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주식회사 D에서 2018. 5. 24.경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는 주택건설업,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서울 용산구 E 외 2필지 지상에 "F"이라는 명칭의 공동주택(이하 '이 사건 공동주택'이라 한다)을 신축한 건축주이다.
피고는 이 사건 공동주택을 신축하면서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공동주택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주었는데, G은 2017. 8.경 피고와의 분쟁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17. 8.경 C와 사이에, 피고가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대금 1,26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도급주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가, 2018. 3. 26. C와 사이에, C가 이 사건 공사를 타절하기로 하는 정산합의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원고는 C에 고용되어 2018. 1. 22.부터 2018. 3. 26.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5, 6,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C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피고에게도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라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건설업자가 아닌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였는바, 이러한 경우에는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서 정한 직상 수급인에 해당하므로, 여전히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형식적으로는 C와 고용관계에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와 직접적으로 고용관계에 있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률
구 근로기준법(2020. 3. 31. 법률 제17185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다만,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근로기준법 제44조(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
사업이 한 차례 이상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도급이 한 차례에 걸쳐 행하여진 경우에는 수급인을 말한다)이 직상 수급인(도급이 한 차례에 걸쳐 행하여진 경우에는 도급인을 말한다)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다만,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구 근로기준법(2019. 4. 30. 법률 제16415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의2(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 현행 근로기준법도 '건설업자'를 '건설사업자'로 개정한 외에는 아래와 같다.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하 '공사도급"이라 한다)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판단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임금 지급 주장
피고가 위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C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을 제2 내지 4,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8. 3. 26. C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를 타절하기로 하는 정산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로서는 C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임금 지급 주장
위 규정은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하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에게 하수급인의 임금체불에 관한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것을 정하고 있는데, 이는 연쇄적인 도급관계의 당사증 중 자금력이 확보된 건설사업자로 하여금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건설근로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서 도급의 차수를 '여러 차례'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서는 이를 '2차례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공동주택 신축과 관련하여 피고가 도급인이고 C가 수급인인 한 단계의 도급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현행 근로기준법도 제44조 제1항에서 도급의 차수를 '한 차례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제44조의2 제1항에서는 이를 '2차례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도급이 한 차례에 걸쳐 행하여진 경우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직접적인 고용관계에 따른 임금 지급 주장
갑 제4 내지 9호증, 을 제3, 4, 21, 2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의한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로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한 사실, 피고는 2017. 11. 16.경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분쟁 중이었던 G에게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직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내용증명우편을 보낸 사실, 피고는 2018. 3. 26. 서울시청에 '피고가 이 사건 공동주택의 발주자이면서 시공자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에 저촉 또는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인건비, 자재대금 등을 직접 지급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C는 형식적인 수급인에 불과하고 피고가 실질적으로 직영으로 진행하였다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4 내지 26, 28, 34, 37, 3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공사도급계약서, 정산합의서 등의 서류가 작성되었던 점, ② C의 대표자인 H는 2017. 8.경부터 이 사건 공사가 타절된 2018. 3. 26.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의 관리를 담당하면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을 관리, 감독하고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인건비, 자재대금 등을 직불하기도 하였지만, C 내지 그 대표자인 H의 은행계좌에도 그 대금을 송금하였던 점, ④ C는 2017. 11. 26.부터 2017. 12. 28.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공급받는 자'를 피고로 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던 점, ⑤ 원고도 C와 고용관계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44조의2에 따른 임금 지급 주장만을 하다가 이 법원에 이르러 비로소 피고와 직접 고용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직영으로 처리하면서 형식적으로만 C를 수급인으로 내세웠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당우증(재판장) 최정인 김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