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3. 선고 2020가합56954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54조 제1항에 따라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과 자금의 융자 및 공제사업 등을 함으로써 조합원의 주목적인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여 기계설비공사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제조합이고, 원고는 1996. 6. 1.경 피고 대구지점에 입사하여 2020. 4. 1.부터 피고 부산·경남지점에서 3급(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20. 6. 1.경 피고로부터 파면처분을 받은 자이다.

나.

원고에 대한 정직처분 등

피고는 2015. 9. 23.경 원고에게 ‘2015. 8. 24.경 조합원사인 C(주) 대표이사 D과의 전화 응대시 발생한 분쟁과 관련하여 조합 직원은 조합업무 등과 관련하여 대외 전화연결시 직원 부재로 전화를 대신 받았을 경우 상대방에게 우선적으로 해당 직원의 부재사실 통지와 함께 소속과 성명, 연락처 등을 확인한 후 메모를 작성하여 부재 직원에게 연결하겠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시킨 후 전화연결을 종료하였어야 하나, 단순 부재사실만을 통지하여 재차 전화연결을 시도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분쟁을 야기하고 민원발생의 계기가 되는 등 취업규칙 제5조 위반 및 징계규정 제4조에 해당하여 징계심의를 하고자 하므로, 2015. 9. 25. 09:00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 기회를 가지라’는 취지로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피고는 2015. 9. 25.경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전화응대 관련하여 분쟁을 야기하고, 관리자의 사과지시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여 분쟁을 확대하고, 문책성 전보인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등 제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나, 분쟁 해소에 대한 책임을 본인 스스로 인정함은 물론, 개전의 정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15. 10. 1.자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위 2015. 8. 24.경 있었던 원고의 전화응대행위를 ‘이 사건 응대행위’, 위 징계처분을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기로 결정하고, 2015. 9. 30.경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 사실을 통지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 및 직위해제 통보 등

한편, 피고의 부산·경남지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소외 E는 2020. 5. 8.경 피고에게 원고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1항<2>에 따른 피해신고를 하였고, 원고도 2020. 5. 15.경 E를 가해자로 하여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원고와 E의 직장내 괴롭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결과 E의 원고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은 인정할 수 없으나 원고의 E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은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2020. 5. 29.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를 2020. 6. 3.자로 파면하고 2020. 6. 1.부터 징계 확정시까지 직위를 해제하기로 하는 의결을 하였고, 2020. 6. 1.경 원고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위 의결에 따른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을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 한다).

2020. 6. 1.자 징계처분 통지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는 다음과 같다.

라.

피고 취업규칙 등

피고의 취업규칙 및 징계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징계의 종류는 파면·정직·감봉 및 견책으로 하며, 징계기준 및 처분의 효력은 붙임 1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 1 내지 4, 7, 8, 13, 14, 19, 20, 22, 33, 37, 4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정직처분 관련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한다.<3>

1)

징계처분통지서에 없던 징계사유인 ‘관리자의 사과지시를 거부하고 분쟁 확대’,‘문책성 인사에 대한 불만토로’를 징계사유에 포함시켰으므로 위법하다.<4>

2)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직전에 있었던 경고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한 징계처분이므로 사실상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3)

피고 징계규정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해를 입히거나 직무상 대외적 명예를 심히 손상 또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있고 동시에 계속 근무하게 하여도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 또는 “과거 감봉처분을 받은 자로서 다시 감봉처분에 해당될 행위를 한 자”에게 과할 수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전에 감봉처분을 받은 적이 없고,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가 된 이 사건 응대행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해를 입히거나 직무상 대외적 명예를 심히 손상 또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파면처분 관련 주장

①

원고는 E에게 점심시간에 회의를 강요한 사실이 없고, 2020. 5. 7.자 회의에서 나온 발언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 등 이 사건 파면처분의 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②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의 과거 징계경력은 모두 효력이 없으므로 이를 근거로 징계양정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의 무효확인과 이 사건 파면처분 후 원고의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기본급, 상여금, 휴가비 및 수당, 명절귀성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자녀학자금, 장기근속수당)<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확인의 소 관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약 6년 5개월이 지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으므로 실효의 원칙에 따라 허용될 수 없으며, 이미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기간이 지남에 따라 종료되었으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정직처분의 존재가 이 사건 파면처분에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파면처분의 효력을 다투면 될 뿐이므로 분쟁 해결의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45827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해왔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것에 사실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정직처분의 존재가 그 이후 이루어진 이 사건 파면처분의 징계양정사유로 고려된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의 효력 역시 다투고 있는바, 이 사건 파면처분이 무효로 인정될 경우 향후 또 다른 징계양정에 고려되지 않기 위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의 효력을 다툴 필요성도 있는 점<6>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하여 이의제기를 하는 등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채 6년 5개월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가 향후 이 사건 정직처분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피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이 사건 정직처분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유무

1)

관련법리

징계규정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면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항을 통보하고 경위서를 징구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징계혐의사실에 대한 변명을 위하여 자신에게 이익되는 소명자료를 준비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징계권자로 하여금 비위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게 하려는 데 있으므로 위와 같은 절차에 위반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3612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징계규정 제9조 제1항에서는 ”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구두 또는 서면으로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징계규정에서 별도로 통지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는 않았더라도, 피고는 징계대상자에게 진술(소명)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상당한 기간을 두고 징계위원회 개최일시, 장소 및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적시하여 통보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절차를 위반한 징계처분은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처분통지서에는 Ⓐ 이 사건 응대행위로 인하여 분쟁이 발생한 점뿐만 아니라, Ⓑ 관리자의 사과지시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여 분쟁을 확대한 행위, Ⓒ 문책성 전보인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행위가 징계이유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2015. 9. 23.자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을 제42호증)에는 그 징계사유로 이 사건 응대행위로 인하여 분쟁이 야기되었다는 점(Ⓐ)만이 기재되어 있을뿐, 위 Ⓑ, Ⓒ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4, 27,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15. 9. 23.자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에 위 Ⓑ, Ⓒ를 징계사유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정직처분통지서(을 제4호증)의 “이유” 란에는 “1. 직무와 관련하여 조합원사와 전화 응대시 단순 부재사실만으로 통지하여 재차 전화연결을 시도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분쟁을 야기한 사실이 인정됨.”, “2. 관리자의 사과지시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여 분쟁을 확대하고, 문책성 전보인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점이 인정됨.”, “3. 이후 조합원사에 대한 사과 및 분쟁발생 책임을 인정하고, 개전의 정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됨.”이라고 기재되어있는바, 제2, 3항의 내용은 제1항의 이 사건 응대행위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인 점, 위 제3항의 내용은 징계사유가 아닌 징계양정에 고려된 사정(감경인자)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제2항에 기재된 원고의 사과 지시 거부 및 불만 토로 행위 역시 독립적인 징계사유라기보다는 징계처분의 필요성 및 징계양정에 고려한 사정으로 보인다[피고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정직처분은 2015. 9. 21.자 이사장 경고(갑 제5호증 1면)와 달리 위 Ⓑ, Ⓒ의 사유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으나(2020. 11. 10.자 준비서면 등), 위 Ⓑ, Ⓒ의 사유를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하여 경고에 그치지 않고 징계처분을 할 필요성이 있어 징계처분에 나아가게 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나)

원고의 사과 지시 거부 및 불만 토로 행위는 이 사건 응대행위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응대행위에 관한 소명과정에서 함께 소명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응대행위에 관한 소명과 별도로 사전에 소명을 준비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이중징계 해당여부

1)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2)

피고가 2015. 9. 21.경 이 사건 응대행위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사장 경고 및 대구·경북지점으로의 전보발령(이하 이를 ‘이 사건 선행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3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이 사건 응대행위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징계규정(을 제37호증)에서는 파면·정직·감봉 및 견책만을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고, 이사장 경고는 징계에 포함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위 징계규정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의 징계심의를 거쳐 징계를 하여야 하는데(제8조), 이 사건 선행처분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쳤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행처분의 법적성격을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선행처분이 징계처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징계사유 인정여부

살피건대, 원고의 이 사건 응대행위로 인하여 피고의 조합원사(C 주식회사)와 원고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의 조합원사가 피고에게 불만을 표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 징계규정 제4조 제2호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 또는 제4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 또는 분쟁을 야기하거나 조합에 손실을 초래하게 한 직원”에 해당하고, 동 규정 붙임 1에서 정한 정직 기준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해를 입히거나 직무상 대외적 명예를 심히 손상 또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한 자”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라.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정직처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이 사건 파면처분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 인정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13 내지 15, 18 내지 21, 24, 25,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소외 E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취업규칙 제52조의 직장 내 괴롭힘금지의무 위반 및 취업규칙 제5조 제2항의 직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원고에게는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1)

E, G, H의 각 진술<7>에 의하면, 원고가 2020. 5. 6.경 E에게 ‘점심식사 후 바로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하고, 2020. 5. 7.경에도 ’회의를 하여야 하므로 점심식사 후 바로 사무실로 들어오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E에게는 근로기준법상 1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되고, 양일간 특별히 점심시간에 회의를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E의 휴게시간을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

2)

원고는 2020. 5. 7.경 지점장실에서 이루어 진 회의에서 E에게 “나를 잘 알겠지만 스나이퍼가 안되도록 하면 좋겠어요. 저격수. 아무 이유 없이 분노의 게이지 올라가게 하고 그래하면 스나이퍼가 될 수 있으니 그런 일은 하지 말자 이 말이지.”, “밖에서 맞짱 한번 뜰까?”와 같이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발언을 하거나, “E과장 다른데 보내. 같이 일 하기 싫어. 내가 불편하다고, 내가.”, “(G 지점장이 ’인사발령은 이사장이 내는건데 E를 어떻게 다른 곳으로 보내냐’는 취지로 말하자) 이사장한테 이야기하면 되지 뭐. 모레 오면. 내가 얘기할게.”라고 하는 등 E로 하여금 원고가 인사권자를 통해 E를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 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발언을 하였으며, “부산에 있었던 직원이 일 잘한다고 했는데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 “I대 그거 밖에 안돼?”라고 하는 등 E의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다(을 제36호증). 이러한 원고의 언행은 E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기 충분한 것이었으며, 실제로 E는 2020. 5. 8.경부터 5. 22.경까지 빈맥, 흉부압박감, 호흡곤란 등으로 통원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3)

원고는 차장(3급)으로서 과장(5급)인 E보다 높은 직급에 있었던 점, 원고의 연차가 E보다 13년 앞서는 점<8>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E에 대한 행위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한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4)

한편, 원고는 E가 먼저 원고에 대해 적대적인 행위를 하였고, 오히려 E의 행위가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하기도 하였으나, 원고가 주장하는 E의 행위(① 볼펜을 쓰레기통에 던진 행위, ② 원고의 업무부탁을 거절한 행위, ③ 원고가 시간외근무신청을 하였음에도 식대용 법인카드를 주지 않은 행위 등)의 경우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 및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하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E가 원고에 대하여 직장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

징계양정 적정여부

1)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 경우에 그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므로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하는 것은 징계권 남용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5두8269 판결 등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13457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8 내지 12, 20호증, 을 제4 내지 6, 9 내지 12, 30, 31, 33, 3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고, 파면처분 통지서에 기재된 나머지 징계경력 역시 모두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인정된 징계사유를 기반으로 내려진 것으로서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 이전에도 수차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고, 그 과정에서 원고 스스로 재발 방지 각서 및 성격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의 노력을 약속하였음에도 이를 재차 위반한 것인 점, ③ 피고는 차장(3급)으로서 오히려 타에 모범이 되어야 할 지위에 있었던 점, ④ 피고의 인사위원회에서는 원고의 소명, 비위 행위의 중대성, 징계·포상 경력 및 여러 제반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을 결정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파면처분이 피고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6.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