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13. 선고 2019노3982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에 대한 직권판단

형사소송법 제343조, 제358조, 제359조에 따르면 원심판결에 불복이 있는 경우 그 판결이 선고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판결 선고일인 2019. 11. 26.로부터 7일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19. 12. 4. 항소장을 제출하였는바, 피고인의 항소는 항소권이 소멸한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적법하고, 원심판결을 살펴보아도 직권조사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형사소송법 제362조 제1항, 제360조 제1항에 따라 결정으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아래와 같이 검사의 항소에 대하여 판결을 하는 이상 일괄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로써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2.

검사의 항소에 대한 판단

가.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①

B은 무단결근한 사실이 없다. 단지 컴퓨터 오류 등으로 인해 회사 전산시스템에 입력이 누락되었을 뿐이다. ② B은 회사측의 동의를 얻어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모두 30분씩 늦춰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는 방법으로 근로시간을 채웠다. ③ 이와 같은 B의 근무상황에 대해 직장 상사 및 다른 직원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은 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④ B은 퇴사 당시 피고인과의 갈등으로 피고인을 대하기 불편하여 피고인의 직접적인 연락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일 뿐, 근무상황에 관해 해명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⑤ 오히려 피고인은 상당기간 외국출국 등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직원들의 근로관계를 의심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B에 대한 임금 미지급 당시 피고인에게 임금의 범위에 관해 다툴만한 정당한 근거가 없었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판단

1)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나)

원심은, ㉮ ㈜D이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여부를 관리하여 왔는데, B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무기간인 2017. 12. 26.부터 2018. 1. 23.까지 사이의 기간(이하 ‘이 사건 임금미지급기간’이라고 한다) 동안 회사 출퇴근관리 시스템에 기록된 B의 출근일이 11일에 불과한 점, ㉯ B이 근로계약서상의 근로개시시각(09:30)에 맞추어 출근한 날이 없는 점, ㉰ 피고인은 위 기간 동안 위 출퇴근 시스템 입력정보를 바탕으로 B에게 출근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이에 대해 B이 답하지 않거나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한 점, ㉱ 피고인은, 다른 근로자가 B 대신 B의 출근기록을 출퇴근 시스템에 입력한 사실을 확인하고 B에게 이를 추궁하였는데, B이 이에 대한 별다른 해명 없이 피고인과의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피고인과의 접촉 자체를 피한 점, ㉲ B이 피고인을 상대로 임금체불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사후적으로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B의 임금미지급 부분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에게 이 부분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ž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회사 출퇴근관리 시스템에 B의 출근기록이 없는 날에도 피고인이 메신저를 통해 B에게 업무지시를 한 사실(B이 회사에 있음을 전제로 한 업무지시들이다), ② 회사 출퇴근관리 시스템에 입력된 출근기록을 보면 B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출근시각은 대부분 오전 10시경이고, 퇴근시각은 오후 7시경인 사실(B은 2018. 1. 17. 피고인에게 메신저상으로 자신의 출근시각이 ‘10시’라고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이를 전제로 하루 8시간 근무를 지키라고 훈계하면서, B이 대부분 오전 10시 이후 출근하고, 저녁 7시 이전 퇴근함을 지적하였다), ③ 출퇴근시각 입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근태규정이 2017. 4. 11.부터 적용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이 사건 임금미지급기간 이전에는 출퇴근기록 누락을 이유로 급여를 삭감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이 2018. 1. 8.경 B에게 출퇴근기록을 제대로 안하면 지각기록되고 급여에도 영향이 있다고 경고하자, B이 2018. 1. 10. 피고인에게 이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이 ‘부당해? 아직 적용한 것도 없는데, 뭐가 부당해?’라고 반문하였다)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하지만 역시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혹은 사정들, 즉 ㉮ 피고인은 2018. 1. 4.경부터 명시적으로 B에게 출퇴근기록 안한 것을 지적하였고, 2018. 1. 8.에는 “기록 안 되는 건 모두 자동으로 지각기록된다. 세무사에서 관리하고, 급여에 영향 있다”라고 경고하였으며, B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경고에 항의하면서도, 앞으로 출퇴근기록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답한 사실, ㉯ B은 2018. 1. 12. 오전 11:09에 출근시각을 입력하면서 곧바로 피고인에게 메신저로 그 때에서야 출근기록하게 된 사유를 보고하기도 한 사실, ㉰ 그러나 이후로도 B은 출퇴근관리 시스템에 출퇴근기록을 입력하지 않거나 늦게 출근입력하는 경우가 있었던바, B이 2018. 1. 16. 퇴근 체크를 안 하고 퇴근하자, 피고인은 2018. 1. 17. B에게 전날 퇴근 체크 안한 것을 지적하였고, 이어서 B의 하루 근무시간(8시간)이 안 지켜지는 것 같고 외근에 소요되는 시간도 지나치게 긴 것 같다고 이야기한 사실, ㉱ 2018. 1. 23.에는, 카메라상으로 B의 출근이 확인되지 않음에도 B이 출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면서 B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고, 그 전에 B이 병원 간다고 보고했던 날에 대한 증빙도 제출하라고 요구하였으나, B으로부터 해명을 듣거나 증빙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 ㉲ B의 출퇴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피고인의 지인 H은 메신저를 통해 피고인에게 B이 출근을 하지 않거나 지각을 했다고 여러 차례 말해주기도 한 사실 등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B의 임금미지급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점에다가,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전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김예영 장성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