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9. 선고 2017노455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E는 정당하게 해고되었고, 2014. 9. 1. 복직한 이후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은 E에게 2014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F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F은 피고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업자일 뿐, 피고인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은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해고가 정당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바, 원심은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6. 11. 18. 패소판결을 받았고, 위 패소판결이 2017. 9. 14. 확정되었으며, 위 확정판결의 내용을 뒤집고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판단 근거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E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E가 2014. 9.경부터 2014. 11.경까지 D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E는 2014. 9. 1. D에 복직하였는에, E가 작성한 각 일일업무보고서(증거기록 286~335쪽)의 기재에 의하면, E는 2015. 9. 2.경부터 2015. 11. 19.경까지 D에 출근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고, 피고인의 지시가 없는 날에는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 조사 시 E가 2015. 11. 20.경까지 회사에 출근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E에게 업무를 지시한 적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증거기록 428쪽).

다)

피고인은 E가 2015. 9. 1. 이후 별다른 업무 처리를 하지 않았으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하는바(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피고인이 업무지시를 하지 않아 E가 대기하고 있던 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은 위 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인은 E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여 E에게 업무지시를 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6. 8. 31. E에게 복직 명령을 전자메일로 통지하면서 E의 업무를 기존의 경영지원업무가 아니라 기획/디자인 업무로 변경하고, 급여도 3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변경한 근로계약서를 첨부하였는바(증 제2, 3호증),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2004. 2. 12. 선고 2003두132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E는 회사 자금, 회계업무를 하기 위해 피고인이 운영한 D에 입사하였고, 그 후 계약서나 서류 작성 등의 총괄적인 업무(경영지원업무)를 담당하였는데(증거기록 422쪽), 디자인 업무는 E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업무일 뿐만 아니라, E의 전공(L대 경영학과)과 과거의 전력(재무 담당, 경리부 근무 등)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와 같은 복직 명령은 인사권자의 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이 변경된 근로조건에 대하여 E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 이상, E에게는 기존과 같은 내용의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F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를 기초로,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F의 근로자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은 위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F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함께 다투었으나, 2016. 11. 18. "F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패소판결을 받았고(증거기록 462~463쪽),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판결은 2017. 9. 14. 확정되었다.

나)

피고인은 F이 D에 근무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업자의 업무를 수행하여 사업소득을 발생시켰으므로, F을 D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동고양세무서장의 과세정보제출명령에 대한 회신결과에 의하면, D 외에 주식회사 M, N, 주식회사 이파트가 2014년과 2015년에 F에 대한 사업소득을 원천징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① 주식회사 M은 F이 D로 이직하기 직전에 다녔던 직장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77쪽 I메시지 참조), ② F이 D와의 계약상 업무 외에 개인적으로 다른 업무를 병행하였다 하더라도, D가 이를 금지하였다거나 F이 다른 업무로 인해 D의 업무에 지장을 주었다는 사정 등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F이 다른 사업자와 사업소득을 발생시켰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F의 D에 대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E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차례 벌금형으로 처벌 받은 전력(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6노1717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10. 5. 선고 2018고정892 판결)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등의 규모가 약 2,300만 원에 달하는 점, 원심 이후 피해근로자에게 피해를 추가로 변제하거나 합의하는 등 사정변경이 없는 점 등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정훈(재판장) 이상엽 김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