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7. 5. 31. 퇴직한 자이다.
피고는 2005년경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들에게 만 55세부터 정년까지 소정비율(70% 내지 40%)에 따라 급여를 차감 지급하여 왔다.
피고의 인사관리지침 중 정년퇴직과 관련한 부분이 2016. 1. 25. 개정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라 한다), 그 개정 전후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6. 12. 19. 2017년 전직지원(의원퇴직) 실시와 관련한 공문을 작성․ 배포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1962년생으로 만 55세가 되는 해인 2017년을 앞둔 2016. 12.경 위 공문에 따른 전직지원을 신청하여 2017. 5. 31. 명예퇴직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63,517,08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9호증, 을 제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만 55세에 도달하는 해에 ① 만 58세를 정년으로 하여 3년간 급여 전액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한 후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 퇴직하는 방법, ②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아 만 60세를 정년으로 하여 5년간 차감된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근무한 후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 퇴직하는 방법, ③ 명예퇴직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그중 ①의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한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이다.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한다면 원고는 만 58세까지 급여 전액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하고, 그 이후에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2항<1>에 따라 만 60세까지 임금피크제에 따라 차감된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근무할 수 있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하여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다는 착오에 빠져 있었고, 이에 더하여 피고 측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위 ②의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 일선 창구에 배치하거나 자동화기기 관리 업무를 배정한다는 사무분담상 불이익을 공지하는 바람에 명예퇴직(위 ③의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인바, 원고의 명예퇴직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에 의한 것으로서 이를 취소한다.
나아가 원고의 명예퇴직은 위와 같은 착오에 의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과 유사하여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당시 피고에게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원고를 해고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없었고 피고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명예퇴직 의사표시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하여 만 60세까지 근무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3년간 급여 전액 366.959,988원 + 2년간 차감된 급여 122,319,996원) 489,279,984원에서 원고가 명예퇴직을 통해 지급받은 특별퇴직금 285,413,324원 및 퇴직 후 근로소득 40,349,572원 합계 325,762,896원을 공제한 163,517,08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원고가 주장하는 방법 중 위 ①의 방법, 즉 만 58세까지 급여 전액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한 후 퇴직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전환직군[계약직인 개인금융서비스직군(영업점 텔러), 사무지원직군(후선사무보조), CS직군(전화상담원) 중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신규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집단을 의미한다]에 한정되었고, 원고와 같은 소속장급 이하 일반직원들은 만 55세에 도달하는 해에 위 ②, ③의 방법 즉,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방법과 명예퇴직 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을 뿐,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원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졌으므로 유효하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유효할 뿐만 아니라, 피고는 원고에게 명예퇴직을 선택하도록 압박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방법과 명예퇴직 하는 방법 중 명예퇴직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자발적으로 전직지원을 신청하였으며, 그 결과 수억 원에 달하는 특별퇴직금, 학자금 지원 등 상당한 혜택을 받고 퇴직하였고, 퇴직 이후에도 피고 또는 피고의 계열회사로 재취업하여 상당 기간 근무하며 소득을 얻었다. 따라서 원고가 착오에 빠져 명예퇴직을 선택하였다거나 원고의 명예퇴직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판 단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참조),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그 변경이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거나 같은 개정에 의하여 근로자 상호 간의 유․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보아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일부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유리하게 변경되거나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다른 일부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 전체적으로 보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집단적 동의를 요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만일 그러한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면 그러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무효이므로 그 변경으로 인하여 기득이익을 침해받은 근로자는 종전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이 유리하게 변경되거나 그대로 유지된 근로자의 경우에는 기득이익을 침해받은 바 없으므로, 설령 취업규칙 변경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무효를 원인으로 한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만 58세를 정년으로 하여 급여 전액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하는 방법(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게 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인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 해당 근로조건 및 고용상 연령차벌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2항에 따라 받을 수 있었던 만 60세까지의 임금의 합계액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명예퇴직금 및 퇴직 후 근로소득 합계액을 공제한 금액을 청구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청구의 전제가 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살피건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 피고의 인사관리지침에서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히 퇴직한다. 다만,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퇴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으로 승진하는 경우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고용계약서에 “고용계약기간은 ○○○○. ○○. ○○.부터 ○○○○. ○○. ○○.까지로 하며 피고의 계약해지 통보가 없는 경우에는 3년 단위로 계속 연장되는 것으로 한다. 다만, 계약기간의 연장은 최장 근로자가 만 58세가 되는 날이 속한 달의 말일까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같은 일반직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하여 근무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위 ①의 방법은 전환직군 등에게만 적용되었을 뿐 원고와 같은 일반직원들은 위 ②, ③의 방법, 즉 임금피크제의 적용 또는 명예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고,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하여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주장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아니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고, 원고가 위 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던 이상 원고의 명예퇴직에 관한 의사표시를 착오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명예퇴직 의사표시의 취소 또는 무효에 관한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와 C노동조합 D지부는 2004. 7. 29.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아래와 같이 최초로 임금피크제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위 단체협약에 따르면 당시 피고와 노동조합 측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정년을 일률적으로 만 59세(2008. 3. 1.부터 만 60세로 연장되었다)로 연장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기존의 정년과 임금피크제의 적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위 2004년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피고와 노동조합 측은 2004. 10. 13.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실제 도입할 당시에도 「만 55세가 도래하는 연도 출생자인 일반직원들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으로서 일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도록 하되, 임금피크제와 전직지원제도(명예퇴직)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인사규정에서 정한 정년기간(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의 인사관리지침 제36조 본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는 E등급 이상의 직원(본부장, 임원급 상무, 부행장 등)에 대하여만 적용됨」을 전제로 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노동조합 측은 2011. 12. 30. 전환직군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 피고의 근로자들이 인사관리지침 제36조 본문에 따른 정년(만 58세)과 임금피크제의 적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이와 같은 내용의 합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므로, 결국 위 합의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의 경우 일률적으로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 연장이 적용되고 있었음을 전제로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을 위하여 2015. 12. 24. 개최된 2015년도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피고 측은 인사관리지침 제36조를 현행과 같이 변경하되, ‘전환직군 중 현재 임금피크 미선택 직원의 경우 만 59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요구하였고, 노동조합 측은 이를 수용하였다. 만일 전환직군이 아닌 일반직원도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고 만 58세까지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면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은 일반직원의 경우에도 임금피크제의 적용 시기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 측의 위 요구안건에는 전환직군이 아닌 일반직원들 중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은 직원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방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는 일반직원의 경우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에도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고 인사관리지침 제36조 본문에 따른 정년을 적용받는 것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및 노사합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 피고의 인사관리지침에서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히 퇴직한다. 다만,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퇴직한다.”라고 규정한 것은,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E등급 이상의 직원 또는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지 않은 전환직군의 경우 만 58세를 정년으로 하고,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일반직원 또는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전환직군의 경우 만 60세를 정년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이전에 원고와 같은 일반직원들에게는 인사관리지침 제36조 본문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으로 승진하는 경우 피고와 사이에 만 58세를 정년으로 명시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이른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원고는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 ①의 방법, 즉 만 58세까지 급여 전액을 지급받으면서 근무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고용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의 연장은 만 58세까지 가능하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의 경우 피고의 인사관리지침에 따라 만 55세부터 만 58세까지 차감된 급여를 지급받게 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위 고용계약서 제3조 단서가 피고의 인사관리지침보다 유리한 내용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전 피고의 일반직원들이 ‘만 58세까지 급여 전액을 지급받고 퇴직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반직원들 중 위 방법을 선택하여 만 58세에 퇴직한 사례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각주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정년)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1.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중략) : 2016년 1월 1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5103101
판결선고
2022. 2. 15.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