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이하 '피고 보험회사'라고 한다)은 2013. 6. 14. 피고 B와 사이에 그 소유의 C 영업용개인타이어식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고 한다)에 관한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A는 이 사건 굴삭기의 운전기사이다.
금호산업 주식회사(이하 '금호산업'이라 한다)는 D공사를 도급받아 시공하면서 안성시 E 공사를 주식회사 현성건설에 하도급하였다. 주식회사 현성건설의 근로자인 F(이하 '피재자'라고 한다)는 위 하수관로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작업반장으로 근무하였다. 금호산업은 위 하수관로 공사의 원수급자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9조 제1항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의 보험가입자가 되었다.
금호산업은 피고 B로부터 이 사건 굴삭기와 그 운전기사인 피고 A를 임차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였고, 피고 A는 피재자의 작업지시에 따라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였다. 피고 A는 피재자의 수신호에 따라 이 사건 굴삭기로 버켓 고리에 슬링밸트로 연결된 철판을 들어 올려 설치지점까지 약 15m를 이동한 후 철판의 한쪽을 바닥에 내려놓고 반대쪽을 계속하여 슬링밸트로 들어 올린 상태로 있었다. 피재자는 그 반대쪽을 내려놓을 위치에 받침목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2013. 10. 16. 07:30경 슬링밸트가 끊어지면서 철판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로 인하여 피재자가 좌측 족부 및 제1, 2, 3, 4, 5족지 압궤골절, 좌측 제1족지 절단상 등의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라 피재자에게 휴업급여 94,945,840원, 요양급여 36,336,820원, 장해급여 92,211,57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사고는 피고 A가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여 철판을 바닥에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 중 슬링밸트가 끊어지면서 철판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발생하였는바, 이는 철판의 한쪽이 지면에 닿아 있는 상태에서 철판과 슬링밸트로 연결된 이 사건 굴삭기의 버켓 고리가 철판의 반대쪽과 같은 높이까지 내려온 상태로 지면과 대각으로 기울어져 있는 철판을 당기는 바람에 슬링밸트가 그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진 것이 원인이 되었다. 또한 피고 A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함에 있어서 다른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따라서 피고 A는 이 사건 굴삭기의 운전기사로서, 피고 B는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자로서, 피고 보험회사는 이 사건 굴삭기에 관한 보험자로서 연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재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업무상 재해를 입은 피재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그 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피재자의 피고 A, B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및 피고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피재자 본인의 과실 등을 고려하여 산정한 손해배상청구권 액수에 해당하는 59,860,09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는, 피고 A가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면서 지면에서 대각으로 기울어져 있는 철판을 당기는 바람에 그 철판과 연결된 슬링밸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졌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재자인 증인 F의 증언이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재자의 증언만으로는 위 주장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재자의 증언에 따르면, 피재자가 눈으로 확인하였을 때 슬링밸트에 파단의 흔적이나 예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A는 이 사건 사고 직후 슬링밸트가 노후화되어 보였다고 진술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피재자의 증언에 따르면, 슬링밸트는 피재자가 직접 거래 철물점에서 구입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한 것이고, 피재자 본인이 이 사건 굴삭기의 버켓 고리와 철판을 슬링밸트로 연결하는 작업도 수행하였다는 것인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슬링밸트의 노후화 정도에 관한 피재자의 증언이 과연 객관적으로 신빙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재자는 수신호에 의하여 피고 A에게 이 사건 굴삭기를 조작하여 철판을 들어 올리거나 내려놓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으나, 슬링밸트가 끊어질 당시에는 피재자가 철판 아래쪽에 받침목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피재자는 슬링밸트가 끊어질 당시 피고 A가 이 사건 굴삭기의 버켓 고리에 연결된 슬링밸트를 단순히 붙잡고 있었는지, 아니면 슬링밸트에 당기는 힘을 작용시키고 있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재자는 '철판이 지면에서 대각으로 되어 있는 상태에서 슬링벨트를 당기면 힘이 전부 슬링벨트에 작용해 철판이 일어설 수 없고, 철판이 일어서지 않는 한 슬링벨트는 끊어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증언은 피재자의 주관적인 추측에 불과하여 객관적 정황과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굴삭기를 조작하여 슬링벨트가 끊어질 정도의 힘을 가하였음에도 철판이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거나 넘어가지 않고 그 힘이 모두 슬링벨트에 작용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 A가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함에 있어서 다른 근로자들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A가 피재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였다거나 피재자의 안전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가 피고 A의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