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12. 선고 2017가합56259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AG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의류제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다가 2014. 7. 4. 상호를 'AH 주식회사'로 변경하였고, 2015. 9. 2. AF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상호를 'AF 주식회사'로 변경하였다(이하 상호 변경 및 흡수합병 전후에 관계없이 '피고'라고 한다).

나.

원고들은 별지 목록 '개업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피고와 사이에 '백화점, 아울렛 내 피고의 매장에서 원고들이 위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 수수료(이하 '수수료'라고만 한다)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위 각 일자부터 위 각 매장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다가, 별지 목록 '영업종료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위 업무를 종료한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의 쟁점

원고들은,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서 피고에서 퇴직하였음에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여 스스로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라 할 것이므로, 아래에서 이를 살피기로 한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각 증거와 갑 제2 내지 12, 15, 16, 18 내지 21, 23 내지 26, 28 내지 31, 33 내지 46, 49, 51, 52, 54 내지 61, 64, 65, 69, 72, 73, 75, 76, 79, 80호증,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의 백화점 내 매장 운영 방식

가)

피고는 피고가 생산한 의류제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AI, AJ 백화점, AK 등 백화점의 운영회사들과 '매장임대차계약' 또는 '특약매매계약' 등의 백화점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정규직원들을 백화점 내 매장에 파견하여 상품을 판매하게 하여 왔는데, 1997~1998년경 이후부터는 원고들과 같이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위탁판매원을 모집하여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위탁판매원들로 하여금 매장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나)

피고는 6개월 단위로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으며,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그 매장을 운영할 위탁판매원을 다시 모집하여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였다.

다)

원고들이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작성한 위탁판매계약서 상호 간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한데, 그 중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원고들의 업무내용 및 근무방식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위탁판매계약 체결 시 정하는 수수료율은 매장별로 서로 다르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의 매출실적을 평가하여 원고들이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할 경우 위탁판매계약에서 정한 수수료 외에 추가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는 각 매장별로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원고들에게 매출 목표의 달성을 촉구하였다. 원고들은 정기적으로 피고에게 매장의 일별, 월별 매출현황 등을 보고하였고, 매출실적이 부진할 경우에는 피고에게 구체적인 매출 부진사유 및 매출활성화 방안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라)

피고는 원고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이행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들에게 상품 진열사진을 촬영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마)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바)

피고는 내부전산망,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원고들로부터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들을 대상으로 판매전략회의, 주요매장 간담회 등의 교육 및 간담회를 실시하였고, 위 교육 및 간담회에서 원고들에게 상품 판매업무 등에 관한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아)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3)

원고들의 영업 형태

가)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위와 같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사용, 출퇴근 등은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마네킹, 포장재, 테블릿PC, 무선 스캐너 등의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원고들이 피고와 위탁판매계약기간 종료 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위 비품은 원고들이 근무한 매장의 후임 위탁판매원에게 인계되었다.

다)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다.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13, 14, 17, 32, 48, 53, 63, 67, 70호증, 을 제3 내지 7, 11 내지 14, 24 내지 37, 43, 45 내지 4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위탁판매계약의 성격

가)

상법이 정한 대리상은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상업사용인이 아니면서 상시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상법 제87조). 대리상은 본인의 허락 없이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본인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무한책임사원 또는 이사가 되지 못하며(상법 제89조),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약과 관련하여 알게 된 본인의 영업상 비밀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상법 제92조의3).

나)

한편, 상법이 정한 위탁매매인은 자기의 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물건 또는 유가증권의 매매를 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상법 제101조). 위탁자가 매도를 위탁한 물건은 위탁매매인과의 관계에서 위탁자의 소유에 속하고(상법 제103조), 이에 따라 위탁자는 매도 가액을 지정할 수 있다(상법 제106조).

다)

위와 같은 위탁매매계약과 대리상계약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위탁판매계약은 ① 피고가 상품의 소유권을 보유하면서 상품의 판매가격을 정한다는 점에서 위탁매매계약의 성격이 일부 있고, ② 위탁판매원이 피고를 위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의 허락 없이 다른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리상계약의 성격도 일부 있다. 따라서 위탁판매계약은 위탁매매계약 및 대리상계약의 성격이 혼합된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원고들이 피고의 정규직원에서 위탁판매원으로 강제전환되었는지 여부

가)

원고들은, 피고가 정규직원들에게 많은 고정급을 주는 대신 매출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영난을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피고의 정규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원고들에게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퇴직하여야 한다고 통보함으로써 원고들을 위탁판매원으로 강제전환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나 원고들 중 피고의 정규직원으로 고용되어 근무한 적이 있는 사람은 원고 H 1명에 불과하고, 원고 H 역시 1996. 7. 20. 피고에서 퇴사하였다가 이후 2013. 2. 22.이 되어서야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여 위탁판매원이 된 것으로 보이는바, 달리 피고의 정규직원으로 근무하던 원고들이 피고에 의하여 위탁판매원으로 강제전환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수수료의 성격

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한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에 관계없이 오로지 매출실적에 비례하여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었고, 수수료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존재하지 않았다.

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하였으므로, 위 수수료가 그대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원고들은, 갑 제69호증을 근거로 들어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는 위탁판매원의 기본급여에 판매사원 인건비, 매장운영경비 및 매출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추가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매장별로 적정한 수수료율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삼기 위하여 위탁판매원의 영업이익, 판매사원에 대한 인건비, 매장운영경비 등의 통상적인 예상비용을 상정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위와 같은 설명자료에 '기본급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수수료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피고가 원고들을 지휘·감독하였는지 여부

가)

원고들이 매장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대체로 위탁판매계약 및 업무정의서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정해졌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항인 '피고의 상품을 정해진 가격에 판매하거나 피고에게 매출실적 및 재고현황을 보고하고, 백화점 및 경쟁사들의 동향 및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위탁판매계약에서 위탁판매원의 업무내용 및 의무사항으로 정한 것이거나 위 업무내용에 부수하여 이루어지는 것들로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위탁판매계약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였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피고는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이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위탁판매원들이 상품을 임의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피고의 상품에 대한 가격정책이 저해될 수 있고, 위탁판매원들 간에 과도한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가 상품의 판매가격을 정한 것일 뿐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위탁판매계약 제8조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상품의 판매가격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다)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일 뿐이고,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는 않았으며,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지는 않았다. 또한, 피고의 본사 임직원이 매장을 방문하여 판매·진열 상황 등을 확인한 적도 있지만, 이는 위탁자의 지위에서 위탁판매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위탁판매원들에 대하여 상시적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본사 임직원이 매장을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해당 매장에 그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였으며, 원고들로서는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였다. 한편, 위탁판매원들 중에는 피고의 본사 직원에게 사전에 여름 휴가 일정을 통지한 경우도 있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여름 휴가 일정을 취합하여 정리하기도 하였으나,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 여부를 승인하지는 않았다.

라)

원고들은 주기적으로 피고에게 매출실적을 보고하였으나, 위탁판매계약상으로도 상품이 판매될 때까지는 상품의 소유권이 피고에게 있고, 피고는 매출실적에 따라 원고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상품의 정확한 매출실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근로계약관계에 기하여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피고가 매출실적이 부진한 원고들에게 매출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제시할 것을 요청하거나 지속적으로 매출실적이 부진할 경우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리기도 하였으나, 다른 한편으로 피고는 원고들의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하여 매출실적이 우수한 원고들에게는 추가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이처럼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높이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간담회를 실시한 것은 원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피고가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의 본사 직원들이 위탁판매원들에게 위와 같은 교육 및 간담회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기도 하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위 교육 및 간담회에 불참하는 위탁판매원도 있었으며, 피고가 실제로 위 교육 및 간담회에 불참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들과의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였거나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사)

피고가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등 이른바 '로테이션'이라는 조치를 취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들의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피고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 피고는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어 재고로 남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아)

원고들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착용하고 매장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이는 의류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영업방침에 불과하고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무상 지시를 하거나 통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5)

원고들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는지 여부

가)

원고들이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피고의 본사 직원이 위탁판매원들에게 판매사원 적정 인원(TO)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거나 2달 이상 판매사원 적정 인원을 지키지 않을 경우 수수료율을 재산정할 것이라는 취지로 알린 적도 있지만, 이는 피고가 각 매장에서 근무할 판매사원의 적정 인원을 산정하고 위와 같이 산정한 판매사원의 인원수를 감안하여 수수료율을 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위탁판매원이 판매사원 적정 인원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수수료율을 삭감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의 판매사원 채용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위탁판매원들 중에는 피고가 산정한 판매사원 적정 인원을 초과하여 판매사원을 채용한 경우도 있었다.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장에서 사용하는 비품인 마네킹, 테블릿PC, 박스테이프, 종이컵, 시침핀, 계산기, 종이컵, 줄자, 쪽가위 등을 제공하였으나, 컴퓨터(노트북)는 원고들이 자신의 비용으로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박스, 테이프, 종이컵 등의 비품은 원고들이 최초로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만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이후부터는 원고들 자신의 비용으로 위 비품을 구매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제공한 마네킹 등의 손상이 있는 경우 원고들에게 이에 대한 변상조치 등을 요구하였다.

6)

원고들에 대한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 여부

가)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갑 제27호증을 근거로 들어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하나, 위 갑 제27호증은 ① 매출실적이 부진한 시점에 한시적으로 마련된 지침으로 보이고['매장 비상(飛上) 운영'은 '매장 비상(非常) 운영'의 중의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② 비상 출근(평상시 출근보다 30분 전 출근)을 제외한 나머지 지침사항인 상품검수 및 매장 청소, 상품 진열, 아침 조회, 중간 점검 등은 위탁판매계약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거나 원고들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필수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업무들에 불과하며, ③ 그 세부적인 지침도 '매출과 재고를 점검하여 상품을 진열', '목표 공유', '용모와 복장 철저히 점검', '파이팅' 등으로서 상당히 추상적인 내용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운영지침의 존재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을 적용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마찬가지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에 관한 피고의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가 원고들을 징계한 적은 없다. 또한,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교육 및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고 로테이션을 미이행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탁판매원의 매출실적이 부진할 경우 피고가 해당 위탁판매원과의 위탁판매계약을 연장하지 않거나 그 위탁판매원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탁판매원을 징계하였다고 주장하나, 위탁판매계약기간이 종료한 후 재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는 계약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려 있으므로, 피고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거나 위탁판매원의 담당 매장을 변경하여 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근로계약관계에 기하여 징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라)

한편, 원고들은 갑 제74호증을 근거로 들어 피고가 원고들을 징계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위탁판매원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교육자료인 갑 제74호증에서 '판매 부정행위 징계기준 강화', '징계 수위 기준' 등 징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는 있으나, 이는 ① 원고들이 부정·부실판매를 한 경우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경고를 하고 부정·부실판매액을 회수하며, 재고 손실이 있을 경우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경고하고 위 손실분에 대하여 정상소매가로 판매한 것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서, ② 판매위탁계약 제19조 제2, 3항에 따른 조치일 뿐만 아니라, ③ 원고들이 피고 소유의 상품을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을 피고에게 입금하여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는 위탁판매계약의 특성상 원고들이 당연히 준수할 사항을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④ 위와 같은 피고의 계약해지 및 경고 등의 조치가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7)

당사자들의 인식

원고들과 같은 위탁판매원 중에는 피고를 상대로 동등한 사업자의 지위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의6 제1항에 따라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공정거래분쟁조정을 신청한 경우도 있었으며, 자체적인 영업법인을 설립하여 위탁판매업무를 수행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을 비롯한 위탁판매원들 스스로도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다는 인식은 갖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8)

대리점주와의 비교

피고는 원고들과 달리 자신의 계산으로 매장을 마련하여 피고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대리점주들에 대하여도 ① 매출목표를 제시하고 매출실적이 우수한 대리점주에게는 추가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고, ② 상품 진열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③ 교육 및 간담회를 실시하고, ④ 로테이션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는데, 앞서 본 원고들에 대한 관리방식과 대리점주에 대한 관리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고들의 경우 백화점 내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므로 백화점 운영회사의 통제를 받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원고들이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와 달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결국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이종훈 정승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