되는 성능시험 건이나 설비용량변경 공사계약 건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야 했고(갑 제15호증의 1, 2), ④ 소외 C에 대하여 대외 문서를 발송하는 것에도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갑 제16호증).

(2)

피고 회사의 업무 전결 규정에 따르면, 원고는 생산본부 차장 이하 직원들의 출장 등 경미한 사안에 한하여 전결권을 행사하였고, 대표이사는 채용결정권·인사권, 부동산 취득, 매각 등 중대한 사안에 대해 결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갑 제7호증). 비용처리와 관련하여, 전결규정상 원고에게 전결권이 있었던 업무의 범위는 50만 원 이하의 비품의 구입 업무(접대비는 30만 원 이하)인데, 실제로는 대부분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고 집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6호증).

(3)

피고 회사는 2012. 9. 17. 입사 당시부터 원고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른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보통 오전 7시경에 출근하여 오후 7시경에 퇴근하는 등, 출·퇴근과 관련하여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대표이사의 통제를 받았고, 출장을 갈 때에도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다(갑 제4 내지 6호증).

(4)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매월 고정적인 급여를 수령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2. 9. 17.부터 퇴사일까지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4대 보험료를 납부하였다(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을 제11호 내지 13호증).

(5)

원고는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미지급 임금이 발생한 2014. 11.부터 2016. 3.까지 사이에 미등기임원으로서 피고 회사의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등기이사로 근무하였던 2014. 4.경 및 2014. 10.경 2회에 걸쳐 피고 회사 이사회에 출석하여 회사 업무에 관한 결의에 참여하였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원고가 2014. 10. 20. 등기이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피고 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미지급임금 90,000,000원 및 퇴직금 34,439,250원의 합계 124,439,25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16. 3. 11.부터 14일이 지난날의 다음날인 2016. 3. 26.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9. 7.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 회사는 2016. 2. 16. 소집된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보수에 대하여 '2014년도 100,000,000원, 2015년도 60,000,000원'으로 정하는 의결을 하였고, 2016. 10. 18. 소집된 주주총회에서는 '2016년도 50,000,000원'으로 정하는 의결을 하였는바, 위와 같은 주주총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보수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에 관한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상여금 포함)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8,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2016. 2. 16.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임금을 '2014년도 1억 원, 2015년도 6천만 원'으로 정하는 의결을 한 사실, 2016. 10. 18. 주주총회에서는 원고의 임금을 '2016년도 5천만 원'으로 의결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 회사의 위 각 주주총회 결의는 기왕의 근로에 의해 이미 발생된 원고의 2014년도부터 2016년도 임금채권을 소급하여 감액하는 것으로,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임금 반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이미 발생하여 귀속된 임금채권을 포기하는 것에 동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 회사는 또한 원고는 자신의 보수를 결정하는 기준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보수를 감액하는 내용의 이사회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인 모순금지의 원칙에 위반한 청구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의 강행법규성에 비추어 신의성실의 원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하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모순금지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