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합590
판결선고
2023. 1. 13.
범죄사실
모두사실
피고인은 2018. 2. 15.경부터 경비용역 제공업체인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기간제 근로자로서 서울 종로구 C아파트에서 근무하던 중 2018. 6. 30.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자 2018. 8. 14.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D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지만, 2018. 11. 19.경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 만료일에 근로관계가 정당하게 종료되었으므로 부당해고가 아니다’ 라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이 기각되었고, 이러한 기각결정에 이 사건 회사와 피고인 사이에 작성된 2018. 2. 15.부터 2018. 6. 30.까지의 근로기간이 명시된 근로계약서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에 이르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D를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허위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 11. 20.경 서울 은평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D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C아파트의 경비를 맡고 있는 용역회사인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소인 D는 아파트 경비원인 고소인과 계약기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음에도 고소인의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계약기간이 2018. 2. 15.부터 2018. 6. 30.까지로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고소인의 성명 및 서명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사문서인 근로계약서를 위조하고, 위와 같이 위조된 근로계약서를 고소인이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증거자료로 제출하여 위조된 사문서를 행사까지 하였으므로 피고소인을 엄벌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작성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본부장인 E과 근로기간을 2018. 2. 15.부터 2018. 6. 30.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그가 가져온 근로계약서 원본에 자신의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까지 하였고, 그 계약서 사본을 위 E으로부터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D가 근로계약서를 위조하여 이를 행사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 피고인은 같은 날 위와 같이 허위내용이 기재된 고소장을 서울 종로구 율곡로 46(경운동)에 있는 종로경찰서 민원실에 제출하여 D를 무고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기재
감정인 F 작성 감정서
고소장, 근로계약서 원본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
각 근로계약서 사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156조,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허위 사실로 D를 무고한 바 없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와 피고인 명의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는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의 업무 담당자(관리본부장)인 E에 의하여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서 위조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은 이를 잘 알면서도 허위로 D가 이를 위조하였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작성·제출함으로써 D를 무고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음과 같이, 이 사건 회사의 업무 방식,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계약서가 위조되었을 만한 특별한 이유나 사정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는 관리업, 청소업, 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이 사건 무렵 위 회사에는 약 1,600명의 근로자들이 고용되어 각지의 아파트로 파견되어 경비원, 청소원 등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대부분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근무하였고, 위와 같이 많은 인원에 대한 효율적인 인사·노무 관리를 위해 근로기간 종료일은 시작일과 무관하게 각 분기의 말일로 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피고인 외에 2018년 상반기부터 근무한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종료일은 2018. 6. 30.로 일치한다(증거기록 57~68쪽).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들과 체결하는 근로계약서에는 ‘입사 후 최초 3개월 이내의 기간은 수습기간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인은 2018. 2. 15.부터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C아파트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관련 법령(경비업법 제17조로 보인다)에 따라 경비원으로 채용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경찰에 범죄경력조회를 의뢰하는데, E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에 대한 범죄경력조회가 다소 지체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2018. 3. 초순경 작성되었다.
이 사건 회사가 관련 법령에 따른 과태료 등 제재(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4조 제2항 등)나 근로조건의 불명확성에 따른 분쟁의 발생 가능성 등을 무릅쓰고서라도 굳이 전에 고용한 적도 없는 피고인에 대하여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만한 아무런 동기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같은 무렵 작성된 다른 근로자들의 그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근로기간이 ‘2018. 2. 15.부터 2018. 6. 30.까지’로 기재된 것 역시 위와 같은 이 사건 회사의 업무 방식 및 피고인의 입사 경위 등에 비추어 자연스럽다.
피고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약서가 D 등에 의해 실제로 위조된 것이라면, 피고인이 이를 가지고 있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런데 피고인이 2018. 11.경 종로경찰서에 고소장과 함께 제출한 계약서(증거기록 5쪽, 이하 ‘제2계약서’라 한다)는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직인 및 피고인의 서명 등의 형상에서 이 사건 계약서(증거기록 187쪽)와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일부 내용에 형광펜이나 볼펜 등으로 표시가 되어 있고 하단의 일자란에 연필로 ‘4월 30일’이라 기재된 것이 다를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그만두기 며칠 전에 짐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서랍 밑바닥에서 제2계약서를 발견하게 되었고, 제2계약서 또한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D나 E 등이 피고인과의 분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하는 등의 목적에서 근로계약서를 피고인 몰래 위조하였다면, 이를 피고인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피고인의 근무 장소에 두었으리라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제2계약서를 발견한 뒤 위 고소장 제출 전까지 D 등의 근로계약서 위조 사실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던 사정도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제2계약서의 취득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계약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계약서에 나타나는 수기 필적과 서명 등은 모두 실제 필기구에 의한 원본 필적으로 확인되었고, 특히 계약서 하단 ‘을’란 바로 옆의 피고인 성명과 서명은 피고인의 필적[감정인이 제5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시필(試筆)]과 비교하면 ‘일부 필획의 형태 등에서 차이 특징도 관찰되나, 서명 필적의 변화성 등을 감안하면, 유사 특징이 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피고인에 의해 2020. 4. 16. 실시된 사감정(私鑑定) 결과는 이 사건 계약서 하단의 ‘근로계약서 사본 수령확인’란에 나타나는 서명이 피고인의 필적과 다르다는 취지로서 위 감정 결과와 모순되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무고범죄 > 01. 무고 > [제1유형] 일반 무고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2년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국가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무고를 당한 사람에게 부당한 형사처분을 받을 위험에 빠뜨리고 그에 따른 고통을 가하는 것으로서 엄벌이 필요하다. 피고인은 2010년에 이미 무고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이 그 각 호의 형을 받은 사람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그 각 호에 정해진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고 규정한 취지는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한 형법 제65조와 마찬가지로 그저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의 모든 효과까지 소멸한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26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실효된 전과도 피고인에 대한 양형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위 동종 범행이 있었던 때로부터 비교적 장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수사가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범행이 발각됨으로써 D 등에 대한 형사처벌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71세의 고령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 기재 형을 선고한다.
판사 노호성(재판장) 우희성 이윤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