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상시 약 415명을 고용하여 정보처리 및 정보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 7. 10. 피고에 입사하여 사업관리팀에서 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원고의 발병 및 질병휴직
원고는 2008. 12. 29. 폐렴, 결핵성 폐농양을 진단받아 병원에 입원하였고, 2009. 1. 9. 폐우하엽 절제 수술을 받은 후 2009. 1. 19. 퇴원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2009. 3. 5. 결핵성 폐농양으로 인하여 최소한 6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기재된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질병의 치료를 위한 휴직'을 신청하여 2009. 3. 9.부터 2009. 9. 8.까지 휴직(이하 '1차 휴직'이라 한다)하였고, 2009. 9. 7. 원고가 폐결핵으로 인한 수술을 받은 자로서 수술 후 약 1년간 가급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소견이 기재된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하여 휴직 연장 신청을 하여 2009. 9. 9.부터 2010. 3. 8.까지 휴직(이하 '2차 휴직'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10. 3. 8. 질병에서 완치되지 않았고 장기간 치료에 따른 심신 피로 및 업무처리 능력이 저하되었음을 이유로 2010. 9. 8.까지 휴직을 연장하는 신청(이하 '3차 휴직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당시 원고는 1차 휴직 및 2차 휴직 당시와는 달리 원고의 상태에 관한 진단서 등을 첨부하지 않았다.
피고의 휴직기간 연장 불가 통보 및 복직명령 불응에 따른 당연면직 처분
피고는 2010. 3. 11. 원고에게 휴직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하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30조에 따라 원고의 휴직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고 복직기한은 2010. 4. 8.까지라는 내용을 통지하였으며, 위 통지서는 2010. 3. 12.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피고는 2010. 4. 9. 원고가 복직명령을 받고 복직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의 인사규정 제35조에 따라 당연면직 처분(이하 '1차 당연면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으나, 이를 원고에게 따로 통지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0. 7.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1차 당연면직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이유로 구제 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0. 8. 27. 피고의 1차 당연면직 처분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0. 9. 16. 원고가 최장 휴직기간(1년)의 경과 후 복직명령에 불응하고 복직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다시 당연면직 처분(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 및 관련 소송의 경과
한편, 원고는 2011. 9. 28. 과도한 야근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어 폐렴, 결핵성 폐농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2. 2. 22.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3. 6. 26. 근로복지공단에 위 상병에 대하여 재차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3. 7. 12. 종전과 동일한 이유로 위 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서울행정법원 2013구단53700호로 요양불승인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2016. 1. 20.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누36309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항소심 법원은 2016. 6. 2.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의 인사규정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9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1차 당연면직 처분 당시는 물론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 당시에도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 중이었으므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30조는 휴직기간을 1년 이내로 정하되, 기타 일신상의 부득이한 사유로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휴직을 하는 경우(제29조 제5호)에는 휴직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정하고 있는데, 인사규정 제35조는 휴직기간 만료 후 1월 이내 복직청원을 하지 아니하거나 복직명령을 받고 복직하지 아니한 자는 당연 면직됨을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휴직기간을 제한하는 위 제30조는 원고와 같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장기 요양하는 사람이 당연 면직될 수밖에 없게 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위 각 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무효이다.
원고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렸고, 요양이 필요하였음에도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일 이후인 2010. 9. 16.부터 2017. 12. 31.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으로서 203,455,4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참조). 다만,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의 성질
피고의 인사규정 제35조에서 '휴직기간 만료 후 1월 이내 복직청원을 하지 아니한 자(제1호)' 및 '복직명령을 받고 복직하지 아니한 자(제3호)'에 대하여 당연면직 처분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위 당연면직 사유는 사망,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과 같이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을 가져오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실질상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의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는데,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해고를 전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 D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1차 당연면직 처분 또는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 당시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는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1차 휴직을 신청할 당시 첨부한 진단서에는 최소한 6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2차 휴직을 신청할 당시 첨부한 의사 소견서에는 수술 후 약 1년간 가급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원고가 3차 휴직 신청을 한 것은 수술일로부터 1년 2개월 정도가 지난 때였다.
흉부외과 전문의 E은 원고의 경우와 같이 만 33세의 다른 질병이 없는 남성이 페우하엽 절제 수술을 받고 열흘간 입원하였다가 합병증 없이 퇴원한 경우 통상적인 회복기간은 1개월 정도이고 대체로 수술 후 1개월에서 늦어도 2개월 후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술일(2009. 1. 9.)로부터 1년 8개월이 경과한 시점(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일인 2010. 9. 16. 무렵)에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서 휴업을 필요로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흉부외과 전문의 F은 건강한 사람이 폐엽절제술을 받고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데에는 약 3개월 정도가 필요하고, 복귀에 걸리는 시간은 수술 부위의 통증과 폐절제로 인한 호흡곤란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원고의 경우 흉강경을 이용한 폐엽절제술을 받아 일반적인 개흙을 통한 폐엽절제술의 경우보다 통증이 적고 빨리 회복되며 심한 호흡곤란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았으므로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수술일로부터 1년 8개월이 경과한 시점이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흉부외과 전문의 G는 원고의 수술 후 진료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수술 후 1년 동안 점진적으로 폐기능이 호전되는 추세였고, 1차 당연면직 처분 및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 당시 원고의 폐기능 수치상으로는 사무업무 및 야간, 휴일근로를 수행할 수 있는 신체 상태였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원고가 2016. 9. 27. 근로복지공단에 폐기능 장해로 인한 장해급여를 청구하여 2017. 1. 1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 11급 11호(흉복부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은 사실이 있고, 이와 관련하여 흉부외과 전문의 G가 제한성 폐기능장애는 숨을 들이마실 때 흉곽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호흡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고, 원고에게 2010. 4.경 및 2010. 9.경 위 장해급여 청구 당시보다 높은 수준의 흉통 관련 장해가 존재하였을 수 있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1차 당연면직 처분 또는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 당시에 원고가 노동능력을 상실하여 요양이 필요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휴직기간을 제한한 인사규정이 무효인지 여부
피고의 인사규정 제30조는 휴직기간을 1년 이내로 사장이 결정하되, 병역복무를 위하여 징집되는 경우(제29조 제3호)에는 병역복무기간을 휴직기간으로 하고, 기타 일신상의 부득이한 사유로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휴직을 하는 경우(제29조 제5호)에는 휴직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정하도록 하여 휴직기간을 일정 기간 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① 인사규정 제29조 제1, 2, 4호의 사유로 1년 미만의 기간 동안 휴직한 경우 휴직기간이 1년에 이를 때까지 그 연장을 허용하고 있는 점(원고의 경우가 그러하다), ② 1년의 휴직기간이 경과하여 복직한 근로자가 요양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소명자료를 갖추어 새로운 휴직신청을 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규정은 없는 점, ③ 한편, 인사규정 제29조에서 정하고 있는 휴직사유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경우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휴직이 필요한 경우에도 위 규정 제30조에 따른 휴직기간의 제한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다만, 원고의 경우 3차 휴직신청 당시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휴업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④ 휴직기간에 일정한 제한을 두지 않으면 회사의 인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점, ⑤ 인사규정은 피고가 작성하여 적법하게 시행되고 있는 취업규칙으로서 달리 위 취업규칙을 무효로 할 만한 사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인사규정 제30조에서 휴직기간을 일정 기한으로 제한하고 있고, 위 규정 제35조에 따라 휴직기간 만료 후 1월 이내에 복직청원을 하지 않거나 복직명령을 받고 복직하지 않은 경우 당연 면직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이 휴직기간을 제한한 인사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인사규정 조항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당한 이유의 존부
원고는 1년의 휴직기간이 모두 경과하였음에도 3차 휴직 신청을 하면서 휴직의 필요성에 관하여 아무런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가 휴직기간이 인사규정 제30조에 따라 연장될 수 없으며 2010. 4. 8.까지 복직할 것을 통보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대하여 어떠한 회신도 하지 않은 채 복직하지 않았는데, 이는 원고가 묵시적으로 근로제공의 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는 피고의 1차 당연면직 처분이 부당해고로서 무효라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010. 8. 27.자 판정이 있은 뒤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피고에게 복직신청을 하거나 복직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1차 당연면직 처분이나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 있었던 때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질병이 업무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에 관한 공통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비록 추후에 원고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이 취소되기는 하였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1차 당연면직 처분이나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 당시 원고가 요양이 필요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종택(재판장) 임상은 서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