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9. 선고 2020가합59196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서울특별시 재단법인 H 설립 및 운영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H’을 운영하고 공연예술진흥 및 작품전시 활동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하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되어 계속 근무하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근무 중인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들의 고용형태 변경 과정

1)

피고는 2009. 7.경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하여 I 문화공간을 피고가 위탁받아 운영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서울시와의 위탁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에만 운영을 맡을 예정이었으므로, I(이하 ‘I’이라고만 한다) 운영을 총괄하는 팀장 1인만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가 담당하도록 하고, 나머지 인력 59명 중 47명은 모두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였으며, 시설관리를 담당해야 하는 12명(= 59명 - 47명)은 외주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용역업체 직원들이 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2)

원고 A, B, C, D, E은 피고와 당초 계약기간 2009. 9. 1.부터 2009. 12. 31.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원고 G<1>은 피고와 2009. 9. 28.부터 2009. 12. 31.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고 I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피고는 서울시와 위탁운영계약을 연장함에 따라 위 원고들과 2009. 12. 31. 이후에도 근로계약을 연장하였다. 이후 원고 F도 2011. 7. 6.경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I에서 근무를 하였고, 피고가 서울시와 위탁운영계약을 계속 연장하다가 2016. 1. 1.부터 서울시로부터 위 사업장을 피고의 고유사업으로 전환받아 관리·운영하게 됨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와 이후에도 근로계약을 계속 연장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기간제법에 따른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3)

피고는 2018. 12.경부터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 시행에 따라 무기계약직 및 공무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2. 26. J노동조합 K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공무직 근로자들(피고의 ‘공무직근로자 관리규정’이 적용되는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하는 ‘일반 공무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합의’를 체결하였고, 2019. 8. 22. 이 사건 노동조합과 원고들을 포함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하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하는 위 합의를 ‘이 사건 합의’라 한다). 이 사건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정규직 전환평가와 피고 전환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직무적성검사에 합격한 원고 A, B, C, D, E, G은 2019. 11. 1.자로, 직무적성 검사에 불합격하였다가 재시험에 합격한 원고 F은 2019. 12. 1.자로 각 정규직(일반직 또는 기술직 7급) 전환발령을 받았다.

5)

원고들이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소속 부서와 담당 업무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6)

원고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후 직위 및 직급, 소속 부서와 담당 업무는 아래 표와 같다(원고 E은 이후 인사발령으로 소속 부서와 담당 업무가 변경되었다).

다.

피고의 직제규정, 호봉제 보수규정

1)

피고의 직제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2)

피고의 호봉제 보수규정(2020. 3. 27. 개정된 것)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16, 18, 33, 39호증, 을 제1, 2,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입사 이래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원고들을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원고들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한 때로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까지 근무한 기간을 호봉제 보수규정 제17조 제4항의 “회관 근무경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를 호봉에 반영하지 아니한 채 원고들의 호봉을 산정하였다. 그 결과 원고들은 호봉제 보수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었더라면 인정되었어야 할 호봉보다 낮은 호봉을 적용받게 되었으며 그 당연한 귀결로서 임금상 불이익을 입게 되었고, “회관 근무경력”이 호봉에 산입되고 있는 채용 정규직 근로자<3> 전체와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이하 ‘이 사건 차별적 처우’라 한다)를 받게 되었다.

이 사건 차별적 처우는 ① 헌법상 평등원칙,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의 원칙,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위반 또는 ② 기간제법 제8조 위반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③ 이 사건 차별적 처우의 원인이 된 이 사건 합의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서 단체협약자치의 원칙 위반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의 호봉이 위법한 이 사건 차별적 처우가 없었더라면 책정되었을 호봉(별지1 원고별 호봉산정표 ‘정정 호봉’란 기재 각 호봉)에 해당한다는 확인을 구하고, 2019. 11.부터 2021. 5.까지의 기간 동안 위 ‘정정 호봉’란 기재 각 호봉에 따른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금액의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차별적 처우의 헌법상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의 원칙,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용자는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나)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따라서 헌법이나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비교대상 근로자의 선정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이나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 원고들은 채용 정규직 근로자 전체를 비교대상 근로자로서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원고들과 동일한 경력, 근무기간, 직급을 가진 정규직 근로자가 없으므로 비교대상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채용 정규직 근로자 전체가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비교대상성은 차별로 주장하는 처우의 내용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원고들이 채용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현재 모두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호봉제 보수규정 제17조 제4항의 “회관 근무경력”에 정규직으로 근무한 기간만 포함시키고,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기간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을 차별적 처우로 주장하고 있는 점, 호봉제 보수규정은 경력이나 직급과 무관히 정규직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들과 채용 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으로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채용 정규직 근로자 전체가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차별적 처우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7 내지 19, 21, 29 내지 32, 41, 42, 44 내지 47, 53 내지 5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I에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 ① I도 피고의 사업장 중 하나로서 공연장, 미술관 운영 및 대관 업무 등 피고의 영업이 이루어진 사실, ② 원고 A, B, C, D은 I 공연장의 음향, 무대, 조명업무 및 안전관리, 장비 점검, 유지 보수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단독으로 I 공연을 책임지기도 한 사실, ③ 원고 E은 I 공연장의 공연기획 및 공연사업 운영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본관 공연장 공연기획팀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형태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사실, ④ 원고 F은 I 미술관(N미술관, O전시관)의 미술 전시기획, 대관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본관 미술관 전시팀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형태의 사업계획서 및 대관업무 관련 내부 기안서 등을 작성한 사실, ⑤ 원고 G은 I 대관 및 하우스매니저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 본관 공연기획팀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형태의 대관업무 관련 내부 기안서 등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14, 22, 40, 59, 7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의 호봉 산정시 무기계약직으로서의 근무기간을 반영하지 않은 이 사건 차별적 처우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에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할 무렵 피고는 서울시와의 위탁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I 운영을 맡을 예정이었고, 이에 따라 I 운영을 총괄하는 팀장 1인만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였고, 나머지는 모두 기간제 근로자 또는 외주 용역업체 직원으로 구성되었다. 원고들이 피고에 입사할 당시 원고들의 근무 장소는 I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담당한 업무도 I의 운영에 한정되었고, 실제로 원고들이 피고에 입사한 때로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까지 약 10여 년 동안 I에서만 근무하였다.

②

피고 본관에는 3,022석의 P, 609석의 Q, 443석의 R, 328석의 S로 총 4개의 공연장을 포함하여 5개의 전시시설을 갖춘 2개의 미술관(총 면적 5,649㎡), 교육장, 3개의 예술동(사무동 및 연습실), 편의시설 등이 위치한 대규모의 공연단지 형태로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 반면, I은 283석의 T, 301석의 U로 총 2개의 공연장을 포함하여 2개의 전시시설(총 면적 805㎡)과 편의시설로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인적 구성을 살펴보아도 피고 본관은 사무국 264명과 자체 예술단 331명을 보유하고 있으나, I은 사무국 13명이 운영을 담당하는 소규모 조직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 I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은 피고 본관에서 이루어지는 공연과 비교하여 무대 크기, 객석 수, 무대 장치, 예산, 기타 시설 등의 차이로 인하여 공연의 기획·실행 및 정산 단계에서 수행하여야 할 각 업무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그 지원 업무(예산 편성 및 조달, 회계 등) 역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고, ㉡ I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도 피고 본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와 비교하여 전시행사의 규모, 전시 주체의 저명도, 관람객 수 등의 차이로 인하여 전시의 기획, 운영, 홍보, 마무리 작업 등의 단계에서 수행하여야 할 각 업무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 I 대관업무도 피고 본관의 대관업무와 비교하여 시설 규모, 자체 예술단 보유 여부 등의 차이로 인하여 대관계획 수립 및 공고, 심사 등의 단계에서 수행하여야 할 각 업무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③

원고들이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기간의 I 업무분장표(갑 제18호증의 1 내지 5)나 업무일지(갑 제19호증의 1 내지 8)에는 피고 본관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의 업무분장표와 업무일지에 기재된 주요 업무 내용이 일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들은 위 기간 동안 업무 수행 당시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형태의 사업계획서, 내부 기안서 등을 작성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업무분장표와 업무일지에는 업무 내용이 간략하게만 기재되어 있는 점, 사업계획서와 내부 기안서 등 문서 형식이 동일한 것은 I도 피고의 사업장 중 하나로서 피고의 전산시스템상 동일한 형태의 문서를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담당하는 업무의 종류가 동일하다고 하여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난이도가 동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및 앞서 본 I과 피고 본관의 시설 및 인적 구성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본관에서 근무한 정규직 근로자들이 원고들의 무기계약직 기간 동안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원고들은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 당시 직무적성검사에서 불합격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재시험의 기회를 부여받았으므로, 피고는 사실상 모든 전환 대상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실제로 원고 F은 직무적성검사에 1회 불합격하였다가 재시험에 합격한 관계로 나머지 원고들보다 1개월 늦게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피고 정규직 근로자들은 2009년, 2010년 채용 당시 서류 전형과 인적성검사, 1, 2차 면접시험 등을 거쳐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면접 점수가 다른 지원자보다 낮을 경우 탈락하였고, 무대영상 분야 60:1, 무대음향 78:1, 전산분야 127:1, 회계분야 153:1의 높은 경쟁률을 거쳐 채용되었다.

⑤

원고들은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이후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분장이 이루어졌고, 정규직과 서로 대직자로 지정되어 근무하며, 정규직과 동일한 근무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순환하여 수행하는 등의 사정을 들면서 채용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난이도, 동일한 가치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주장은 ‘원고들은 채용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현재 모두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호봉제 보수규정 제17조 제4항의 “회관 근무경력”에 정규직으로 근무한 기간만 포함시키고,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기간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차별적 처우라는 것인바(즉, 원고들은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정규직 근로자와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기간’과 ‘정규직으로 근무한 기간’을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합리적 이유” 판단의 핵심적 기준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이후 채용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난이도, 동일한 가치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정은 이 사건의 판단에는 영향을 줄 수 없다.

⑥

원고들과 같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를 적용한 것 그 자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할 당시 2018년 연봉총액을 기준으로 하되 정규직 전환이 2019. 11. 또는 2019. 12. 이루어지는 점을 반영하여 2019년 연봉인상률을 적용한 연봉총액을 산정하였고, 2018년 기본연봉을 호봉급으로 환산한 후 그에 맞는 호봉보다 1호봉 높은 호봉을 적용한 점, ㉡ 원고들은 입사 전 인정경력은 100% 인정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매년 임금 인상을 합의하면서 원고들(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인정되는 기간)을 포함한 연봉제 적용 대상자들에게 기본인상률에 1.4%를 가산하여 임금을 인상한 점 및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인정되는 기간과 원고들의 임금 청구액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들의 급여 수준이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된 근로자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도록 상당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차별적 처우의 기간제법 제8조 위반 여부

1)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들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4>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에는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취업규칙(호봉제 보수규정)이 적용되었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원고들의 근로조건을 채용 정규직 근로자보다 불리하게 설정하여 이 사건 차별적 처우를 한 것은 기간제법 제8조 위반이라는 취지이다(원고들의 주장이 다소 모호하나 이와 같이 선해한다).

2)

그러나 원고들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되어 그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정규직 근로자와 사이에 기간제법 제8조가 적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등 참조), 기간제법 제2조 제3호는 ‘차별적 처우’를 “임금, 상여금, 성과금, 그 밖에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에 관한 사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여기에서 ‘불리한 처우’란 사용자가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기간제 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하며(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7045 판결 등 참조),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기간제 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것을 뜻하는바(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5107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무기계약직 근무기간 동안의 근로는 정규직 근로자로서의 근로와 비교하여 볼 때 업무의 내용과 범위, 업무의 질이나 양 등 제반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원고들이 정규직 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가 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게는 연봉제를 적용하고, 정규직 전환시 호봉산정에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기간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5>, 이 사건 차별적 처우가 기간제법 제8조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합의의 협약자치의 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협약 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차별적 처우는 무기계약직 근무기간이 피고의 호봉제 보수규정 제17조 제4항의 “회관 근무경력”에 포함되지 아니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지, 이 사건 합의에 의해 야기된 것이 아닐뿐더러, 이 사건 합의에서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시 임금은 연봉제를 호봉제로 전환하며, 호봉 재산정에 따른 임금수준의 저하는 없도록 한다.”고 정하여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저하를 방지하고자 하였던 점, 피고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시 2018년 연봉총액을 기준으로 하되 정규직 전환이 2019. 11. 또는 2019. 12. 이루어지는 점을 반영하여 2019년 연봉인상률을 적용한 연봉총액을 산정하였고, 2018년 기본연봉을 호봉급으로 환산한 후 그에 맞는 호봉보다 1호봉 높은 호봉을 적용하였으며, 장기근속수당 기준일은 무기계약 전 환일로 하되 기지급 중인 장기근속수당보다 저하되지 않도록 한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합의가 협약자치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