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1. 선고 2019가합544791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2. 12.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8,208,29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7.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2019. 6. 13.부터 원고 복직 시까지 매월 6,069,4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변호사의 직무에 속하는 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무법인이고, 원고는 2001. 6. 1. 피고에 일반직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해 오다가 부장 직책으로 추심, 소송전산처리 등 소송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중 2019. 2. 12. 퇴사처리 된 사람이다.

나.

피고의 인사·총무 업무 총괄자인 C 국장은 2018. 12.경 원고에게 '피고 경영진은 법인 재정이 좋지 않아 직원 중 일부를 정리하라는 입장이고, 급여 수준이 높은 원고가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었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뜻을 수용하기로 하여, 2019. 2. 12. 퇴사하였다.

다.

원고는 2019. 4.경 피고가 신규 남자직원 1인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C 국장에게 원고의 정리해고 경위에 관하여 문의하였고, C 국장으로부터 D 실장이 원고의 해고를 요구하여 C 국장이 정리해고를 핑계 삼아 원고에게 퇴사를 권유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원고를 정리해고 하는 것으로 알고 이를 수용한 것일 뿐,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 아니므로 권고사직 내지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 아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 내지 징계해고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는 사실과 달리 경영상의 이유로 사직을 권고한 피고 측의 기망에 의한 것이므로 원고는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해고 내지 퇴사처리는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무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사일 다음날부터 복직할 때까지 매월 6,069,430원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피고는 2017. 4.경 원고가 총무팀 직원으로서 권한을 남용하여 직원에게 지급되는 주차장 주차료를 횡령하는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원고를 송무팀으로 보직변경 하였다. 그 외에도 동료 직원과의 불화, 업무태만 등의 비위행위가 추가로 발각되었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징계해고 하는 대신 2017. 12. 말경부터 C 국장을 통해 원고에게 자진퇴사를 권유하였는데, 원고는 이에 응하여 자진퇴사 하기로 하였고, 다만 퇴사 시기를 놓고 조율해 오다가 2019. 2. 12.자로 퇴사하였던 것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와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합의해지에 따라 종료되었고,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격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관계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그 인정근거에다가 갑 제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의 근로관계는 권고사직 내직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2019. 2. 12.자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한다.

가)

피고는 2017년경 원고의 횡령 등 여러 비위행위가 발각되어 징계해고에 처해질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징계사유로 볼 만한 비위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내부감사나 징계절차 등을 진행한 바도 없다.

나)

2017년 12월경 D 실장이 원고의 주차료 지원금 용도 유용을 문제 삼으면서 원고와 D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상의하기 위해 C 국장과 관련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고의 자진퇴사가 거론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자진퇴사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아니었다.

다)

한편 그 무렵 원고가 C 국장에게 개별적으로 2018. 6. 말까지 퇴사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그 후 사직원을 제출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계속하여 근무하였는바, 위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를 진지하게 그리고 종국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의 취업규칙은 퇴직사유 중 원에 의한 퇴직에 관하여 '직원이 사직원을 제출하여 법인이 수리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에 의하더라도 구두로 사직 의사를 밝힌 사실만으로는 퇴직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원고는 2018. 12.경 C으로부터 피고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정리해고 대상자로 원고가 선정되었다는 취지의 통지를 받았는바(C은 원고를 퇴사시키기 위해 위와 같이 말하였을 뿐 실제로 정리해고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원고는 이를 담당하는 C을 곤란하게 하지 않기 위해 피고의 정리해고를 수용한다는 의미에서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퇴사처리에 응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

해고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규정 및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인정된다.

4.

임금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가 계속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해고 당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해고예고수당을 임금 수령으로 보고 원고가 청구하는 2019. 3. 13.부터 복직 시까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한편, 원고가 해고 전까지 임금으로 매월 평균 6,069,43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3. 13.부터 2019. 6. 12.까지 3개월 동안의 임금 합계 18,208,290원( = 6,069,430원 × 3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7.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19. 6. 13.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6,069,43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