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51,230,96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2.부터 2023. 7.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 3,153,140원 및 퇴직금 71,920,146원의 각 지급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51,230,9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30.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패션 디자이너 망 C(예명 D, 이하 ‘망인’이라 한다)이 2010. 7. 12. 설립한 회사로서 설립 당시 발행주식은 20,000주였고(1주의 금액 : 5,000원), 망인이 그 중 12,000주(지분율 : 60%)를, 피고가 그 중 8,000주(지분율 : 40%)를 각 소유하였다.
E는 망인의 외아들로서 2010. 8. 19.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9. 7. 12.부터는 원고의 1인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고, 피고는 1980. 2. 1.부터 망인 운영의 개인사업체인 ‘F’(이하 ‘이 사건 의상실’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10. 7. 31. 이 사건 의상실에서 퇴직하였고 2010. 7. 12. 원고가 설립된 후 원고의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2019. 7. 12. 원고의 사내이사직에서 퇴임하였다.
피고는 2010. 7. 12.부터 2019. 11.까지 다음과 같이 총 1,051,230,960원을 보수 또는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516006
판결선고
2023. 7. 7.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 요지
원고
보수 등 부당이득반환청구 관련 주장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하면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여야 하는바(상법 제388조), 원고 정관에는 이사 보수에 관한 정함이 없고, 주주총회의 결의로도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정한 바 없어 피고는 보수를 수령할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기초사실 1.다.항과 같이 보수 및 상여금 명목으로 1,051,230,960원을 수령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정관에 이사 보수의 액수에 관한 정함이 없다는 사실 및 이사의 보수를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 보수를 수령한 악의의 수익자이므로, 원고에게 위 보수 및 상여금 상당의 부당이득금 1,051,230,96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마지막으로 보수를 수령한 2019. 11. 30.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발생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가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채무부존재확인청구 관련 주장
피고는 위 1)항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원고의 사내이사인 피고는 보수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2019. 12.까지 발생한 미지급 보수 3,153,140원, 퇴직금 71,920,146원 합계 75,073,286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 보수․퇴직금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있고, 나아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보수․퇴직금 지급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
보수 등 부당이득반환청구 관련 주장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의 대표이사 E와는 사용종속관계에 있었는바, 피고는 근로자 내지 근로자의 직위를 겸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정관에 정함이나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는 경우라도 당연히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
원고는 대표이사 E와 피고가 6:4의 비율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2인 주식회사로, E와 피고는 주주들 의사의 합치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다. 따라서 형식적인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았어도 이사의 보수에 대한 2인 주주의 의사합치가 있었으므로, 보수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수령한 급여가 과다하게 다액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10여 년간 피고에게 아무런 이의 없이 보수를 지급하여 왔고 대표이사 E는 원고의 운영자이자 최종결재권자로서 보수 지급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바 없으므로, 원고가 지금까지 지급한 급여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
예비적으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므로,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노무 상당의 대가를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다. 피고는 2010. 8. 1.부터 2019. 12. 31.까지 원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그 노무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수 등 상당액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하여, 원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모두 소멸되었다.
채무부존재 확인청구 관련 주장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별소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77311호), 이 사건 소 중 채무부존재 확인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위 1)가)항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피고에게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전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3,153,140원 및 퇴직금 71,920,146원의 지급을 청구한 바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인 2022. 6. 23. 원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3,153,140원 및 퇴직금 71,920,146원의 지급에 관한 이행을 구하는 별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77311호)를 제기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 사건 소 중 미지급 임금, 퇴직금 부존재 확인 부분과 이행청구인 위 별소의 소송물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의사를 표시한 이상 원고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청구를 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제기 당시를 기준으로 원고가 이 부분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었다.
피고가 사후적으로 실질적으로 동일한 소송물의 이행을 구하는 별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당초 확인의 이익을 구비하여 적법하게 제기한 이 부분 소 자체가 이후 피고의 위와 같은 별소 제기에 의하여 후발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소멸되어 부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본소와 반소에 관한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다17401, 17418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전제적 판단(피고의 근로자성)
피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위임계약상 위임을 받아 원고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채무부존재확인청구 및 피고의 예비적 상계항변을 판단하는 전제가 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판단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 그 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선임된 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또한 회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일정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사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받는 보수는 원칙적으로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재직 중의 위임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하여 그 이사가 반드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1, 2, 4, 5, 9, 11, 12, 16,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이 법원의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의상실에서 퇴사한 후, E와 사이에 ‘피고에 대한 입사 이후 2010. 8. 1. 현재 퇴사한 후 퇴직금 전체를 신설법인(원고)의 자본으로 전환(지분율 40%)한 것으로 본다’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위 퇴직금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원고 주식 40%를 취득하였다. 피고는 원고 설립 당시에도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망 C과 함께 정관에 날인하였고, 원고 주식의 60%는 E가, 나머지 40%는 피고가 보유하고 있다.
피고는 2013. 7. 12.부터 2019. 7. 12. 퇴임할 때까지 원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E는 최초에는 원고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다가 망 C이 2010. 8. 12. 사망하자 2010. 8. 19. 원고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E와 피고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원고 정관 제38조는 이사를 2명 이상을 두도록 하고 있고, 제43조 제3항은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는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 회사의 업무를 분장·집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에 근거하여 대표이사 1명(E, 다만 E는 2019. 7. 12. 원고 대표이사 지위에서 퇴임하고, 현재 사내이사의 지위에 있다)과 피고를 이사로 두고 있다. 원고 정관 제45조 제1항은 이사회는 이사로 구성하여 회사 업무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결의하도록 하고 있고, 제47조 제1항은 이사회의 결의에 관하여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결의하도록 하고 있다.
원고 정관 49조는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되, 직원의 업무를 겸하여 수행하는 이사는 직원의 업무에 대한 보수는 직원의 경우에 준하여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이사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E가 2010. 8.경부터 2019년까지 지급받은 보수는 총 1,144,422,500원이고, 피고가 같은 기간 지급받은 보수는 총 1,051,230,960원이다. E와 피고 및 그 밖에 다른 원고 직원들이 수령한 보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피고는 원고가 2011. 7. 28. 주식회사 K(이하 ‘K’라 한다)와, 2014. 1. 10. L와, 2016. 1. 10. 주식회사 M와 각 상표사용권 설정계약서를 작성할 때 E와 동행하였다. 위 각 상표사용권 설정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K 대표이사 G이었는데, G은 구체적 계약 체결 경위를 피고에게 설명하였다. G은 위 각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와 G 사이에서 조언을 하고 조정․화해를 이끌어주었고. 계약체결 과정을 조율하였으며, 피고에게 골프 접대를 하기도 하였고, 2011년 당시 K가 원고에 대한 로열티를 1억 원 이상 연체하였음에도 상표사용권 계약을 계속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E와 피고가 G에게 베풀어주었기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리스한 법인차량을 자신의 주거지에 주차시켜두고 배우자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는 등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처분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4차례 걸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태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서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1)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담당한 전체 업무의 실질은 위임사무를 처리하는데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단순히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함에 그쳤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 설립 당시부터 망 C과 함께 원고의 2인 뿐인 주주로서, 원고 주식의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피고는 별도의 주식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의상실에서 근무한 퇴직금을 원고에 투자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 설립에 관여하여 발기인 2인 중 한 명이었고, 원고가 설립된 2010. 7.경부터 원고의 사내이사로 근무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한 투자자이자 40%의 지분을 가진 주주로서 원고의 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사로 근무하는 기간 수령한 보수액이 대표이사 E가 수령한 보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특히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수령한 보수는 차이가 연 20만 원에 불과하다. 피고 스스로도 지급받은 보수에 관하여 E와 상의하여 원고의 수입 등을 고려하여 보수액을 결정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는바(2023. 6. 1. 피고 준비서면 3, 4면), 피고는 자신이 지급받을 보수를 결정함에 있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보이고, 실제로 피고의 급여는 원고의 수입, 경영상태에 따라 상당한 변동이 있었다[위
2)바)항에서 본 바와 같이 E와 피고를 제외한 원고의 다른 직원들은 비교적 일정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가 수령한 급여를 단순한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의상실에서 지급받던 급여를 기준으로 피고가 받을 급여를 일응 책정한 뒤 원고의 수입이나 경영 상태에 따라 구체적으로 보수를 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구체적 증거가 없다. 또한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가 이 사건 의상실 폐업 전 3년간 지급받은 평균 연 급여는 107,246,508원이고 이를 위 2) 바)항에서 살펴 본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와 비교하면 2013년, 2016년 내지 2019년에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가 이 사건 의상실에서의 위 평균 연 급여에 미치지 못하는 바, 피고가 받을 급여 하한이나 기준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의 급여 기준이 되는 금액이 정해져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이른바 이사로서의 보수를 정하기 위한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 중 일부가 노무제공에 대한 대가였다고 보기 어렵다.
E,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를 원고의 다른 직원들이 받은 보수와 비교해 보면, E와 피고는 원고의 다른 직원들보다 상당한 고액의 보수를 수령하였다.
원고 이사회는 원고의 중요사항을 결의할 권한이 있는데 원고의 이사는 2명이고, 원고 정관 제47조에 의하면 이사회 의결에 이사 과반수의 출석이 필요하므로, 원고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려면 피고의 출석과 의결이 불가피하다. 이에 비추어 실제로도 원고 이사회의 활동이나 이사회에서의 의사결정, 경영에 관한 결정에 피고가 참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증인 G은 원고와 상표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E와 피고 ‘두분’이 베풀어 준 덕분이라고 진술하였으며(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9면), G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서 L, 주식회사 M 등을 내세워 계약을 체결한 것도 피고에게 설명하였으며, 피고에게 골프접대를 하였고, 피고가 중간에 원고와 G 사이의 계약을 조정․조율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증인 G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수행한 것이 아니라 상표사용권 계약체결 과정에서 재량을 행사하는 등 일정한 범위의 원고 사업경영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의 법인차량을 구체적 보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고, 비교적 장기간 휴가 사용이나 해외출국 할 때 E가 사무실에 없을 경우에는 다른 직원들을 통해 E에게 이를 통지하였을 뿐 E로부터 휴가사용, 해외출국에 관하여 사전 승낙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으로 보이나, 원고는 대표이사인 E의 보수에서도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였으므로 그것만으로 피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원고의 규모와 조직, 피고가 원고 이사로 선임된 경위, 피고가 보유한 원고의 지분 비율, 이사회 활동과 회사의 의사결정·경영에 대한 참여 정도, 이사로서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 보수와 처우 등에 관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상법상 이사로서 이사회 등을 통하여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에 참가하는 한편, 일정한 범위의 사업경영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여 왔으며, 근로자인 일반 사원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담당한 전체 업무의 실질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함에 그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 정관에서는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위 가.2)마)항 참조], 피고가 원고의 이사로 근무하면서 급여나 상여금 명목으로 1,051,230,960원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1.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으며, 원고 이사의 보수를 정하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이때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 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회사가 성과급, 특별성과급 등의 명칭으로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금원이나 성과 달성을 위한 동기를 부여할 목적으로 지급하는 금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의 이사로서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하고, 근로자 내지 근로자의 직위를 겸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위 가.항에서 살펴보았다. 또한 위 가)항의 인정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고 이사가 급여, 상여금 등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대가를 지급받으려면 이에 관하여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주주총회 결의가 개최된 적이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상여금 등에 관한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수령한 급여․상여금 등 보수 명목의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것으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피고가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 1,051,230,960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아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해야 한다.
다만 피고가 이와 같은 보수 명목의 돈에 관한 악의의 수익자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부당이득의 경우에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하는데(민법 제748조 제2항), 부당이득의 수익자가 악의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책임을 진다. 여기서 ‘악의’는,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다229536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 설립 이후 2010. 8.경부터 2인 주주이자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E와 같이 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수 명목의 돈을 지급받아 온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위 보수 등 명목의 돈의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하고, 선의의 수익자는 이익을 받은 후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안 때에는 그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익반환의 책임이 있으며(민법 제749조 제1항),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민법 제749조 제2항).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소를 제기한 때’란 소송이 계속된 때, 즉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를 말한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다20969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2020. 3. 12 송달된 것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보수 등 상당의 부당이득금 1,051,230,96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소장부본 송달일인 2020. 3. 12.부터 발생하는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는 2인주주 회사인 원고에서 주주인 E와 피고 사이에 보수 지급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이는 1인주주 회사에서 1인주주의 의사가 주주총회의 결의내용과 일치한다면 그러한 내용의 결의이사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주주총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2인주주 회사에서도 2인주주 의사가 일치하는 이상 그와 같은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총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는 이른바 1인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 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가 될 것이 명백하다. 이러한 이유로 주주총회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거나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지 않았더라도, 1인주주의 의사가 주주총회의 결의내용과 일치한다면 증거에 의하여 그러한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1976. 4. 13. 선고 74다175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는 주주가 1인인 1인주주 회사에 한하여 가능한 법리이다. 1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동의하거나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에서 그러한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질 것이 명백하다거나 또는 그러한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다21751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E와 피고가 원고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에 대한 보수 지급에 E와 피고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를 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2인주주 회사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만으로 보수지급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질 것이 명백하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이사의 보수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신의칙 내지 금반언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강행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를 한 사람이 스스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추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강행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될 수 있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3다63937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7715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는 상법 제388조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므로[위 1)나)항의 관련법리(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등) 참조], 원고 내지는 원고 대표이사 E가 E, 피고에게 보수를 지급한 바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 대한 보수지급이 법률상 원인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상법 제388조는 주주들의 이익 뿐만 아니라 회사, 회사 채권자의 이익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원고가 E와 피고의 2인주주 회사이고, 원고 대표이사 E가 자신도 상당한 기간동안 보수를 지급받아 온 것)만으로는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가 제공한 노무 상당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제공한 노무 상당의 이익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고,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 제공한 노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가 원고 회사의 이사로 선임되어 근무한 데 따른 것인바,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민법상 위임계약이자 원고가 피고로부터 노무 제공을 받은 법률상 원인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자동채권인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설령 부당이득 내지 보수채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구체적 액수를 산정할 근거와 증거가 부족하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 및 상여금 상당의 부당이득 1,051,230,9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20. 3. 1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7.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상여금 등에 관한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그 밖에 피고가 원고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피고의 주장[위 다. 2)항 참조]은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3,153,140원 및 퇴직금 71,920,146원의 각 채무는 존재하지 않고 피고가 다투는 이상 원고로서는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욱진(재판장) 김재원 김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