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E생)는 피고 산하 F(G)에서 2014. 10. 1.부터 2020. 12. 31.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이고, 원고 B(H생)은 2011. 7. 1.부터, 원고 C(I생)는 1991. 4.경부터, 원고 D(J생)는 1987. 7.경부터 각 현재까지 위 F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고, 이에 F과 K노동조합은 2014. 12. 26. 다음과 같은 내용의 포함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F과 K노동조합은 2015. 7. 14. 2017. 1. 1.부로 근무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56세부터 정년인 60세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가 포함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임금협약’이라 한다), 그 주요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F은 2020. 12. 7. M노동조합 N지부와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2021. 1. 1.부로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기로 임금협약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협약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이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원고들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피고는 원고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내용에 해당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되었을 임금 및 퇴직금과 기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가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더라도, 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2항 표에 있는 나이는 만 나이임에도 피고는 이를 해당 삭감률이 적용되는 상한 나이로 해석하여 원고들의 임금을 삭감하였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잘못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협약 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한편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도입한 이 사건 임금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임금협약이 체결된 2015. 7. 14. 이전에 이미 F에서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은 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1항과 같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2항)는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위 임금피크제보다 임금 삭감률을 줄인 것으로서 오히려 유리하게 개정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에도 임금피크제의 대상이었던 연령의 사람들과 정년이 연장된 연령의 사람들에 대해서만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
더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고 있다.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임금피크제의 효력 여부에 대하여는 아무런 문제를 삼고 있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여부에 대하여만 다투고 있다.
연도별 임금삭감률을 보더라도, 연 10~20%의 삭감률은 피고와 K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율로 보이고, 그것이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여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부족하다.
임금 삭감시기 및 삭감률을 잘못 적용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F 근무원인 사관리규정 제140조 제1항에 의하면, 근무원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정년에 도달한 달의 말일자로 퇴직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임금협약은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였는바, 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2항 표에 있는 ‘60세’는 ‘만 60세 이하’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인 점, 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3항 표에 따르면 62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2017년~2018년 임금의 10%를, 2018년~2019년 임금의 15%를 각 삭감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2017년~2018년은 만 55세가 초과한 시점을, 2018년~2019년은 만 56세가 초과한 시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별지 기재 ‘F 임금피크제 적용 지침’ 제2항 표에 있는 나이는 상한 나이로 해석함이 상당한바,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