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9. 8. 선고 2016가합50718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5. 11. 27.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뉴스통신법'이라 한다)에 의해 국가기간 뉴스통신사 지위를 부여받은 언론사이다.

나.

원고는 1993. 1. 1. 피고에 입사하여 줄곧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여 오다가 2015. 7. 1. 전국부로 전보되었고(실제 전국부 근무는 2015. 7. 7.부터 개시), 피고로부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여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2조의2에 따른 가족돌봄휴직 승인을 받아 2015. 8. 17.부터 2015. 11. 16.까지 3개월 간 휴직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가 복직하는 날인 2015. 11. 17. 원고를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고, 2015. 11. 23.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를 권고사직 하도록 하되 2015. 11. 26.까지 사직하지 아니할 경우 2015. 11. 27.부로 해임하는 것으로 의결하여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라.

원고는 2015. 11. 26.까지 사직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위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2015. 11. 27. 원고를 해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라 한다)하였다.

마.

피고가 제시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① 부당한 목적의 가족돌봄휴직 신청 및 회사의 정당한 인사(업무)명령 위반, ② 업무 중 사적 SNS활동 등 근무태도 불량, ③부적절한 언행, ④ 직무관련 부적절한 선물 수령, ⑤ 회사 허가 없는 외부 강연 및 강연료 수령 등이고, 관계 사규는 복무규정 제2조(기본의무), 제4조(금지사항) 제2호, 제3호, 상벌규정 제10조(징계사유) 제1호, 제5호, 제8호, 제9호, 제11조(징계의 종류) 제5호, 제6호이다.

바.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법률 및 피고의 규정, 단체협약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8, 10, 44, 47호증, 을 제4, 5, 9,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내용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징계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징계양정도 부당한 해고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어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의해 무효이고, 단체협약에 정한 징계절차도 준수하지 않는 절차상 하자도 있어 이 점에서도 무효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를 다투고 있어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의 무효확인판결을 받을 확인의 이익이 있으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부당한 목적의 가족돌봄휴직 신청 및 회사의 정당한 인사(업무) 명령 위반

가)

피고의 주장 내용

원고는 휴직 기간 동안 노모를 돌볼 목적은 애초에 없었거나 극히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고, 오로지 위 기간을 이용하여 해외여행 등 개인적인 활동을 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김천에 있는 고령의 모친을 돌볼 사람이 없어 장기간 휴직을 해야 한다고 의도적으로 피고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고로부터 3개월의 가족돌봄 휴직 승인을 받아낸 다음 휴직 기간 대부분을 해외여행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한편, 원고는 전국부 전보에 불만을 품고 전국부로 출근하기 시작한 2015. 7. 7.부터 휴직하기 전까지 무려 12일의 연차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는 원고가 피고의 전국부 근무명령을 위반한 것이고,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져버린 것이다.

나)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전국부 전보를 받아 전국부로 첫 출근한 2015. 7. 7.부터 휴직에 들어가기 전까지 29일(토요일, 일요일 제외) 중 12일의 연차를 사용한 사실, 원고가 휴직기간 동안 미얀마와 일본으로 12일 동안 여행을 다녀온 사실, 휴직기간 동안 김천이 아닌 서울 등지에서 가족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거나 유적지에 다녀오기도 한 사실, 원고는 휴직기간이 끝나가는 2015. 11. 6. 피고의 경영진(C 전무이사)에게 '기자생활 자체에 대한 극심한 회의에서 제가 차선책 혹은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휴직이었습니다. … 기자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당장의 욕망이 워낙 강했지만, 다른 누구보다 가족의 반대가 극심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과 나름대로 타협점을 찾은 방법이 휴직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조용히 침잠해서 저 자신을 반추할 시간을 얻는다는 것도 괜찮은 생각인 듯 했습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전자우편을 보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 6호증, 을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36호증의 1, 2, 갑 제37호증의 1, 2, 갑 제38호증의 1, 2, 을 제6, 7 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모친은 원고의 휴직 당시 만 75세의 고령으로 시각장애 5급이고, 2013. 12. 16.에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2014. 1. 13.에는 혈종 제거술을 각 받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외래진료를 받고 있는 사실, 원고에게는 휴직 당시 만 44세인 남동생이 있는데, 위 남동생은 장애 6급으로 좌측 상하지 마비 증상으로 2009. 10. 29.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2009. 10. 30.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을 받은 사실, 원고의 모친과 위 남동생은 단 둘이 김천에 거주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실, 원고는 휴직 기간 중 모친과 남동생이 거주하는 김천에 들러 농사일을 돕기도 하고, 모친과 남동생의 통원 치료를 돕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가족돌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고, 또 실제 휴직 기간 동안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휴직 기간 중 일부를 개인적인 여가를 위해 사용하였다 하여(피고는 원고가 휴직기간의 거의 대부분을 개인적인 여가 등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그 자체로 애초부터 가족돌봄의 목적은 전혀 없이 피고를 기망하여 휴직승인을 받아낸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친 추측으로 판단되고, 달리 원고가 피고를 기망하여 휴직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연차휴가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된 권리로서 원고가 이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사용하였다 하여 피고의 전국부 전보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이 부분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업무 중 사적 SNS활동 등 근무태도 불량

갑 제6, 7, 8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보낸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갑 제6호증), 인사위원회 결과 통보서(갑 제7호증), 해임통보서(갑 제 8호증)에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업무 중 사적 SNS활동 등 근무태도 불량'이라고만 기재한 채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고, 2015. 11. 23.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도 위원들은 이 부분과 관련하여 '업무시간 중 SNS(페이스북)를 많이 하였는데, 사적인 내용이 많다', '회사확인 결과 지각이 잦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종합적으로 보건대, 근무태도가 불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상적으로 원고를 추궁하였을 뿐이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에서는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 및 증명을 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 결과 피고가 이 부분과 관련하여 삼은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워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하기 곤란하다.

3)

부적절한 언행

을 제10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자신이 피고 소속 기자임을 표시한 자신의 SNS에 별지와 같이 문화재, 종교행사 등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 욕설이나 저속한 성적 표현, 특정인물 비하 내지 명예훼손적표현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와 같은 표현들은 원고가 피고 소속 기자임을 알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된 공간에서 이루어진 점에서 피고의 복무규정 제2조 제1항, 제3항, 제4조 제9호, 윤리헌장, SNS가이드라인에 위반한 행위로서 단체협약 제41조 제1호, 제7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호, 제7호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4)

직무관련 부적절한 선물 수령

원고가 문화체육관광부 D으로부터 2013년 12월경 시가 약 10만 원 상당의 신라시대 금귀걸이 모조품을 선물로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9호증, 을 제1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갑 제2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그 당시 원고는 문화체육관광부 출입기자가 아니었던 점, D은 사무실 이전을 위한 짐을 꾸리던 중 본인에게는 불필요한 물건을 발견하고 이를 평소 알고 지내던 원고에게 선물로 주었을 뿐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기자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D으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이익을 수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5)

회사 허가 없는 외부 강연 및 강연료 수령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피고의 허가 없는 소속 기자들의 외부강연을 금지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고, 원고가 피고의 허가를 받지 않고 외부 강연을 한 사실은 원고도 이를 다투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허가 없이 외부강연을 한 것이 복무규정 제4조 제2호, 제3호에 위반한 것이라 주장하나, 원고가 간헐적으로 외부 강연을 하였다 하여 이를 타직업에 종사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강연의 대가로 강연료를 지급받았다 하여 이것을 직무와 관련하여 재산 또는 기타 이익을 수회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건 해임처분 당시까지도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허가 없이 한 강연을 특정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비로소 아래와 같이 7건의 사례를 제시하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외부강연을 한 사실 자체는 징계사유에 해당될 수 있을지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복무규정 제4조 제2호, 제3호 위반에는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 징계 당시 구체적으로 원고의 위반행위를 특정하지도 못한 이상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6)

소결

결국, 피고가 제시한 징계사유 중 ③ 부적절한 언행만이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바,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이하에서는 위 징계사유에 대한 징계양정의 당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나.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4, 15, 16호증, 갑 제17호증의 1 내지 5, 갑 제18, 24, 26, 27, 28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의 비위사실 중 특정인물 비하 내지 명예훼손적 표현의 경우 해당 SNS게시물의 표현이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사실에 입각한 비판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는 1993년 입사한 이래 이 사건 해임처분 전까지 단 한 번도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고,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보도상 등 많은 수상을 하였으며, 피고 소속 문화재 전문 기자로서 쌓은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저술활동을 하기도 한 점, 원고는 피고 소속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히 근무해 온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위사실이 피고와 사이에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해임처분을 무효라고 보는 이상 원고의 절차적하자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정희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