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24. 선고 2019재가합5058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재심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재심청구취지

청구취지 : 선택적으로, 피고(재심피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재심원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131,057,225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2. 9.부터 2018. 11.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또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8. 6. 3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5. 5.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에 3,858,245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재심청구취지 : 주위적으로, 재심대상판결을 취소한다.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25.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다음의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가.

원고는 2018. 5. 14. 피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18가합531958 손해배상(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피고가 2008. 1. 21. 원고를 채용함에 있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위반하였고, 2008. 6. 30. 원고를 면직함에 있어 원고를 정식직원으로 임용하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함으로써 같은 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

위 법원은 2019. 4. 25. 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면직 처분의 무효확인 및 이에 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노동분쟁의 신속한 해결이라는 요청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고, ②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원고를 정규직원으로 임용하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③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원고가 구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은 면직처분일인 2008. 6. 30.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른 소멸시효기간인 3년이 경과하여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및 임금지급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다.

원고의 소송대리인은 2019. 4. 25.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송달받았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재심 대상판결은 2019. 5. 10.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 제5호, 제6호, 제7호, 제8호, 제9호, 제10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피고는 관련 서류를 불법적으로 파기하거나 은닉하는 방법으로 재심대상판결에서 부당히 승소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혔으므로,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한 재심의 소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이므로, 재심원고가 주장하는 사유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할 때에는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재다24 판결 참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는 '법정대리권·소송대리인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적법한 소송대리권이 없는 소송대리인이 피고를 대리한 상태에서 재심대상판결을 진행하여 그 확정에 이르게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민사소송법에서 법정대리권 등의 흠결을 재심사유로 규정한 취지는 원래 그러한 대표권의 흠결이 있는 당사자 측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그 상대방이 이를 재심사유로 삼기 위하여는 그러한 사유를 주장함으로써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하고, 여기서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우란 위와 같은 대표권 흠결 이외의 사유로도 종전의 판결이 종국적으로 상대방의 이익으로 변경될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재다513 판결 참조), 재심대상판결에서 피고를 대리한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에 흠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면직처분의 무효 등을 주장할만한 다른 사유가 없는 이상 재심대상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재심사유의 주장만으로는 어떠한 이익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원고의 재심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5호는 '형사상 처벌을 받을 다른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자백을 하였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 또는 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은 때'를, 같은 항 제6호는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를 각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이 경우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거나 증거부족 이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할 수 없을 때'라 함은 증거흠결 이외의 사유, 즉 범인의 사망, 사면, 공소시효의 완성, 심신상실의 경우 등이 없었더라면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을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71153 판결 참조).

그러나 원고는 형사상 처벌을 받을 누구의 어떠한 행위로 자백을 하였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 또는 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았는지, 어떠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가 되었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재심 대상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그와 관련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거나 공소시효의 완성 등을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도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5호, 제6호에서 정한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원고의 재심청구 부분도 부적법하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는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 같은 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같은 제10호는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를 각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심대상판결에서는 증인, 감정인, 통역인의 진술이나 당사자신문결과가 증거로 채택된 바 없고,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함이 기록상 명백하며,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과 충돌될 만한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도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 제8호, 제10호에서 정한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원고의 재심청구 부분도 부적법하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는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이를 알고 주장하지 아니한 때'라고 함은 재심사유가 있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소를 제기하고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9057 판결 참조).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송달받고도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재심 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도록 하였는바,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원고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주장에 대한 판단이 유탈되어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고, 오히려 재심 대상판결의 판단내용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심 대상판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한 판단이 누락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재심 대상판결을 송달받은 이후에는 이를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원고는 항소를 통하여 이를 주장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에 대하여 다시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에서 정한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원고의 재심청구 부분도 부적법하다.

나.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원고는 재심 대상판결의 취소를 구하는 외에 피고를 상대로 부당한 제소로 인한 위자료 청구를 병합하여 제기하고 있으나, 재심의 소에 통상의 민사상 청구를 병합하여 제기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97. 5. 28. 선고 96다4164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청구는 별소로 제기하여야 할 것이고 재심의 소에 병합하여 제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도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김선아 이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