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당심 소송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본다.)
피고인이 B에게 보낸 내용증명(이하 '이 사건 내용증명'이라 한다)에 적시한 사실은 허위가 아니다.
이 사건 내용증명을 B에게 보내도 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었으므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이 사건 내용증명을 보낸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허위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C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F(이 사건 후 상호가 L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이하 'F'라 한다)를 상대로 퇴직금 및 법정수당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8. 선고 2013가단324547 판결)과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 선고 2014나38370 판결)에서 일부 승소하였다(증거기록 131쪽, 149쪽)(이 법원의 사건 및 판결문 검색 결과에 의하면,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8777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 판결들은 피해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F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음을 인정하였다.
피해자는 B 등 퇴직한 직원들을 사주하여 피고인을 고발하게 한 사실이 없다(공판기록 254쪽, 273쪽).
피해자는 피고인의 지시에 의해 E을 고소하였다가 퇴사하여 회사와 연관성이 사라지자 고소를 취소한 것일 뿐 E의 하수인이 된 사실이 없다(증거기록 62쪽, 공판기록 254, 259쪽).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내용증명에서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공연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B은 2008. 2. 12. F에 입사하여 약 5년간 근무하다가 2013. 4. 30. 퇴사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피해자와 함께 근무하였다(공판기록 274쪽, 255쪽, 증거기록 72쪽). B은 퇴직 후에도 F의 직원들과 만나며 친분을 유지하였다(공판기록 276쪽).
이 사건 내용증명은 B에게 우편으로 도착하였는데, 내용증명 우편은 대리수령이 가능한 점, 실제로 위 우편을 수령한 사람은 B의 누나인 점(공판기록 274쪽)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내용증명을 B만이 읽어볼 것이라 기대할 수 없었다.
이 사건 내용증명은 그 표현이 다소 거칠고 과격하였던바, B은 위 내용증명을 받은 후 '긴장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공판기록 281쪽) 그 내용을 친구인 M, N 등에게 보여주고 피해자에게도 전달하였다(공판기록 274, 275쪽).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내용증명의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내용증명 발송 행위는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도149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내용증명 발송 당시 피해자와 F사이에 민사소송이 계속 중이었던 점(제1심 변론종결 6일 후 이 사건 내용증명을 발송하였음),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행위로 인해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그에 대한 형사공판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점(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정4359)(증거기록 241쪽, 242쪽), 피고인이 이 사건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대방이 F의 직원이었던 점, 이 사건 내용증명의 내용이 허위이고 그 표현도 거칠고 과격하였던 점 등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내용증명을 발송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당심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91조 제1항, 제190조 제1항을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철(재판장) 조순표 정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