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주위적으로 추심금 청구를, 예비적으로 사해행위취소 및 가액배상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 중 사해행위취소 부분만 인용하고, 가액배상청구 부분은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예비적 청구 중 사해행위취소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2017. 6. 25.자 D의 피고에 대한 채권포기약정은 원고를 포함한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해하는 사해행위이므로 이는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의 주장 요지
2017. 6. 25.자 D의 피고에 대한 채권포기약정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려면 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채권포기약정 당시 D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111,000,000원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해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
D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 채권포기약정을 통해 우선적인 만족을 얻은 현장 일용근로자들은 D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고, 공동담보의 감소를 가져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인정사실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2017. 2. 3. D에게 E 청주공장 현장공사를 공사대금 470,000,000원, 공사기간 2017. 2. 6.부터 2017. 4. 30.까지로 정하여 도급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또한 피고는 2017. 4. 7. D에게 대금 80,000,000원으로 하여 위 공장에 설치할 탱크 4대의 제작 설치를 주문하였다.
그런데 D는 위 각 공사를 예정된 기간 내에 마치지 못하였고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공사비 지급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D와 피고 및 일용근로자의 대표자 사이에 2017. 6. 25.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 해지 및 채권포기각서(이하 '이 사건 포기각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피고는 이후 이 사건 포기각서에 따라 D의 체불 근로자들에게 164,570,000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D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111,000,000원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0. 11. 27. 선고 88다카12759 판결 참조). 2) D와 피고가 그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한 처분문서인 이 사건 포기각서(을 제3호증)에 "2017. 6. 25. 현재 피고가 D에게 미지급한 잔금이 111,000,0000원"이라고 기재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달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위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배척할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D는 피고에 대하여 2017. 6. 25. 현재 공사대금채권 111,000,000원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해행위 여부에 관한 판단
채권자 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는 채무자의 총재산에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채권자를 해하는 채무자의 재산적 법률행위를 말하므로 채무자의 총재산에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해행위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2. 5. 25. 선고 80다140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포기각서에 의한 2017. 6. 25.자 D의 피고에 대한 채권포기약정은 원고를 포함한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의 감소를 초래하는 사해행위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포기각서를 통해 D는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111,000,000원만 포기한 것이 아니다. 즉 D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사용한 일용근로자들에 대한 장기 미지급 임금 중 50%에 해당하는 164,547,000원을 피고가 D를 대신하여 일용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위와 같은 공사대금채권을 포기한 것이다.
D는 이 사건 포기각서로 인하여 111,000,000원의 적극재산이 줄어드는 반면, 이를 초과하는 164,547,000원의 소극재산이 함께 줄어들어 결과적으로는 책임재산이 오히려 기존보다 53,547,000원(= 164,547,000원 - 111,000,000원) 증가하였다.
또한 일용근로자들이 D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던 임금채권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채권(근로기준법 제38조 제1, 2항)이고, 이 사건 포기각서에 따른 실질적인 내용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위 임금채권자에 대한 변제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를 포함한 우선변제권이 없는 일반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포기각서에 따라 피고는 일용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164,547,000원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인 D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111,000,000원의 포기행위만 취소한다면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법원의 심판범위인 원고의 예비적 청구 중 사해행위취소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광(재판장) 박상수 정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