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0. 선고 2019나5321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쓸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2의 나항과 다항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고쳐 쓰는 부분

나.

피고 회사와 피고 C의 책임 유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C은 이 사건 굴삭기를 공사 현장에 임대하고 자신이 출근할 수 없는 날에 대신 근무할 운전자로 피고 B를 소개해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 굴삭기에 결함이나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기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피고 C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에게 민법 제750조에 규정된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도 주장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C과 피고 B가 사용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C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리고 상법 제724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 보상청구권은 피보험자가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을 것을 전제로 하므로, 피보험자인 피고 C이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이상 보험자인 피고 회사도 보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원고의 피고 회사와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다.

피고 B의 책임 유무

1)

쟁점

피고 B의 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른 사고가 발생한 사실 자체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 B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면, 원고는 보험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피고 B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 B가 망인의 동료 근로자로서 위 '제3자'에서 제외되는지 여부이다.

2)

관련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나)

위 규정에서 말하는 '제3자'는 '보험자·보험가입자(사업주) 및 해당 수급권자를 제외한 자 중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내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참조).

그런데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하여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에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 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 관계를 가지는 자로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보아야 한다. 동료 근로자에 의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그러한 가해행위는 마치 사업장 내 기계기구 등의 위험과 같이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원고가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내지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사업주를 달리한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사업장에서 어떤 사업주의 근로자가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에게 재해를 가하여 원고가 재해 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 원고는 위 단서 조항에 의하여 가해 근로자 또는 그 사용자인 사업주에게 구상할 수 없다는 점(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9225 판결 참조)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참조).

3)

판단

가)

피고 C이 기존에 피고 B를 고용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K협회를 통해 자기가 출근할 수 없는 날 하루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할 사람으로 피고 B를 소개해주었을 뿐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피고 C이 직접 2015. 6. 5. 피고 B에게 일당 170,000원을 지급한 사실을 내세워 위 피고들 사이에 사용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을나 제8호증의 1, 2, 제9호증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C(하수급인)이 G(수급인)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이 사건 굴삭기 임대료 16,847,800원을 D(발주자)로부터 직접 받아 그 중 170,000원을 피고 B에게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피고 C이 피고 B를 G에 소개한 사람으로서 피고 B가 G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일당까지 D로부터 한꺼번에 지급받아 대신 지급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일당 지급 사실만으로 피고 C, B 사이의 사용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 C이 피고 B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할 관계에 있었다고 볼 뚜렷한 증거가 없다(그리고 설령 원고 주장대로 위 피고들 사이에 사용관계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사용관계는 얼마든지 중첩될 수 있으므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B가 G의 피용자임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 B는 망인의 동료 근로자로 볼 수밖에 없음을 덧붙여 밝혀둔다).

나)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는 일당을 받기로 하고 G에 이 사건 굴삭기 운전이라는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며, 그 근무 시작 전과 근무 중에 작업의 대상이나 범위 등에 관하여 G 현장소장인 H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따라서 피고 B는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G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결국 망인은 동일한 사업주인 G에 의하여 고용된 동료 근로자인 피고 B의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한편 원고는, 덤프트럭 임대인은 임차인인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더라도 임대인일 뿐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등)를 들어, 건설기계 임대인인 피고 C이나 그의 피용인인 피고 B도 '제3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불법행위자인 피고 B가 건설기계 임대인이 아니라 근로자인 사실은 원고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 위 판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건설기계 임대인이 건설기계를 임대하면서 운전이라는 노무도 함께 제공하기로 하였다면 이는 단순한 임대차계약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한 지휘·감독권의 유보 정도에 따라 고용계약 혹은 도급계약 성격이 가미된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임차인인 사업주가 건설기계 임대인인 운전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할 관계에 있었다면 고용계약에 따른 사용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 대법원 판례의 타당성에는 의문이 든다.

더욱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8. 7. 1. 시행되면서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동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동법 제125조 제1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의 범위를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2호가 2018. 12. 11. 대통령령 제29354호로 개정됨으로써 종전에는「건설기계관리법」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소유하여 그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직접 운전하는 사람'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받던 것에서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 으로 확대되었으므로, 위 대법원 판례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소결

결국 피고 B는 망인의 동료 근로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서 제외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 위에 있는 원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종광(재판장) 박상수 정은영

각주1) 근로복지공단 즉, 원고를 의미한다.

각주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 제1항은 다음과 같다.

각주3)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자로서 다음 각 호의 모두에 해당하는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이하 이 조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한다)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은 제6조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으로 본다.

각주4) 1.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각주5) 2.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