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6. 22. 선고 2020노313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 약정에 따라 주휴수당을 포함한 모든 수당을 지급하였고, 설령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 즉 ① 피고인이 G, J, H과 작성한 계약서의 기본급 항목에는 ‘일 오만 오천 원’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일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포괄임금 산정방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I, K은 계약서도 없는 점, ② 위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명세서도 받지 못하고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하여 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잘 모른다는 취지로 원심법정에서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 명목으로 산출하여 L로부터 받은 돈과 실제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임금 사이에 상당한 차액이 존재하는 점, ④ 피고인은 위와 같은 차액이 발생한 사실은 시인하면서 다만 그 차액 상당 금액은 현장소장 등 관리인원에 대한 노무비로 지급되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주휴수당을 포함한 기본급을 받는다는 포괄임금제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원청인 L로부터 받은 돈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주휴수당 미지급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한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일체의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유효한 포괄임금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이 G, J, H과 작성한 고용계약서(증거기록 129쪽 내지 131쪽)의 기재 및 이 사건 근로자들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기본 일당을 55,000원으로, 휴일 일당을 80,000원으로 하여 급여는 매달 15일에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은 고용계약 당시 임금을 포괄임금제로 한다거나 일당에 주휴수당이나 야간수당 등을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실제 근무한 일수에 합의된 일당을 곱하여 산출된 급여를 지급받았고, 그로 인해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일수에 따라 매달 급여는 조금씩 다르게 지급되었다(증거기록 79쪽 참조).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할 업무 중 지중배전로 순시업무는 규칙적이고 정확한 기록이 가능하여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지중배전선로 순시위탁용역 시방서에는 이 사건 회사의 순시원 근무시간은 L 직원 근무시간과 동일하게 한다고 되어 있다. G, K은 원심 법정에서 정규 근무시간이 오전 7시부터 17시까지이고, 조를 짜서 주 5일 또는 6일 근무하였으며, 출근시 사무실의 출근부에 날인을 하고 근무 후 16시 30분까지 사무실로 돌아와 근무 보고를 한 후에 퇴근을 하였고, 근로자들의 순시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④

휴일의 경우도 미리 근로자들이 조를 짜 근무하여 근무시간의 예측이 가능하고, 급여대장 및 근무수당 산출내역의 기재를 보더라도 연장․야간․휴일근로들이 비교적 정확하고 규칙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나)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 즉 ①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은 하도급업자인 M 측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을 관리하였기에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 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임금지급 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임은 분명한 점, ③ 피고인은 L와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용역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고용계약에서 정한 노임 단가(일 55,000원)는 용역도급계약에 명시된 노임 단가(2013년 하반기 시중 노임단가를 적용한 일 65,545원)보다 낮아 위 고용계약에서 정한 임금에 법정수당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L로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주휴수당 명목의 제수당을 지급받고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고용계약서에 명시된 노임 단가 이외에는 일체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피고인이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피고인이 고령인 점, 피고인에게 약 20년 전의 벌금형 처벌 전력 이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김양섭 전연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