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재심의 소를 각하한다.
재심소송비용은 원고(재심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재심청구취지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재심피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재심원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21,000,100원 및 그 중 20,000,100원에 대하여 2002. 7. 1.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재심대상사건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예비적 청구원인을 추가하였다).
[재심청구취지]
제1심 판결 및 재심대상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300,000원 및 그 중 1,000,000원에 대하여 2002. 7. 1.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다음 각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09가단358505호로 피고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국제금융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원고와 C 사이의 고용계약상 중요한 사항을 고지, 설명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2012. 5. 18. '원고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소권을 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후 그 항소심(이 법원 2012나25585호)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함과 아울러 구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였으나, 위 항소심 법원은 2014. 8. 28.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소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다만 원고의 청구원인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의하여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제1심 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함과 아울러 항소심에서 확장,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피고 모두 상고하지 않아 위 항소심 판결은 2014. 10. 2.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제1심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2011. 7. 18. 'L'을 예비적 피고로 추가하는 신청을 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2011. 7. 20. 피고에 대한 청구와 L에 대한 청구가 필수적 공동소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기각 결정에 대하여 이 법원 2011라1198호 및 대법원 2011마2343호로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재심의 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재심대상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
피고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N은 제1심 법원 및 항소심 법원에 피고의 인장을 임의로 조각, 날인한 소송위임장을 제출하였을 뿐 피고로부터 소송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수여받지 않았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피고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N은 허위의 사실이 기재된 2009. 10. 29.자 답변서를 제출함으로써 변호사법 제24조 제2항을 위반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피고와 L은 이미 다른 사건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증언을 하였고, 그 증인신문조서(갑 제23호증과 을 제5호증의 2)가 증거로 제출되었음에도 피고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L을 예비적 피고로 추가하여 달라는 원고의 신청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이 공동소송의 대상이 아니고, 두 청구가 양립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하여 그 결정이 확정되었음에도, 제1심 법원이 원고가 임직원들을 상대로 공동소송의 형태를 취하지 아니하고 임직원 개인 1명씩을 상대로 번갈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음을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를 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한 것은 위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판단
제3호 재심사유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중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아니라 제1심 재판 및 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는 부분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사유가 될 수 없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의 재심사유인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때'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무권대리인이 대리인으로서 본인을 위하여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하였거나 또는 대리권의 흠으로 인하여 본인이나 그의 소송대리인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할 수 없었던 경우이여야 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재다259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10470 판결 등). 그리고 재심소송에 있어서 소송대리권의 흠결을 재심사유로 주장하는 경우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재심원고에게 있다(대법원 1999. 9. 7. 선고 99다14822 판결,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13323 판결 등).
인장을 임의로 조각, 날인하였더라도 위임인의 진정한 위임이 있을 경우 이를 사문서 위조행위라 할 수 없을뿐더러,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대리권의 흠이 있었다거나 그 흠으로 인하여 본인이나 그의 소송대리인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할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가 2013. 1. 22. 항소심 법원에 '본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나25585호 사건의 소송대리인으로 법무법인 N을 선임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한 확인서를 본인의 인감증명서와 함께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를 재심사유로 하는 이 부분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
제7호 재심사유에 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의 재심사유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증인, 감정인, 통역인이 선서한 후 허위 진술을 하거나 허위감정, 허위통역을 한 경우, 또는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당사자신문 절차에서 선서를 하고 허위 진술을 한 경우여야 하고, 아울러 그 허위 진술 등이 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자료로 되었어야 한다. 설령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작성한 답변서에 거짓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소송대리인은 임의대리인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주장이 당사자신문 절차에서 진술된 것도 아니므로, 이 부분 재심청구는 원고의 주장 자체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7호의 경우에는 처벌받을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이나 과태료 부과의 재판이 확정된 때 또는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이나 과태료 부과의 확정재판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재심사유를 주장하려면 그와 같은 재심사유 이외에도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의 요건이 구비되었음을 함께 주장·입증하여야 하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의 요건이 구비되어 있지 아니한 채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재심의 소는 부적법한 것이 되어, 그와 같은 재심의 소는 재심사유 자체에 대하여 그 유무의 판단에 나아갈 것도 없이 각하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14462 판결 등 참조), 피고 소송대리인의 거짓진술과 관련하여 유죄의 확정판결 등이 있었다거나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 등을 할 수 없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를 재심사유로 하는 이 부분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
제9호 재심사유에 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소정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라고 함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하여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하고, 판단이 있는 이상 그 판단에 이르는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이를 위 법조에서 말하는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재다20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다698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재심대상판결에서 피고와 L의 다른 사건에서의 법정증언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인 갑 제23호증과 을 제5호증의 2를 포함하여 원고가 제출한 여러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 재심대상판결이 위 각 증거를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두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재심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여기에서 "이를 알고 주장하지 아니한 때"라고 함은 재심사유가 있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소를 제기하고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상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고(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9057 판결 참조), 판단유탈이라는 재심사유의 존재는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읽어 봄으로써 알 수 있는 것이므로,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특단의 사유에 대한 주장 입증이 없는 한 당사자는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송달받은 때에 재심사유의 존재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한데(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다4379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재심대상판결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판결정본을 송달받았을 때에 그 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의 재심사유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이상, 원고는 재심사유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그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을 재심사유로 삼아서는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원고의 이 부분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위 각 증인신문조서에 대한 서증 인부를 밝힌 사실이 없기 때문에 재심대상판결에서 위 공격방어방법에 대한 판단을 표시하지 않은 것이 판단유탈의 재심사유가 되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서증의 인부는 소송의 당사자가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에 대하여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공문서인 증인신문조서에 대하여 피고의 인부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심대상판결에서 위 각 증거들의 형식적 증거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실질적 증거력에 대하여 판단한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10호 재심사유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재심대상판결이 아니라 제1심 판결에 그 주장과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사유가 될 수 없다(재심대상판결은 원고의 소제기를 소권 남용으로 본 제1심 판결의 판단 부분을 그대로 수긍하거나 그 판시를 인용하여 설시한 바 없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때'라 함은 동일 당사자 사이의, 같은 내용의 사건에 관하여 기판력이 저촉되는 두 개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대법원 1988. 6. 28. 선고 87재누1 판결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예비적 피고 추가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 및 이에 대한 항고 및 재항고 기각결정은 '확정판결'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심대상판결과 별개의 사건이어서 기판력의 저촉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한다.
판사 김은성(재판장) 이재경 이애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