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25. 선고 2019노35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1)

B의 2016. 12. 15.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부분

○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권은 그 법리상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근로기준법상의 요건을 갖추면 당연히 성립하고, 다만 근로자가 시기를 지정하여 그 청구를 하면 사용자의 적법한 시기변경권의 행사를 해제조건으로 그 권리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

B이 2016. 12. 15.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위하여 그 신청을 하였으나, 반장으로부터 '2016. 12. 23. 4명의 연차유급휴가 사용 예정'이라는 사유로 거부당하였다. 이후 2016. 12. 21. 재차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를 신청하여 사측의 결재를 받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다.

○

2016. 12. 15.자 연차유급휴가 신청과 2016. 12. 21.자 연차유급휴가 신청은 각 별개의 신청으로, B이 2016. 12. 21.자 신청으로 결국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2016. 12. 15.자 신청이 사측의 인력 운영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거부당한 만큼 사용자가 적법한 시기변경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고, 거부가 명시된 즉시 2016. 12. 15.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거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기수에 이르렀다.

○

따라서 B의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가 종국적으로 실현되었다는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어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D의 2016. 11. 23.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부분

○

D이 2016. 11. 23. 조장에게 같은 날짜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신청을 하였으나 조장의 반려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같은 날 12:00경 조퇴하였다. B이 직원들로부터 부당 조퇴, 연차유급휴가 신청 거부 사례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D이 이를 연차유급휴가 신청 거부 사례로 보아 제보하였다.

○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D의 2016. 11. 23.자 연차유급휴가 신청을 거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D과 조장이 협의를 통하여 연차유급휴가 신청을 조퇴신청으로 변경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B의 2016. 12. 15.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부분

1)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권은 구 근로기준법 제48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면 당연히 성립하고, 다만 근로자가 시기를 지정하여 그 청구를 하면 사용자의 적법한 시기변경권의 행사를 해제조건으로 그 권리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것으로, 사용자가 휴가를 부여한다고 하는 적극적 작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어서, 위 조항 위반죄의 구성요건의 기본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권의 행사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작 위 의무에 위반한 행위가 되는 것이므로, 위 죄는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 시기를 지정하여 그 청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적법한 시기변경권을 행사하지도 아니한 채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함은 물론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 자체를 인정하지 아니하여 그 시기지정권의 행사를 사전에 방해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면 근로자가 시기지정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그 청구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성립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99도317 판결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유한회사 F(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는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미리 해당 근로자가 그 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조장→반장→소장 순으로 직접 대면하여 그 결재란에 서명을 받는 절차를 거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온 사실, B이 2016. 12. 15. 치과진료를 사유로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를 신청한 사실, B이 소지한 2016. 12. 15.자 신청서에는 조장 결재란에만 서명이 되어있고, 사유란에 '23일 4명 연차라서 불승인(반장)'이라는 문구가 B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3)

그러나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B이 2016. 12. 21. 치과진료를 사유로 '2016. 12. 23. 연차유급휴가' 신청서를 작성하여 조장→반장→소장 순으로 서명을 받아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한 다음 2016. 12. 23.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관계에 나타난 사정, 즉 이 사건 회사가 B에게 2016. 12. 15.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해당 일인 2016. 12. 23. 출근명령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반장이 2016. 12. 15.자 신청서 결재란에 즉시 서명하지 않은 것은 해당일 연차유급휴가 신청자 수 등을 보아가며 추후 다시 협의하기 위하여 서명을 보류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이를 신청에 대한 확정적인 거부로 단정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회사가 B에게 당초 신청한 2016. 12. 23.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D의 2016. 11. 23.자 연차유급휴가 신청 부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이 2016. 11. 23. 같은 날짜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날 조퇴를 한 점, D이 당심 법정에서 위 조퇴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이 D이 J(조장)과 협의를 통하여 연차유급휴가 신청을 조퇴 신청으로 변경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부분의 "근로기준법"은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김우정(재판장) 이근수 이원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