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8,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피고인 A(업무상횡령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B가 (주)L(이하 'L'라고만 한다) 법인 계좌에서 148,000달러(이하 '이 사건 148,000달러'라고 한다)를 인출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 다만, 피고인은 2015. 4. 23. 공동피고인 B로부터 처 AQ 계좌로 5,000만 원을 송금 받았는데, 이는 고소인 M측의 요청에 따라 AR 국제사무총장을 그만두고 L의 대표이사 직책을 맡는 대가, 즉 스카우트 비용을 받은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다(주장 Ⅰ).
피고인은 2015. 6. 22. L의 대표이사직을 사직하였음에도 고소인 M측에서 대표이사 해임에 관한 절차에 협조하지 않아 L의 법인등기부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것이므로, 위 시점 이후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주장 Ⅱ).
양형부당
제1심의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업무상횡령의 점)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L 사업을 고소인 M 측에서 주도한 R(태국이름 AS, 이하 'R'이라 한다)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148,000달러를 인출하여, R에게 L 자본금의 회수 명목으로 5,000만 원을, 공동피고인 A에게 스카우트 비용으로 5,000만 원을 각 지급하고, 나머지 5,000만 원은 피고인의 임금 등의 명목으로 영득한 것으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다(주장 Ⅲ).
피고인은 L 운영에 상당한 액수의 개인 돈을 투자하였고 수개월 동안 급여도 받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148,000달러 인출 당시 L에 대하여 상당한 액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바, 적어도 위 금원 범위 내에서는 불법영득의사가 존재하지 않는다(주장 IV).
양형부당
제1심의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들의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판단(주장 I, III, IV)
피고인들 급여 등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주장하는 1억 원 부분에 관하여
법원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서 보이는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에는 불신의 전제에서 현미경의 잣대를 들이대며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형사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심리과정에서 선입견 없는 태도로 검사와 피고인 양편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를 조사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상 요구되는 형사재판의 원리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한편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 없이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므로,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는 내심의 의사에 속하여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3도14777 판결 참조).
제1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B는 법인 예금통장에서 이 사건 148,000달러를 인출하면서 예금통장 '적요'란에 '간판교체비용'이라고 허위로 기재하고 수사초기에 그와 같은 허위의 주장을 계속한 사실, 피고인 A에 대한 스카우트 비용, 피고인 B에 대한 급여 등 명목으로 각 5,000만 원을 지급하거나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음을 뒷받침할만한 뚜렷한 처분문서 등의 자료가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같은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B가 L 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R의 지시에 따라 법인 계좌에서 이 사건 148,000달러를 인출하여 그 중 1억 원을 피고인들에 대한 스카우트 비용, 급여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위 1억 원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 B는 수사초기에 이 사건 148,000달러의 사용처에 관하여 일관성 없는 주장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후 검찰 수사단계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M, R이 2015. 4. 21. 피고인 A에게 대표이사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였고, R이 다음 날인 2015. 4. 22. 피고인 B에게 '초기 사업 자금으로 지급했던 5,000만 원을 회수하여야 하고, 피고인 B는 정식적으로 주주총회에서 급여가 정해질 때까지 우선 5,000만 원을 먼저 사용하고, 피고인 A에게도 5,000만 원을 전달해 달라.'라고 하여, 당일 148,000달러를 인출하여 서초동 호텔 로비에서 R에게 5만 원 권으로 현금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인 A에게 계좌번호를 물어봐 그 다음날인 2015. 4. 23. 피고인 A의 처 AQ 명의의 계좌로 5,000만 원을 입금하고, 나머지 5,000만 원은 자신이 취득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 B의 당시 일련의 상황에 관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객관적인 증거{AQ 명의 계좌 내역, R이 피고인 B로부터 한국의 호텔에서 5,000만 원을 받았다는 AT의 아시아담당자인 AU의 진술(증거기록 449쪽)}과도 부합하며 아래에서 보는 구체적인 정황과도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다.
피고인 B가 법인 예금통장 '적요'란에 '간판교체비용'이라고 기재한 것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위 금원을 인출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 측인 R과 협의하여 인출하게 된 것이므로 절차상의 문제점 등을 염두하여 허위로 기재한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는바, 이는 일응 납득할만하다.
무엇보다도, 검사가 주장하는 범행시기가 M측과 투자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1차 투자금을 지급받은 이후이고, 앞으로 2, 3차 투자금을 집행받기 위해서는 자금 사용 내역을 증빙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시기에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공소사실과 같은 횡령 범행을 할 동기가 납득가지 아니한다.
반면에 피고인 A은 2015. 4. 21. 무렵 고소인측과 가맹점주 협의회의 요청으로 AR의 국제사무총장을 그만두고 L의 대표이사직을 맡은 점, 피고인 B도 M측으로부터 1차 투자금을 받기 전까지 L 사업 준비에 들어간 비용을 부담한 점, 피고인 B는 제1심법정 및 이 법정에서 "R이 당시 임원들에 대한 급여 규정이 없었고 피고인 B가 비용을 쓴 것도 있으니, 5,000만 원을 먼저 쓰고 있으면 이후 정식적으로 주주총회를 통해 임원 급여가 정해지고 정상적으로 급여가 지급될 것이라고 말하였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들이 L를 운영하면서 임금 등을 별도로 지급받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급여 등 명목으로 각 5,000만 원씩을 지급받았을 개연성이 크다.
한편, 고소인측은 고소 대리인인 O 변호사를 출석시키는 것 이외에는 수사기관 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고 있어서 그 내용의 신빙성을 판단할 기회조차 봉쇄하고 있다.
한편 제1심은 피고인들이 고소인측 모르게 (주)Q라는 별개의 법인을 설립한 것을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간접적 정황으로 보았다.
그러나 피고인 B는 R의 지시에 따라 L의 자회사격으로 (주)Q를 설립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 A이 동일한 날 L와 (주)Q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두 법인의 등기부상 본점 소재지도 동일한 바(증거기록 7쪽, 277쪽), 피고인 A이 고소인측 모르게 별개의 법인을 설립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그 임무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R에게 지급되었다고 주장하는 5,000만 원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 B
주식회사의 주식이 사실상 1인 주주에 귀속하는 위 1인 회사에 있어서도 회사와 주주는 분명히 별개의 인격이어서 1인 회사의 재산이 곧바로 그 1인 주주의 소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사실상 1인주주라고 하더라도 위회사의 금원을 임의로 처분한 피고인의 소위가 횡령죄를 구성함에 아무런 지정이 없다(대법원 1989. 5. 23. 선고 89도570 판결 참조). 한편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투자자인 R에게 자본금의 회수 명목으로 L의 자금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행위가 L의 다른 모든 주주들이 위와 같은 투자금을 회수에 동의하였다(2015. 4. 21. 당시 L의 주주는 피고인들이 각 2,000주, R이 4,000주, M이 2,000주씩 보유하고 있다, 증거기록 6면 참조)고 하더라도 이는 주주들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L에 대하여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더욱이 제1심 및 당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지급한 위 5,000만 원은 피고인 등의 R에 대한 개인적인 채무에 대한 변제라고 보이므로, 가사 다른 주주들 전원의 동의가 있더라도 업무상횡령죄로 의율하는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L는 2014. 12. 2. 설립되었는데 당시 대표이사 AV(피고인 B의 처), 이사 AW, 감사 피고인 A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고, L가 2015. 4. 7. M과의 투자 약정서에 따라 투자를 받기 전까지는 피고인들이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L 설립 당시 R이 지급한 5,000만 원은 피고인들에게 개인적으로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도 수사기관에서 R에 대한 개인 채무 변제가 문제될까 염려되어 법인 예금통장 '적요'란에 '간판교체비용'이라고 허위로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417쪽).
고소인 M 대리인인 O 변호사는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들이 먼저 L를 만들면 그 이후 M 측이 투자를 해서 그 돈으로 사업을 하자고 합의하였는데, 피고인들이 자본금이 없다고 하여 R이 5,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빌려주었고, L가 설립된 이후에는 투자 약정서에 따라 L에 40만 달러를 투자하였으므로, 피고인 B가 R에게 지급한 5,000만 원은 개인적인 채무를 변제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117쪽, 118쪽), AU는 피고인 B가 한국의 호텔에서 R에게 5,000만 원을 변제한 것은 M의 투자 중 5,000만 원 상당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초기 법인 설립을 위한 개인적인 지원에 대하여 R에게 갚은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48쪽).]
피고인 A
제1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사정들, 즉 ① 위 5,000만 원은 R이 피고인들에게 법인설립 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금원에 대한 변제명목으로 사용된 것으로서 그 이익을 공동피고인 B 이외에도 피고인도 향유하는 점, ② 비록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취임하기 전이기는 하였으나, 이미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공동피고인 B와 상의하여 L의 업무 등을 보고 있는 중에 공동피고인 B의 인출 및 지급행위 등이 있었던 점, ③ 사후에 위 5,000만 원을 포함한 전체 148,000달러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아니한 채 이를 무마하려고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B의 횡령 행위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당시에는 금원의 인출 및 사용 등과 관련하여 공동피고인 B가 전적으로 담당하였을 뿐 자신은 모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고, 공동피고인 B 역시 일관되게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는 점, ② L의 경영지원 팀장 P도 제1심법정에서 2015. 7. 이전까지는 공동피고인 B가 법인 재무 관리를 전담하였다고 진술한 점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B가 이 사건 148,000달러를 인출할 당시 위 금원의 인출 사실을 알았다거나, 공동피고인 B의 R에 대한 5,000만 원 지급행위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 A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주장 Ⅱ)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5. 6. 22. 이후에도 2016. 5.경까지 출근을 하면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피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작업지시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제1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