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E로부터 성남시 수정구 F빌딩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하여 그 중 토목공사를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에 하도급하였다.
G의 현장소장 H은 2015. 4. 15.경 피고 C(상호: I)으로부터 피고 C이 운전하는 조건으로 월대 900만원에 그 소유의 J 무한궤도식 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 한다)를 임차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의 작업에 투입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피고 C은 2015. 5. 30.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근을 하여야 하자, 위 H에게 K협회를 통하여 자신 대신에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할 사람으로 피고 B를 소개하였다.
위 H과 D의 현장소장 L는 2015. 5. 30. 07:4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지하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G의 피용자 M(용접공)에게 그곳에 설치된 H빔의 용접 공사를 하도록 지시함과 동시에 피고 B에게 이 사건 굴삭기를 이용하여 기울어진 H빔을 바로 세울 것을 지시하였다.
피고 B는 그와 같이 H과 L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굴삭기의 니퍼 부분을 이용하여 기울어진 H빔을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다가 옆에 설치된 토류판을 쓰러뜨렸는데, H빔 위에서 용접작업을 하고 있던 M이 위 토류판에 머리를 맞아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M은 2016. 11. 28.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서울 성북구 N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요양 치료 중 패혈증 등으로 사망하였다(이하 M을 '망인'이라 한다).
망인에게 유족으로 P(배우자), Q, R(자녀들)이 있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P에게 ① 휴업급여 49,558,100원, ② 요양급여 155,003,800원, ③ 유족급여 181,860,666원 및 장의비 14,217,340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피고 A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피고 C과 이 사건 굴삭기에 관하여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보장금액: 50,000,000원)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가지번호 포함), 증인 S, H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B·C 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불법 행위 책임이 있고, 피고 회사는 피고 C과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상법 제724조에 따라 피재자에게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근거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산정되는 손해배상금의 구상을 청구한다.
피고 회사와 피고 C의 책임 유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6호의 규정에 따르면 건설기계 중 타이어식 굴삭기는 위 법률의 적용대상이지만, 무한궤도식인 이 사건 굴삭기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 C이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운행자책임을 지지는 아니한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 C은 이 사건 굴삭기를 공사 현장에 임대하고 자신이 출근할 수 없는 날에 대신 근무할 운전자로 피고 B를 소개해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 굴삭기에 결함이나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피고 C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에게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피보험자인 피고 C이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이상 보험자인 피고 회사도 피재자에 대하여 보상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
피고 B의 책임 유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르면, 원고는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여기서 제3자라 함은 보험자, 보험가입자(사업주) 및 해당 수급권자를 제외한 자로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내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이어야 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892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B는 평소 피고 C에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그의 소개로 일시적이긴 하지만 G에 이 사건 굴삭기 운전이라는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그 근무 시작 전에 작업의 대상이나 범위 등에 관하여 G의 현장소장인 H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따라서 피고 B는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G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망인은 동일한 사업주인 G에 의하여 고용된 동료 근로자인 피고 B의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의 재해를 입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피고 C이 이 사건 사고 이후인 2015. 6. 5. G을 대신하여 피고 B에게 일일 기사비용 170,000원을 송금한 사정(을나 제9호증)을 고려하더라도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이상과 같이 동료 근로자에 해당하는 피고 B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정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 B는 망인이나 그 유족에 대하여는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지만, 원고가 피고 B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동국
각주1) 월 20~25일의 작업 기간을 정하고 그 작업 기간에 대한 일정액을 지급하되, 그보다 더 많은 기간 동안 일한 경우에는 초과된 기간만큼 일할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각주2) 급여수령자 P의 중국법상 상속분(1/3) 해당 금액만 반영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