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9. 선고 2020나3935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A에게 7,177,19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29.부터 2021. 12.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원고 B에게 10,656,83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29.부터 2020. 6.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95%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 A가 각 부담하고, 원고 B와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및 피고 운영규정 제51조 제1항에서 정한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2016년에는 19일, 2017년과 2018년에는 각 20일의 연차휴가가 인정되어야 함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연차휴가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연차휴가수당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차휴가수당으로 원고 A에게 7,300,944원을, 원고 B에게 10,656,839원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들이 개인연습을 하는 것은 전문 연주자로서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공연이나 전체연습에 참석하지 아니하고 개인연습을 하는 날은 원고들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설령 개인연습이 근로의 제공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개인연습 시간은 공연당 몇 시간에 불과하여 원고들이 개인연습을 한 날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원고들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매년 7월 말 ~ 8월 초에 2주(근무일을 기준으로 하면 10일) 동안 공연 및 단체연습 일정이 없는 하계휴무기간(No Service Week), 외부 출연․외부 출강을 한 기간, 국외여행을 한 기간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연차 중 일부를 사용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11일의 유급휴일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을, 원고 B에게 6일의 유급휴일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공연이나 전체연습 일정이 없는 날에 개인연습만 수행한 경우에도 피고를 위해 소정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은 청구기간 동안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1)

이미 완성된 기량을 바탕으로 노동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예술이나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특별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연이나 경기 등을 통해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사용자를 위한 근로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근로자는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 자신의 이익을 위한 측면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 측면이 적지 아니하고, 소비자에게 공연이나 경기 등을 제공하는 것을 사업으로 하는 사용자에게도 공연이나 경기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기량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피고에게 전속되어 예술적 활동을 내용으로 하는 노동을 제공하는 원고들에게 있어서 개인연습은 단순히 자신을 위한 활동이라고만 할 수는 없고, 공연에 필요한 연주능력을 유지하거나 공연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즉 사용자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를 위한 근로의 제공이라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3조는 ‘피고가 지정하는 내용에 따라 공연 및 연습 등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원고들의 업무로 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연습’에 개인연습이 배제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4조, 피고의 운영규정 제40조에서 원고들의 근로시간을 공연 및 단체연습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일 8시간(휴게시간 1시간 제외), 1주 40시간을 원칙으로 정한 것은 개인연습이 근로의 제공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의 목적사업인 교향악단 활동을 위해서는 공연 및 전체연습 이전에 개별단원들이 상당한 정도의 개인연습을 통해 연주곡을 익혀두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이므로, 원고들이 피고를 위해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 공연 및 단체연습에 한정된다거나 원고들의 개인연습이 오로지 개인적인 실력향상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개인연습은 개인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매 공연을 앞두고 악곡을 숙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4)

원고들은 피고의 목적사업인 교향악단 활동을 위해서는 개인연습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시설 내에 개인연습을 위한 연습실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여 자택이나 별도의 연습실을 빌려 개인연습을 하게 된 것인데, 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오히려 피고의 시설 부족의 결과로 원고들이 결근한 것과 같은 불이익을 입게 되어 부당하다.

(5)

피고는 공연 및 전체연습 일정을 정한 다음 원고들에게 이를 공지하고, 통상 공연을 하기 1개월쯤 전에 원고들에게 개인용 악보를 제공하여 공연 및 전체연습 전에 개인연습을 통해 악보를 익히도록 한 다음, 전체연습을 통해 원고들이 악보에 숙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한편 공연 내용에 따라서는 피고의 지휘자가 특정 단원에게 단체연습을 전후하여 구체적인 내용의 연습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의 운영규정 제69조 내지 제77조는 원고들과 같은 단원들에 대한 상세한 평가기준과 절차를 정하고 있고, 예능도 상시평가를 위해 개별 단원들에게 별도의 연습을 지시할 수 있는 근거규정도 두고 있다.

(6)

나아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는 단원이 연주능력 또는 성적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를 해고 등 징계의 사유로 정하고 있고(제6조), 피고의 운영규정은 단원이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불량한 경우 등을 직위해제 또는 직권면직의 사유로 정하고 있다(제24, 29, 79조).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사실상 원고들에게 개인연습을 지시하고 감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따라서 사용자인 피고가 지휘 및 감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근로의 제공이라고 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7)

위와 같이 원고들이 개인연습을 한 날에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본문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들은 개인연습을 한 날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개인연습을 한 날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이라거나,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하계휴무기간(No Service Week) 연차휴가 사용 여부

(1)

연차휴가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권리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의 청구가 있는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 전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운영규정 제51조 제5항도 원칙적으로 연차휴가는 직원의 청구가 있는 시기에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일정한 시기에 부서 등 일정한 범위의 근로자들로 하여금 일제히 휴가를 쓰도록 정하는 것은 이러한 근로자의 시기지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며,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연차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62조).

(2)

이 사건에서 피고가 정한 하계휴무기간 동안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7월 말 ~ 8월 초의 2주 동안을 하계휴무기간으로 정하여, 이러한 내용을 반영한 공연일정표를 원고들을 비롯한 단원들에게 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지정한 하계휴무기간 동안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①

경우에 따라서는 하계휴무기간 중 또는 그 직후에도 연주회 일정이 잡히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가 시행하는 하계휴무기간 제도는 사용자인 피고가 일방적으로 지정하므로 처음부터 근로자에게 시기지정권이 없으며, 근로자가 이를 사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추가적인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여,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근로의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신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동시에 근로자의 사회적․문화적 생활을 충분히 보장하려는 연차휴가제도와는 그 제도의 취지나 내용이 다르다.

③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연차휴가일을 갈음하여 하계휴무기간에 근로자들을 휴무시키는 데 대하여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④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매년 7월 말 ~ 8월 초의 2주간을 하계휴무기간으로 정하여 단원들에게 공지한 사실만으로는 근로자들이 하계휴무기간 동안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노동관행이 정착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⑤

따라서 피고가 하계휴무기간을 설정하였다고 하여 원고들이 그 기간 동안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의 외부 출연․외부 출강 기간 연차휴가 사용 여부

을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피고에게 출연하는 공연의 연주명, 주최자, 출연 일시 및 장소, 출연내용, 출연 대가가 기재된 외부 출연 신청서를 제출하고, 피고로부터 승인을 얻어 외부 출연을 한 사실, 원고 B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피고의 승인을 얻어 D고등학교 등에서 외부 출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들의 외부 출연․외부 출강은 피고의 승인하에 이루어진 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외부 출연․외부 출강을 한다는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위에서 본 연차휴가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외부 출연․외부 출강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원고 A의 국외여행기간 연차휴가 사용 여부

(1)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는 피고의 허가를 받아 2017. 2. 3.부터 2017. 2. 5.까지 국외여행(여행지 : 도쿄)을 다녀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위 기간 중 근로일이 아닌 2017. 2. 4.(토요일) 및 2017. 2. 5.(일요일)에는 원고 A에게 근로 제공 의무가 없으므로, 원고 A가 위 두 날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 A가 2017. 2. 3.(금요일)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가 연차휴가의 시기지정권을 행사하는 방식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근로자가 특정한 날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전혀 받지 아니하고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면, 그 특정한 날이 법정 또는 약정 휴일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의 통상적인 의사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A의 국외여행은 피고가 주관하는 공연 또는 연습을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원고 A가 자유롭게 그 시기를 지정한 점, 위 국외여행 기간에는 공연이나 단체연습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연습도 수행하기가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A가 피고에게 제출한 국외여행승인신청서에는 ‘휴가사용일수’가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A가 2017. 2. 3.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원고 A에게 부여된 2017년 연차휴가 일수 20일에서 1일을 공제하면 잔존 연차휴가 일수는 19일이 된다.

(3)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마.

소결

원고들에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연차휴가 일수, 원고들의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1일 연차휴가수당이 별지 ‘연차휴가 일수’ 및 ‘1일 연차휴가수당’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들의 잔존 연차휴가 일수는 별지 ‘잔존 연차휴가 일수’란 기재와 같은바, 원고들의 연차휴가수당 합계액을 계산하면 별지 ‘합계’란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으로 원고 A에게 7,177,19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12. 29.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1. 12. 9.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10,656,83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12. 29.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20. 6. 9.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당우증 최정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