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8. 24. 선고 2017가합5645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업 및 캐릭터 상품의 수입·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미국에 본사를 둔 C의 한국 지사이며, 원고는 회계사로서 2014. 4. 28.부터 피고의 재무팀에 재직하다가 2017. 8. 15. 퇴직처리된 자이다.

나.

원고의 내부자료 무단반출

피고의 보안팀은 2017. 5. 15. 미국 본사로부터 원고의 PC에서 대량의 파일이 외부URL로 전송된 기록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피고의 인사팀장 D은 2017.5. 16. 출근한 원고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당시 진행 중이던 국세청 세무조사 지원·대응을 위하여 필요한 파일들을 NAS(Network Attached Storage) 기기에 전송하여 두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에 D은 원고의 동의를 얻어 피고의 보안팀 직원인 E과 함께 원고의 자택으로 찾아갔고, E이 원고와 함께 원고의 집 안에 들어가 NAS 기기, 원고의 개인용 PC, 노트북 2개를 수거하여 확인한 결과 총 92,903개, 15.15GB 상당의 파일이 반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원고는 2017. 5. 16. 피고와 3개월분의 급여 및 스톡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급받던 주식을 지급받고 2017. 8. 15.까지 재직상태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 11 내지 13, 17, 20,21, 24 내지 30,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E, F, D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인사팀장 D은 원고에게 "해고될 가능성이 사실상 1,000%이고 징계위원회를 여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등 원고에게 빨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마무리하자는 어조로 강요하였고, 원고가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자 "바쁘신 분 귀찮게 하지 말고 사직원을 제출하라"는 답변과 함께 묵살하였으며, E과 함께 원고의 자택에 들이닥쳐 수색함으로써 원고와 원고의 아내가 공황상태에 빠지게 하였으며, 노동청에 구제신청을 해봤자 원고의 경력 및 평판에 악영향을 주어 이직이 힘들 것이라며 겁박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겁박함으로써 원고는 혼란과 두려움을 느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으므로, 이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서 이를 취소하였다. 그렇다면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취소된 이상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27조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7. 5. 16.자 해고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7. 8. 1.부터 이 사건 판결 확정시까지 원고가 매월 지급받던 기본급 및 상여금 월 7,925,000원과 스톡 프로그램에 따라 매월 평균적으로 지급받던 G 주식 207주의 가액인 월 9,500,000원의 합계인 월 17,4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20,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관련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감사담당 직원이 공무원에 대한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직하지 아니하면 징계 파면이 될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되면 퇴직금 지급상의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강경한 태도를 취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취지가 단지 비리에 따른 객관적 상황을 고 지하면서 사직을 권고·종용한 것에 지나지 않고 그 공무원이 그 비리로 인하여 징계파면이 될 경우 퇴직금 지급상의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라면 그 의사결정이 의원면직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하자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누1396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제6 내지 8호증의 각 영상, 증인 E, F, D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D이 원고에게 해고될 가능성이 사실상 1,000%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실, E이 원고와 함께 원고의 집 안에 들어가 NAS 기기, 원고의 개인용 PC, 노트북 2개를 수거하여 간 사실, 원고가 이러한 일들이 있었던 2017. 5. 16. 사직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위 증거들에 을 제4 내지 10, 14, 15, 18, 19, 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로서 영업비밀의 보호가 매우 중요하여 직원들에게 외부저장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부득이 사용할 경우 회사가 지급한 장비만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② 원고가 무단반출한 내부자료 파일은 총 92,903개, 15.15GB 상당에 이르렀으며 피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로서는 무단반출된 내부자료의 양과 내용을 확인하여 추가적인 유출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원고의 동의를 얻어 원고의 안내에 따라 자택으로 가서 관련 장비를 수거하였던 점, ④ D이 원고에게 해고가능성, 인사위원회 등에 관하여 이야기한 것은 원고의문의에 따라 객관적 상황을 고지한 것에 지나지 않고, 그 어조나 진술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를 강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⑤ 원고는 사직서 작성 이전에 인사팀장, 재무팀장, 인사본부장과 면담을 통하여 사직 조건에 관하여 협의하였고, 이에 따라 3개월치 급여와 주식을 지급받고, 구직활동을 위하여 2017. 8. 15.까지 재직 상태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후에 사직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영업비밀이 다수 포함된 내부자료를 무단반출한 행위로 인한 징계해고의 가능성, 징계 해고될 경우 입을 수 있는 구직활동 상의 불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고, 앞서 든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강박행위를 하여 원고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가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쌍방의 합의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종섭(재판장) 임상은 송인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