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20나2020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건축사법에 의한 설계감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건축사로서 1997. 9. 22. 피고에게 고용되어 설계본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8. 9. 14.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근무기간 중 매년 피고와 본봉, 식대, 제수당을 합한 일정 월급여액에 12를 곱한 금액을 연봉으로 하는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에 의하면 "시간외근무수당은 연봉에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

다.

매년 연봉계약에 따른 원고의 급여는 2016. 3.부터 2017. 2.까지는 월 5,000,000원(= 본봉 4,400,000원 + 식대 100,000원 + 제수당 500,000원), 2017. 3.부터 2018. 2.까지는 월 5,233,340원(= 본봉 4,610,340원 + 식대 100,000원 + 제수당 523,000원), 2018. 3.부터 2018. 9. 14.까지는 월 5,466,680원(= 본봉 4,820,680원 + 식대 100,000원 + 제수당 546,000원)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별도로 원고의 시간외근로일수에 따라 일 6,000원의 특근수당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2016. 3.부터 2017. 2.까지는 총 152시간, 2017. 3.부터 2018. 2.까지는 총 206시간, 2018. 3.부터 2018. 9. 14.까지는 총 78시간의 시간외근로를 제공하였다. 또한 원고가 2016년에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휴가일수는 총 8.5일이고, 2017년에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휴가일수는 총 9일이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시간외근로수당을 연봉에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을 하였으나 이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2016. 3.부터 2018. 9. 14.까지의 기간 중 제공한 시간외근로에 대하여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6년 및 2017년에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한 미사용연차수당과 일부 연체지급한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지급할 위 시간외근로수당과 미사용연차수당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는 본봉과 식대 뿐 아니라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된 제수당과 특근수당도 포함되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와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므로 피고에게는 원고에 대하여 별도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 연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피고에게는 임금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중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19. 4. 8.부터 역산하여 2016. 4. 8. 이전에 발생한 지연손해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9. 4. 23. 원고에게 미사용연차수당,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등의 명목으로 10,639,000원(세전)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피고가 더 이상 지급할 것은 남아있지 않다.

3.

판단

가.

시간외근로수당 청구에 대한 판단

(1)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7조, 제56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다만 감시·단속적 근로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 등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다는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가 매년 시간외근무수당 등 제수당을 일정액으로 정하여 연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것으로 정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가 건축설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직으로 그 근로시간, 근로형태,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 산정에 어려움은 없으나, 임금계산의 편의 및 원고의 근무의욕 고취 등의 취지에서 위와 같이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가 시간외근무수당을 구하는 기간 중 연봉계약에서 정한 제수당이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산정한 수당과 비교하여 원고에게 유리한 것인지, 불리한 것인지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시간외근로시간의 수가 정해져 있지 않아, 원고가 매기간 실제로 실시한 시간외근로시간수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약정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반드시 불이익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포괄임금약정은 효력이 없고, 피고는 법정수당에 미달되는 금액이 있을 경우 원고에게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

(2)

통상임금 및 법정수당 미달액의 산정

시간외근무수당은 통상임금에 1.5를 할증한 금액에 시간외근무시간 수를 곱하여 산정하고(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이 때 통상임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소정 근로 또는 총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을 의미하므로(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원고가 받은 급여 중 '본봉'과 '식대'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런데 '제수당'은 포괄임금약정에 의하여 정액으로 지급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시간외근로 여부에 따라 매기간 다르게 산정되는 금액을 임금계산의 편의 등 취지에서 정액으로 정한 것일 뿐이어서 소정 근로 또는 총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하기로 한 금품이 아니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10806 판결 참조). 또한 특근수당은 시간외근로일수에 따라 일 6,000원씩 지급된 점에 비추어 특근에 따른 실비보전적 성격의 돈으로 보이므로, 제수당과 마찬가지로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받은 급여 중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은 다음 표 '법정 시간외근로수당'란 기재 금액과 같고,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된 금액은 '제수당지급액'란 기재 금액과 같으며, 제수당 지급액 합계가 법정 시간외근로수당 합계를 초과하므로, 포괄임금약정의 효력이 없다고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할 시간외근로수당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나.

미사용연차수당 및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미사용연차수당

위에서 본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2016년도 및 2017년도의 미사용연차수당은 다음 표 '미사용연차수당'란 기재와 같다.

(2)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에 있어서는 민법 제479조에 그 충당순서가 법정되어 있으나,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있는 경우이거나 당사자의 일방적인 지정에 대하여 상대방이 지체없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묵시적인 합의가 되었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그 법정충당의 순서와는 달리 충당의 순서를 인정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2399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별지 '임금 완제일'란 기재 날짜에 원고에게 각 미지급 임금의 원금에 충당한다고 지정하여 미지급 임금의 원금 전액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도 이에 대하여 지체없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묵시적인 충당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도 원금에 충당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계산하여 청구하고 있다). 따라서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계산하면, 원고의 퇴직일인 2018. 9. 14.를 기준으로 총 3,568,290원이다(세부내역 별지 참조).

(3)

피고의 변제 항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9. 4. 23. 원고에게 미사용연차수당,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한 10,639,000원이 위에서 본 각 금액 합계 6,655,062원(= 미사용연차수당 3,086,772원 +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손해금 3,568,290원)을 초과하므로, 피고의 변제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변제 항변을 받아들이는 이상, 지연손해금 면제 및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현석 당우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