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9. 8. 31. 퇴직한 사람이고, 피고는 C대학교를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C대학교 부속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 겸 임·겸무를 하며 이와 관련하여서는 호봉에 따른 진료수당 및 자가운전보조비(선택진료수당)를 지급받아왔다.
피고는 2012. 1. 1. 교원 성과급 지급 규정을 개정하면서(이하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이라고 한다) 교원의 진료수당 중 일부로 성과급 재원을 확보하여 평가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이하 ‘이 사건 성과급제도’라고 한다)를 도입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2. 3.경부터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 및 이 사건 성과급제도의 단계별 시행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교원들에게 자가운전보조비(1단계) 또는 진료수당의 일정 비율(20% : 2단계, 30% : 3단계)을 지급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금액을 성과급 재원으로 편입하여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따라 산정된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청구원인을 선택적으로 주장한다.
부당이득반환청구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소속 교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받았을 뿐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 또한 취업규칙이 기존의 근로계약 내용보다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교원들의 개별적 동의까지 필요한 경우임에도 이를 얻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는 효력이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 병원 의사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교수로서의 지위도 겸유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이나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성과급제도는 원고의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고, 교원의 지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는 강행법규인 위 규정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인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따라 삭감된 임금액인 3,300만 원{= 55만 원 × 60개월(2014. 9.분부터 2019. 8.분까지)}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명시적 일부청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소속 교원들의 과반수 동의 및 개별적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이 사건 성과급제도를 시행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및 제94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고, 동시에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행위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성과급제도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60개월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액인 3,3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성과급제도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가 의미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라 함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종전에 근로자가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4277 판결 참조).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을 제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 전 피고 병원에서 진료 겸임·겸무를 하는 C대학교 의과대학교 교원(이하 ‘해당 교원’이라고 한다)들은 진료수당, 자가운전보조비 항목으로 구성된 월 급여를 지급받고 있었으나,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에 따라 이전에 고정적으로 지급받았던 자가운전보조비 전액 또는 진료수당 중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점, ② 위와 같이 삭감된 자가운전보조비 또는 진료수당을 성과급 재원으로 하여 실적(매출액, 환자수, 재원일수 등)에 따른 평가결과로 산정된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게 되어 보수가 삭감될 가능성이 생긴 점, ③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에서는 과별(임상과, 진료지원과)로 실적평가기준을 상이하게 책정하였고, 적용대상자와 적용제외자(기타교원, 보직자 등)를 구분하기도 하였는데, 위와 같은 차별을 함에 있어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음을 추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④ 피고의 교원에 대한 실적 평가권한 강화로 인하여 교원 지위의 불안정 초래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성과급제도는 해당 교원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한다.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관련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취업규칙에 규정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 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 개정 및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 당시 피고가 설명회를 개최하였으나 해당 교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3, 4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2011년말경 교수연수회에서 참석한 교원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고, 2011. 12. 30. ‘교원 성과급제 시행알림(의료원 공지번호 421호)’에 의하여 이 사건 성과급제도를 공지한 점, ② 그 후 피고는 2012. 1. 10. 피고 병원의 강당에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설명회에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대한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점, ③ 피고 병원의 병원장은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 이후인 2012. 10. 19. 원고를 비롯한 해당 교원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제도를 시행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면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에 관한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고 한다) 작성을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데, 이 사건 동의서 작성 요청 편지를 보냈을 당시는 이미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시행된 지 6개월 이상이 경과한 시점으로 이 사건 성과급 제도가 적용되는 해당 교원들로서도 이 사건 성과급 제도의 유·불리에 대하여 충분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던 기회와 시간이 있었던 점, ④ 일반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적·자율적인 해당 교원들의 성향 및 상당수의 해당 교원들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동의서 제출과 관련하여 피고가 해당 교원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더욱이 영상의학과의 경우 내부적인 토의를 거친 다음 10명의 교원들이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대하여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자유롭게 표명한 점, ⑥ 결국 해당 교원들 154명 중 57.1%에 해당하는 88명(영상의학과 D 교수의 경우 2012. 10. 22. 동의서 제출 후 2012. 11. 5. 영상의학과 교수들과 함께 서명한 반대의견서를 제출한바, 동의 인원에서 제외한다)이 2012. 10.경 이 사건 동의서에 서명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해당 교원들이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대하여 피고의 개입이나 간섭이 없는 상태에서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진 후 동의서에 서명을 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거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찬반의 의견을 표시함으로써 의사를 집약하였다 할 것이고, 해당 교원 중 동의서를 제출한 교원이 과반수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 개정 및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은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사후 추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개별동의가 필요한 경우인지 여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위 법리는 개별 근로계약에서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한 정함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과는 다른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 개정 및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에 관하여 원고의 개별적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 위반 여부
해당 법규정의 내용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이나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판단
사립학교법 제56조는 제4장 「사립학교 교원」 중 제2절 「신분보장 및 사회보장」에 속해 있는 조항으로서 그 제목은 「의사에 반한 휴직, 면직의 금지」이다. 그리고 제57조는 「당연퇴직의 사유」, 제58조는 「면직의 사유」, 제58조의2는 「직위의 해제」, 제59조는 「휴직의 사유」, 제60조는 「교원의 불체포특권」, 제60조의2는 「사회보장」, 제60조의3은 「명예퇴직」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립학교법의 체계 및 제56조 제1항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에서 말하는 ‘불리한 처분’이란 휴직, 면직, 직위해제 등 교원의 신분 또는 지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불리한 처분(교원에 대한 개별적인 처분)을 의미하는 것일 뿐 종전에 받아온 성과급이 감소될 우려가 있는 새로운 성과급 제도의 시행이 그 범위 안에 포섭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대학교수(교원)로서의 업무 및 대학병원 의사로서의 업무를 병행해서 수행해온 사실, 위 두 가지 업무에 대하여 C대학교와 C대학교의료원에서 별도의 급여를 수령해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의하여 변경하는 것은 대학병원 의사로서 지급받아온 성과급(진료수당, 선택진료수당)이므로, 이로써 원고의 사립학교 교원으로서 지위를 불이익하게 변경하거나 교원의 지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성과급제도의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급받았을 임금과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 이후 지급받은 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성과급 지급 규정 개정 및 이 사건 성과급제도 시행에 관하여 해당 교원들의 과반수가 동의하였고, 이 사건 성과급제도가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성과급제도를 시행하고 이 사건 성과급제도에 따라 산정된 월 급여를 지급한 것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손해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