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09. 1. 20.경 피고 소속 국가보훈처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B지방보훈청 C과에서 보훈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
관리규정의 개정
원고가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2007. 8. 29. 국가보훈처훈령 제830호로 제정된 ‘무기계약 및 1년 이상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에서는 기간제근로자의 정의 및 휴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다.
위 규정은 2012. 12. 21. 국가보훈처훈령 제1012호로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으로 전부 개정되었고(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의 병가 사용
원고는 2013년 중 2일 주중에 병가를 사용하였고, 2018. 3. 13. 병가 1일, 2018. 3. 20. 13:30~15:30 병가 4시간(조퇴)을 사용하였으며 피고는 원고가 병가를 사용한 주의 주휴수당을 모두 지급하였다.
피고의 주휴수당 환수조치
피고는 2019년 3월경 원고에게 급여 지급 시 ‘주휴수당 공제’라는 항목으로 83,070원을 공제하고 2,164,07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개정된 이 사건 규정은 ‘연간 가능한 병가기간 60일 중 30일은 무급으로 하고, 병가기간 중 휴무일과 주휴일은 무급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함에도 원고를 비롯한 보훈복지사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규정의 효력이 인정되더라도, 피고는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 개정 이후에도 병가기간 중 주휴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이를 다시 환수할 수 없고, 원고에게 통지 또는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월 급여에서 주휴수당을 환수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위반하였으며, 이 사건 규정 제27조 제4항은 문언 상 병가기간이 주휴일 전후로 지속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데 원고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아서 환수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환수한 주휴수당 상당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반환을 구하고, 선택적으로 피고의 불법적인 환수조치에 따라 손해를 입었으므로 같은 금액 상당의 배상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규정 개정 시 복지포인트, 명절휴가비 신설, 정년연장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규정도 도입되어 불이익 변경이라고 할 수 없고, 의견조회 및 공람 등의 절차를 거쳤다. 또한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
이 사건 규정의 개정 후 담당자의 잦은 업무 변경 등으로 주휴수당을 공제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여 규정에 따라 공제한 것일 뿐 비채변제에 해당하지 않으며, 원고를 비롯한 대상자들에게 상황설명 후 이의가 없어 환수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병가기간 중 주휴일을 무급으로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연속된 병가기간 중에 주휴일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서 해석할 근거가 없다.
판단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6호증, 을 제5, 6, 19, 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규정의 병가제도 관련 개정이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집단적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개정 전 규정에서는 무기계약근로자들 및 기간제근로자들의 병가제도에 관하여 ‘휴일의 종류로 병가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병가 사용 일수, 방법, 유급 인정여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고, 이 사건 규정 개정 시 구체적인 내용이 처음 적시되었다.
개정 전 규정에서 무기계약 및 1년 이상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휴일제도에 관하여 ‘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는 임의적 기재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병가제도에 관한 공무원 복무규정이 준용되었다거나 원고를 비롯한 보훈복지사들이 위 규정에 따라 병가를 사용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며, 원고 역시 2012년도 개정 이후부터 병가를 사용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의 병가제도와 관련하여 행정안전부는 연간 총 60일 중 30일 유급, 법무부는 연간 총 60일 중 10일 유급, 고용노동부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연간 총 60일,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연간 총 30일의 유급 병가사용이 가능하고, 병가기간 중 휴무일과 주휴일을 무급으로 정하고 있는바, 타 부처의 병가제도에 비추어 볼 때에도 이 사건 규정이 특별히 불합리하거나 불이익한 경우로 는 보이지 않는다.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환수할 수 없는지 여부
민법 제742조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비채변제를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배제되려면, 변제자가 변제 당시에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을 상대방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91114 판결).
국가보훈처 담당자가 원고가 병가를 사용한 기간에 대한 주휴수당 공제 없이 월 급여를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당시 주휴수당 지급의무가 없음을 알았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환수조치가 임금채권 전액 지급원칙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169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8호증, 제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근로자인 원고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다고 판단되므로, 피고가 원고의 월 급여에서 초과 지급된 주휴수당 상당액을 상계 또는 공제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환수조치는 임금채권 전액 지급 원칙에 반하지 않으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국가보훈처 소속 사무관은 원고를 비롯한 해당 보훈복지사들에게 2018. 10.경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병가기간 중 기 지급된 주휴수당이 부당이득반환청구 대상이 되어 5년치를 환수할 수 있으니 이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달라’는 본부 혁신행정담당관실 질의회신 내용을 고지하였고, 2019년 3월 초경에는 환수예정이라는 점 및 분할납부·급여공제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지하는 등 환수조치에 대해 미리 예고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병가기간 중 주휴수당을 지급한 시기(2018년 3월)와 공제시기(2019년 3월)가 임금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을 정도로 떨어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월 급여액(2,430,000원)에서 공제액(83,070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규정 제27조 제4항이 병가기간이 주휴일 전후로 지속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5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는 “법 제55조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가 1주일을 기준으로 최소한 1일간은 근로하지 아니하도록 주휴일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상 휴일제도는 연속된 근로에서의 근로자의 피로회복과 건강회복 및 여가의 활용을 통한 인간으로서의 사회적·문화적 생활의 향유를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나아가 ‘유급휴일’이란 휴일제도의 취지를 살려 근로자가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기 위하여 임금의 지급이 보장되어 있는 휴일, 즉 휴식을 취하더라도 통상적인 근로를 한 것처럼 임금이 지급되는 날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휴일 및 유급휴일 제도를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목적에 비추어 보면, 근로의 제공 없이도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유급휴일의 특별규정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평상적인 근로관계, 즉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여 왔고, 또한 계속적인 근로제공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가 당연히 전제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327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관련 법규 및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주휴일 전후 비연속적으로 병가를 사용하였더라도 병가를 사용한 주에는 1주 동안의 소정 근로일을 개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해당 주의 주휴일을 무급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이 사건 규정 제24조 제1항을 연속된 병가기간 중간에 주휴일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할 이유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