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1. 선고 2021가단511086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8,887,4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피고의 상호는 ‘C’에서 2016. 3. 15. ‘D’, 2022. 3. 22. ‘B’로 각 변경되었다).

나.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2011. 7. 13.부터 2019. 9. 30.까지 피고 회사 E팀에 소속되어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7호증의 4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호증의 4, 4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제6호증의 4(가지번호 있는 것은 모두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위임계약의 실질적 내용

가)

원고는 피고가 미리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서명날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임계약서에 따르면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1. 수임사실의 통보, 2. 채무자 소재파악, 방문 및 재산조사, 3. 채권의 회수, 변제 독촉(전화, 서면, 방문 등) 및 상담, 4. 채권추심, 신용조사업무의 유치 및 접수, 5. 소멸시효관리를 위한 제반업무 및 채권추심과 관련한 법적 절차 진행 업무, 6. 그 밖에 채권추심업무의 영업 및 채권추심업무와 관련된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위임계약서 제2조).

나)

피고는 원고에게 채권추심 가이드라인과 채권 관리업무요강을 제공하여 이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여하고, 신용정보법과 그 하위 법령․감독 규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및 그 하위법령, 개인정보보호법 및 그 하위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였으며,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원고가 위 각 법령을 위반하거나 그 밖에 피고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 경우 피고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였다(위임계약서 제5조, 제9조).

다)

원고는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소속 채권추심회사인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업무는 할 수 없었다.

라)

이 사건 위임계약은 통상 6개월이나 12개월 단위로 체결되었는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반복적으로 갱신되었다.

2)

업무 수행 방식 및 보수 지급 방식

가)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피고 소속 채권부 내에서 피고가 정한 각 팀으로 나뉘었는데, 각 팀마다 팀을 관리하는 파트장(채권추심원이 파트장을 맡았다)이 있으며, 그 위로 여러 팀을 총괄하는 부장(피고의 정규직원이다)이 있다.

나)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지정한 자리에 배치되어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소속된 팀의 파트장 및 부장이 원고와 같은 사무실에 배치되어 함께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컴퓨터, 책상, 의자, 전화기 등의 집기와 사원증, 전산망 아이디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라)

피고가 원고의 채권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화요금,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및 주민등록초본 등 각종 서류 발급 비용을 부담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정보를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피고의 통합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배정받은 채권에 대하여 매월 전월 실적, 당월 회수달성목표율 및 방문 계획, 법 조치 계획 등을 기재한 ‘담당별 업무계획’을 작성하여 담당 파트장에게 보고하도록 하였고, 이와 같이 작성된 ‘담당별 업무계획’은 담당 파트장과 부장을 거쳐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보고되었으며, 원고가 매일 당일 회수금액을 담당 파트장에게 보고하면 원고의 당일 회수금액, 회수달성율, 실적 순위가 기재된 ‘일일회수현황’이 피고의 통합전산시스템에 게시되었다.

바)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아니하고 매월 정해진 날짜에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다.

사)

피고는 원고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직장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

3)

피고의 원고에 대한 통제와 관리

가)

피고는 원고가 작성한 ‘담당별 업무계획’을 통해 매월 전월 실적, 당월 회수 달성목표율 및 방문 계획, 법 조치 계획 뿐 아니라 전월 부진 사유 및 당월 대책 방안까지 보고받고, 전월 실적이 부진한 경우에는 채권을 재분배하기도 하였으며, 보고된 계획 및 방안이 당월 채권회수실적 목표 달성에 충분한지 평가하였다.

나)

피고는 매일 원고의 당일 회수실적을 보고받아 개인별 회수실적과 개인별 실적 순위를 통합전산시스템에 게시하였을 뿐 아니라 매일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이 속한 각 팀별 회수액과 팀별 목표달성율을 평가하여 이를 통합전산시스템에 게시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참조).

나)

원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4항에 따라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위임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년 자동적으로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과 함께 각종 사무집기, 컴퓨터, 전산망 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원고의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전화요금, 우편발송요금, 각종 서류 발급 비용 등을 부담하는 등으로, 원고의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주된 비용을 모두 부담하였다.

라)

원고는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의 누출 방지를 위한 신용정보법과 그 하위 법령․감독 규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및 그 하위법령, 개인정보보호법 및 그 하위법령 등에 따른 각종 규제를 준수하여야 하고, 원고가 이를 위반하거나 그 밖에 피고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피고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는 보수(수수료)를 원고의 채권추심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수수료의 지급이 원고의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와 같은 보수 지급 방식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바)

피고는 원고에게 신용정보법 등 각종 법령 및 채권추심 가이드라인과 채권관리업무요강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원고로 하여금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정보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여 이를 관리하였으며, 원고로부터 매월 전월 실적, 당월 회수달성목표율, 방문 계획, 법 조치 계획, 전월 부진 사유 및 당월 대책 방안을 보고받아 이를 평가하고, 매일 개인별 및 팀별 채권회수액을 보고받아 목표달성율을 평가하는 등으로 채권회수 목표의 설정에서부터 업무 수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하였다.

사)

원고로서는 채권회수실적이 저조하거나 목표달성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수수료율이 차감되거나 위임계약 갱신을 거부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관리․감독과 채권회수실적 목표 달성을 위한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아)

원고의 출․퇴근 시간이 지정되어 있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원고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원고가 소속된 팀의 파트장 및 부장과 함께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한 점, 파트장과 부장이 원고가 제출한 ‘담당별 업무계획’을 평가하고 이를 피고에게 보고한 점, 피고가 매일 팀별 회수액을 보고받아 팀별 목표달성율을 평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팀의 파트장과 부장을 통하여 원고의 근태를 관리하고 업무 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하며, 채권회수목표 달성을 독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자)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임계약서’가 작성되어 원고에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그 실질을 살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이상 위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으며, 원고가 직장의료보험 적용 등의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고가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그 외관만을 독립한 개인사업자로 하여 채권추심업무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한 것에 따라 발생한 사정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속 다른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경우 PC 가동시간이 다른 채권추심원들에 비해 현저히 적고 PC 가동시간도 일자별로 차이가 크게 나는 등 피고의 지휘․감독 없이 재량권을 가지고 채권추심사무를 처리하며 겸업을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노동청 진정사건이 기각되었으므로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컴퓨터 온오프 기록(을 제 5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평일의 대부분 피고가 지정한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와의 면담 등을 위하여 출장근무가 많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주요 징표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고는 컴퓨터 온오프 기록을 수집하여 원고 등 채권추심원의 근태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었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또한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에 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원고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행정종결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없다.

4.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18,887,479원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8,887,47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인 2019. 10.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에 의하면,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되,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는바, 이 사건은 증거와 판례에 나타난 법리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함이 비교적 명백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에게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