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78,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9. 24.부터 2017. 5.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A주식회사에서 '안산시 단원구 B, 10B 82호 소재 A주식회사 안산공장 세파동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2008. 12. 30. 원고에 '바닥미장 및 에폭시라이닝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주었다.
원고의 근로자인 C은 2009. 4. 15. D와 함께 이 사건 공사 중 공무동 우레탄 도장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옥상에 설치된 변압기 바닥 도장작업 중 변압기 상부의 고압 전선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하여 전기화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C은 이 법원 2013가단341795호로 원고와 피고를 상대로 하여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하였고, 그에 대한 항소심인 이 법원 2015나57620 사건에서 2016. 4. 22. "원고와 피고는 공동하여 C에게 467,695,181원(재산상 손해 427,695,181원 + 위자료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4. 15.부터 2016. 4.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2016. 7. 15. 그에 대한 원고의 상고가 기각되었다(2016다223678).
원고는 2016. 5. 27. C에게 59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공사계약서 관련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공사계약의 도급인인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제2항<1>에서 정한 사업주로서 수급인인 원고의 근로자들이 공사현장에서 작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위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를 시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인 원고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 내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2>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바, 공동으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이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근로자인 C이 상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그 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원고와 피고의 과실은 동등하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C에게 595,000,000원을 변제한 후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과실비율인 50%에 따라 297,500,000원(= 595,000,000원 × 1/2)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 제10조 제1, 2항, 안전보건관리약정서 제9조에 따라 면책된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들 특히 안전보건관리약정서 제9조가 피고가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 이와 달리 해석한다면 위 안전보건관리약정서 조항은 약관이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3>에 따라 무효이거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의 4<4>에 따라 신의칙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사용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계약 제25조 제4항은 원고에게만 손해를 전가시키는 조항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무효이다.
피고
원고의 안전의무 불이행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피고는 과실이 없다.
이 사건 공사계약 제10조 제1, 2항, 안전보건관리약정서 제9조에 따라 피고는 면책된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 제25조 제4항을 위반하여 사용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약정위반으로 피고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아니 된다.
판단
구상권의 발생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 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69712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인 C에게 손해배상금 595,00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부진정연대채무자인 피고까지 공동면책되었으므로, 원고는 위 공동면책액 중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과실이 없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선 인정사실에 갑 제3호증의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의 과실 역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A주식회사 안산공장 세파동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피고의 근로자도 함께 공사하고 있었다.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변압기 바닥 도장작업장은 감전의 위험이 있는 곳이다.
피고는 전소 판결에서 사업주로서 원고의 근로자인 C에 대하여도 공사현장에서 작업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를 시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이유로 책임이 인정되었는데, 이는 C의 사용자인 원고가 지는 책임(근로자인 C에 대한 보호의무, 안전상 조치의무)과는 별개의 책임이다.
이 사건 공사계약 및 안전보건관리약정서에 따라 피고가 면책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이 사건 공사계약 제10조 제1, 2항은 C의 사용자로서의 원고의 책임을 규정한 당연한 조항일 뿐이다.
나아가 안전관리약정서 제9조는 "원고는 소속 근로자가 작업진행 중 자신의 고의 또는 부주의, 보호구의 미착용, 안전조치 미비 기타 안전수칙 불이행 등으로 소속 근로자나 제3자에게 인적, 물적 재해를 초래케 하였을 경우에는 원고는 이에 대한 모든 민,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며, 만일 피고가 입은 손해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즉시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의 문언 및 취지, 공평의 원리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조항이 문언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책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이와 달리 위 조항을 피고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그로 인해 생겨난 손해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한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손해를 원고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셈이 되어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거나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62254 판결 취지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역시 본인의 과실이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와 원고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 바, 관련 사건에서 원, 피고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조항만으로는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가 사용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면책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사용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사실은 별달리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계약 제25조 제4항에 대한 원고의 약정 위반이 피고의 면책 여부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사용자배상책임보험 가입유무에 따라 피고의 공동불법행위책임 또는 구상책임 유무가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구상권의 범위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부진정연대책임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 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하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가 여럿인 경우에는 그들 상호간에 사용자와 피용자 등과 같은 대체적인 책임관계 또는 이에 유사한 관계가 있어서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일체를 이루어 구상에 응해야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들의 구상권자에 대한 채무는 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보아야 할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다수 당사자 사이의 분할채무의 원칙이 적용되어 각자의 부담 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9494 판결 등 참조).
과실 정도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는 자신의 과실비율에 따라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 모두 C에 대한 안전의무를 부담하는 점, ② 다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C에게 절연용 안전장갑, 나무로 된 롤러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에 대해서는 원고의 책임이 크다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사고 당일 안개비가 왔음에도 C에게 별다른 안전교육, 고압전선에 대한 접촉방지조치나 단전조치 등을 시키지 아니하였는바, 이에 대해서도 원고의 책임이 크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절차에 나타나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 이 사건 공사의 내용,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그 결과, 원고와 피고의 각 주의의무 위반 정도 및 행위의 태양 등을 감안하면, 과실비율에 따른 각자의 부담부분은 원고 70%, 피고 30%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과실 비율에 따른 구체적 부담액은 416,500,000원(= 595,000,000원 × 70%), 피고의 부담액은 178,500,000원(= 595,000,000원 × 30%)이 된다.
앞서 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구상할 구상금을 계산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178,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6. 9. 2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7. 5.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평근(재판장) 신동호 장유진
각주1)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동일한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2) 1.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각주3) 2. 작업장의 순회점검등 안전·보건관리
각주4) 3. 수급인이 행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
각주5) 4. 기타 산업재해예방을 위하여 노동부령이 정하는 사항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각주6)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상의 조치)
사업주는 사업을 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음 각호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7) 1. 기계·기구 기타 설비에 의한 위험
각주8) 2.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등에 의한 위험
각주9) 3. 전기, 열 기타 에너지에 의한 위험
사업주는 굴착·채석·하역·벌목·운송·조작·운반·해체·중량물 취급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작업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낙하·비래할 위험이 있는 장소 기타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
각주10)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일반원칙)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각주11) 1.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각주12) 2.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각주13) 3.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각주14)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의 4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이하 "부당한 특약"이라 한다)을 설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약정은 부당한 특약으로 본다.
각주15) 1. 원사업자가 제3조제1항의 서면에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각주16) 2. 원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민원처리,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각주17) 3. 원사업자가 입찰내역에 없는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각주18) 4. 그 밖에 이 법에서 보호하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에게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약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