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8,875,806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15.부터 2020. 2. 25.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부품 제조 및 도·소매업, 자동차 정비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0. 4. 25.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5. 11. 30. 퇴사한 자이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이후 매년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퇴사 전인 2013. 3. 29. 체결한 연봉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 설시한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위해 2013. 3.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2012. 1. 1.부터 2015. 11. 30.까지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부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퇴직 후 재직기간을 2012. 1. 1.부터 2015. 11. 30.까지로 산정한 퇴직급여 12,740,401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는 입사일부터 2011. 12. 31.까지 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동의 및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면서 향후 위 중간정산 퇴직금과 관련한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다.
판단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3. 3.경 피고의 요청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 동의 및 확인서에 서명하였는데, 그 확인서에 '아래 각자 본인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거하여 입사일부터 2011. 12. 31.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수령함에 동의하며 본인은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가 2012. 1. 1.부터 새로이 기산됨을 숙지하고 본 퇴직금 중간정산은 본인의 동의하에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향후 퇴직금 관련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약하며 아래 서명란에 서명합니다. '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문구는 위 문서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고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서 근로자인 원고가 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퇴직 시에 비로소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참조),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지급의무의 발생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입사일인 2000. 4. 25.부터 퇴사일인 2015. 11. 30.까지를 재직기간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에서 원고가 퇴직금의 일부로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12,740,401원을 공제한 나머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요청 또는 원고와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에 따라 원고가 입사한 다음해인 2001년경부터 2006년경까지는 매월, 2007년경부터 2011년경까지는 매년 임금과는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퇴직 당시에는 최종 중간정산기간 다음날인 2012. 1. 1.부터 퇴직일까지의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지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하려면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2001년경부터 2006년경까지 매월 퇴직금 중간정산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고, 그 합계액이 6,399,996원(= 2003년 1,449,996원 + 2004년 1,599,996원 + 2005년 1,650,000원 + 2006년 1,700,004원)인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2007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고, 그 합계액이 12,911,996원(= 2007년 2,133,330원 + 2008년 2,546,666원 + 2009년 2,616,000원 + 2010년 2,766,000원 + 2011년 2,850,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을 제11호증의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사이에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중산정산을 '신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피고는 위 기간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중간신청서를 교부받지 아니하였다), ② 피고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원고의 급여계좌에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위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퇴직금 중간정산은 재직기간 및 평균임금의 감소에 따라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유효성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 지급에 대하여 단순히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요구나 신청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피고가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 동의 및 확인서(을 제11호증)는 원고가 입사한 때로부터 13년 정도, 최종 퇴직금 중간정산일(2011. 12. 31.)로부터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1장의 문서에 피고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연명으로 동의한다는 의미의 개인별 서명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작성되었고, 그 내용도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고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서 근로자들이 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며, 근로자들이 위 문서에 서명하는 것을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었다고 볼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문서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 내지 그에 준하는 원고의 요청이 있었다는 근거로 삼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2011. 12. 31.까지 매년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지급받아왔다는 취지의 피고의 근로자들 명의의 사실확인서(을 제13호증)는 내용의 진위나 작성자의 진정한 의사와는 상관없이 피고가 요구하는 대로 피고 작성 문서에 근로자들이 일괄적으로 서명한 것으로 보여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19,311,992원(= 6,399,996원 + 12,911,996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을 제2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2000. 4. 25.부터 2011. 12. 31.까지 기간에 대하여 유효한 퇴직금 중간 정산이 있었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지급의무의 범위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성실수당, 교통비, 상여금, 성과금1(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 정비수당만을 기초로 산정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금요일 아침마다 40분씩 일찍 출근하여 골목길 청소를 하였고, 격주 월요일마다 1시간씩 일찍 출근하여 회의에 참석하였으며, 매주 목요일 19:00부터 22:00까지 정비 관련 교육을 받았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추가 연장 근로시간에 대하여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시간외수당이 위 가),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과소 계산되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과 추가 연장근로시간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수당 1,281,053원을 평균임금에 산입하여 재산정한 퇴직금 59,169,785원에서 기지급 퇴직금 12,740,401원을 공제한 나머지 46,429,384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되는지 여부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그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여기서 소정 근로의 대가라 함은 근로자가 소정 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한다.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 정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그 임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성질을 갖추어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된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이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조건이어야 한다. 나아가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고정적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고정성'이라 함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그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말하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 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 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먼저 성실수당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2, 5호증, 을 제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자가 월 2회 이상 지각하거나 결근할 경우 성실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정한 사실, 실제로 피고로부터 성실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도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성실수당은 근로자의 근로실적에 따라 그 지급유무가 달라지는 임금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고정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교통비에 대하여 보건대, 을 제2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들 중 교통비를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도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교통비는 일률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상여금에 대하여 보건대, 을 제2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취업규칙 제43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중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하여 상여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상여금을 일할 계산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상여금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상여금 지급일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전혀 지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성과금1'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4호증의 기재, 을 제2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5조 제3항에서 '성과금1'은 연봉 이외에 근로자의 성과에 따라 일정금액을 지급 또는 미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 피고의 근로자들 중 '성과금1'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도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성과금1' 역시 근로자의 근로실적에 따라 그 지급유무가 달라지는 임금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고정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추가 연장근로를 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을 제2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월요일 오전 회의, 목요일 정비관련 교육, 금요일 오전 청소에 직접 참석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② 월요일 오전 회의의 참석대상은 매니저급 이상의 직원으로서 원고는 위 회의의 참석대상이 아니었던 점, ③ 목요일 정비 관련 교육은 근로자들이 기술 습득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3, 6, 7,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그 주장의 추가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 전 91일 동안 지급받은 임금이 9,811,000원(= 3,277,000원 + 3,311,000원 + 3,223,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1일 평균임금은 107,813.18원(= 9,811,000원 ÷ 91일, 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이 되고, 위 평균임금과 원고의 재직기간 5,698일(2000. 4. 25.부터 2015. 11. 30.까지)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은 50,492,013원(= 107,813.18원 × 30 × 5,698/365, 원 미만 버림)이 된다. 그런데 원고가 그 중 12,740,401원을 퇴직연금으로 지급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37,751,612원(= 50,492,013원 - 12,740,4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예비적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한 합계액 19,311,992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그리고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다만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받은 19,311,992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위 19,311,992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19,311,992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 중 1/2인 18,875,806원(= 37,751,612원 ÷ 2)과 서로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436,186원(= 19,311,992원 - 18,875,806원)이 남게 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은 18,875,806원(= 37,751,612원 ÷ 2)이 남게 된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8,875,80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인 2015. 12.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2. 25.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상조회칙에 기한 금전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매월 20,000원을 피고의 상조회비로 납부하였는데, 2006. 7.경 가족 경조사비 명목으로 600,000원을 지급받은 이후 퇴사시까지 아무런 경조사비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상조회칙에 따라 원고에게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000원씩 합계 6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갑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면서 매월 20,000원의 상조회비를 공제한 사실, 피고의 상조회칙에는 '입사년 기준하여 3년 경과시 그 때부터 매년 100,000원씩 지급한다. 경조사 3년 이상 없을시 위와 동일하다. '라고 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상조회는 회사 등 어떤 조직의 직원들이 직원이나 직원가족들의 경조사 비용의 보조, 직원들 간의 친목 도모 등을 목적으로 자치적으로 만든 단체인 점, ②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면서 상조회비를 공제하기는 하였으나, 위와 같이 급여에서 공제된 상조회비는 회사인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근로자들이 만든 단체인 상조회에 귀속되는 점, ③ 소속 회원들에게 상조회칙에 따른 경조사비를 지급하는 주체 또한 피고가 아닌 상조회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상조회를 상대로 청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를 상대로 상조회칙에 기한 경조사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원고는 1999. 9. 26. 입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